섬유·의류수출 양극화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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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업체 부진, 대형업체는 상대적 호황

2008-11-14 오후 3:31:39

미국발 금융 위기로 초래된 세계적인 섬유·패션 경기의 침체 여파로 동종 수출 업체 사이에도 호부진이 나뉘며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 유럽, 중국 등 세계 시장 전반으로 경기 침체가 도미노 현상을 나타내며 시장이 급속히 붕괴 축소되고 있는 가운데 대형 업체나 제조 시설이 있는 업체는 상대적으로 호황을 누리고 있으나, 중소 업체나 제조 시설이 없는 전문 트레이딩 업체는 심각한 국면에 놓였다고 밝혔다.

이는 해외 시장의 수요가 급감하며 현지 바이어들이 소싱 파트너를 조정하면서 필연적으로 회사 규모나 제조·검사 시설 등을 기준으로 오퍼를 줄여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한 대형 의류 업체 관계자는 “외부에서 우려하는 것 보다 매출이 크게 줄어들지는 않고 있다”면서 “바이어들이 전체 오퍼를 줄여도 자금 여력이 있는 탄탄한 대형 업체와는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이들 업체는 내년 수출이 크게 늘지는 않겠지만 올 수준은 유지할 것으로 전망, 구조조정을 통해 현금 확보에 주력하며 해외 생산 라인도 보다 나은 여건을 찾아 다른 국가로 옮기고 있다.

반면에 중소 의류 수출업체나 제조 시설이 없는 트레이딩 업체는 틈새 시장이 사라지고 수요가 줄면서 직격탄을 맞고 있다. 게다가 KIKO 피해를 입은 업체는 기사회생 기회 조차 없는 실정이다. 한 업체 사장은 “연말에 다가서며 오더가 전혀 없어 걱정”이라면서 “해외 전시회에서도 오더를 받기 힘들다”고 하소연 했다.

특히 트레이딩 업체는 정부 지원에서도 사각지대에 놓여 지원이 별로 없다고 불만이다. 정부가 지원하는 해외 전시회에 참가할 경우 전시 부스 임차료와 장치비의 50%를 지원하는 것이 전부인데 이제는 환율이 절하되며 해외 출장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전시회 참가도 줄일 수 밖에 없어 적극적인 마케팅도 불가능한 상황에 놓였다.

그나마 일부 유명 전시회는 참가 기업이 많아 지원금을 배정 받기도 힘들다. 또 수출 물품을 확보하려고 해도 외상 거래는 자취를 감췄고 원자재 구입이나 가공비 등 일체를 현금으로 지불해야 하는 실정이다. 트레이딩 업계에서는 상품 기획력이 뛰어나고 특정 바이어나 임가공 업체와의 신뢰 관계를 철저히 유지하는 업체만 살아남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편 업계 전문가는 “내년에도 불황이 지속되면 엄청난 구조조정이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중소업체들은 견디지 못해 사라지거나 경쟁력 있는 규모로 키우기 위해 이합집산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살 길을 찾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경환 기자
nwk@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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