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디자이너 진태옥의 40년 기념전시회

디자이너 진태옥 씨는 지난 3월 24일부터 3일 간 압구정동 테홈에서 ‘진태옥웍스(JINTEOK WORKS)’전을 가졌다. 이번 전시회에는 딸 노승은을 비롯해 후배 디자이너와 패션 피플들이 한자리에 모여 디자이너 진태옥의 공로를 축하했으며, 진태옥 씨의 40여 년 간 작품세계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기회였다.
화이트와 블랙의 조화. 올해로 패션인생 40주년을 맞은 진태옥 씨는 기념작품집을 출간하고 그 동안의 작업을 재조명하는 작품전 ‘비욘드 네이처(Beyond Nature)’를 선보였다. ‘작품과 인간성’, ‘작품과 역사성’이란 2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흰, 선, 빈, 땅, 고요, 사람, 쉼, 바람, 믿음 등의 키워드로 진행된 이번 전시에는 진태옥 패션의 역사와 정체성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작품집은 패션사진 전문 사진작가 9명(김중만, 구본창, 김용호, 조남용, 이건호, 이전호, 김현성, 변순철, 조정환)이 촬영한 작품사진 110여 점을 담았다. 전시회는 의상을 5개 층에 나눠 컬러를 중심으로 구성한 이색적인 기획이 돋보였다.
가장 눈에 띄었던 의상은 1999년 봄ㆍ여름 컬렉션에 선보였던 마의 일종인 라미(ramie) 소재의 드레스. 하늘거리며 늘어지는 앞자락에 조선시대의 여인이 프린트되어 있다. 행사 내내 디자이너 진태옥 씨는 이 의상 앞에서 많은 패션인들과 인사를 나누며 그 동안의 작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그녀는 화이트 컬러 배경에 2001년 가을ㆍ겨울 시즌에 선보였던 블랙 컬러의 실크 시폰탑, 니트와 여우털로 되어 있는 볼레로 카디건, 2003년 가을ㆍ겨울 시즌 선보인 블랙ㆍ레드 컬러의 슬립 레더 드레스를 전시해 강한 컬러 대비를 보여줬다. 또 온통 블랙 컬러의 배경에 블랙 베스트와 탑, 재킷, 네크라인에 장식할 수 있는 액세서리 등이 전시되었고, 한복에서 영향을 받은 듯한 실크 소재의 스커트와 블라우스, 드레스에는 신윤복의 <미인도>에서 볼 수 있는 저고리를 입은 여인이 프린트되어 있었다. 베스트에는 자수가 있어 한국 전통의 미를 여실히 느낄 수 있었으며, 펠트 소재의 컬러풀한 의상들도 눈에 띄었다. 손으로 자수를 놓은 실크 드레스와 데님 스커트를 매치한 의상이 강한 인상을 풍겼다.
나무의자에 빙 둘러앉아 있는 마네킹이 입은 베이지 톤의 의상들은 1994년 가을ㆍ겨울 시즌에 선보였던 실크 오간자 블라우스와 드레스, 팬츠, 롱 재킷, 스커트로 사람과 쉼을 연상시켰다. 또 광목으로 겹겹이 만들어진 2000년 봄ㆍ여름 시즌 선보인 의상들은 땅과 고요함을 전했고, 블랙 컬러의 마네킹에 화이트 컬러의 셔츠와 블라우스, 스커트 등이 전시되었다.
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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