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많은 사람들이 처음 만나면 어떤 계기로 랩 드레스를 고안했는지 묻는다. 그것은 우연이었고 어느날 옷장을 열다가 버튼과 지퍼 없이 여밀 수 있는 옷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다이앤 본 퍼스텐버그는 1970년대 중반 랩 드레스라는 아이템을 창안해 패션 및 복식사에 획을 그은 벨기에 태생의 디자이너. 500만장이라는 경이적인 판매 수치가 말해주듯 드레스 단일 아이템 하나로 뉴욕의 잇 브랜드 반열에 오른 다이앤은 단기간에 성공한 이례적인 디자이너로 평가 받고 있다.
다이앤은 DVF가 최근 아시아 마켓에서 급성장함에 따라 상하이에 이어 지난달 29일~31일 방한했다. 30일에는 이화여대에서 ‘비즈니스에 대한 열정적 선회’라는 주제로 강연했고 31일에는 인터와이드 스튜디오에서 0809 프리 스프링 크루즈 컬렉션을 열었다. 백지연, 김혜수, 이혜영, 서인영 등 많은 연예인들이 프론트 로를 가득 채운 행사장은 이미 한국에서도 대중적 인기를 얻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이날 컬렉션은 다이앤이 랩 드레스를 출시했던 1974년의 피렌체 쇼를 재현한 것으로, DVF의 제2 전성기가 왔음을 상징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누구보다 빨리 성공했지만 실패도 빨리 왔다. 22살에 데뷔하자마자 성공했고 회사가 급속도로 확장됐지만 물량과 유통을 어떻게 조율해야 할지 몰랐다.”
DVF가 성공함에 따라 다이앤은 코스메틱, 주얼리, 액세서리까지 라이선스 사업을 무분별하게 확장했다. 다이앤은 당시를 회고하며 “뉴욕과 세계 도처에 내 이름을 새긴 상품들이 넘치도록 도용됐으며 공급과 수요의 탄력성을 예견하지 못한 나는 하루에도 몇 천벌의 랩 드레스를 만들어냈다”고 술회했다.
브랜드는 명성을 잃어갔고 사업이 실패하면서 다이앤은 유럽으로 돌아갔다. 1997년 뉴욕으로 돌아와 재론칭 컬렉션을 열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이후 지속적으로 성장해온 DVF는 현재 전 세계 56개국에 매장이 있으며 뉴욕, 마이애미, L.A, 런던 등을 비롯한 중심 도시에 22개의 프리 스탠팅 부티끄를 운영하고 있다.
“패션이란? 자신감이다. 여성은 자신이 자유로울 때 가장 자기다울 수 있다. 내 옷에 지퍼와 단추가 없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라고 말한 다이앤은 자유로움과 그것을 가능케 하는 자신감이 패션의 근원이라고 역설했다. 첫번째 사업의 실패로 침체기를 보냈던 시절에도 ‘to be free to be me’라는 다이앤의 패션관은 변치 않았기 때문이다.
“최근 하이엔드에 대한 아시아 마켓의 수요가 급증하는 걸 보면 패션에 대한 아시아 여성의 열망이 그만큼 크다는 걸 알 수 있다. 한국 여성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더 아름다워지는 것보다 먼저 독립적이고 자유로운 여성이 되라는 것이다. 여자에게 있어 가장 아름다운 모습은 여자만의 힘이 느껴질 때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모든 여성이 다이앤의 옷을 입었을 때 자신의 비전에 대해 자신감을 갖게 되길 바란다”고 말한 디자이너 다이앤 본 퍼스텐버그의 다음 시즌 뉴욕 컬렉션, 그리고 나아가 확장될 다양한 패션 비즈니스의 행보를 기대해 본다.
한승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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