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금융 대란으로 수요가 급감한 미국 직물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이 차별화된 결제 방식을 이용한 초저가 전략으로 싹쓸이에 나서면서 국내 수출업체들의 설 자리가 갈수록 위축되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국내 직물 수출업계는 “최근 중국 업체들은 막강한 자금력으로 미국 현지 법인을 운영하며 다양한 컬러와 패턴의 직물을 완벽하게 구비, LDP 방식의 초저가 전략으로 발 빠르게 현지 시장에 공급하면서 그나마 남은 중저가 시장 수요가 사라지고 있다”고 밝혔다.
LDP(Landed Duty Paid) 방식이란 수출자가 수입국의 관세 등을 부담하고 수입 통관까지 마친 상태에서 바이어가 지정한 장소까지 인도하는 가격 조건으로 미국에서 주로 사용하는 용어다.
이러한 방식을 사용하는 중국 업체들은 국내 업체들이 내세우는 ‘퀵 딜리버리’보다 훨씬 납기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
여기에 품질이 날로 향상된 중국산이 베이직한 PD물은 물론 프린트물까지 장악하고 있다. 중국 업체들은 국내에서는 생산하지 않는 85, 95 데니어나 104 데니어 등 불규칙한 규격의 원사를 사용해 직물을 생산, 75 데니어, 100 데니어 등으로 표기해 저가로 공급하고 있어 국내 업체들이 더 이상 경쟁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는 하소연했다. 따라서 바이어와의 관계가 매우 돈독한 일부 업체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미국 시장을 전문으로 하는 국내 수출 업체들의 고통은 날로 심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월마트, JC페니 등 대량으로 중저가 직물을 요구하는 바이어는 이미 중국산으로 돌아섰고, 틈새 시장은 익스프레스, 리미티드 등이 요구하는 트렌드가 자주 바뀌어 취급하기 어려운 일부 고가 팬시 직물 수요에 한정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내 업체들은 “주력 아이템인 싱글 스판 등 니트 직물이 7~8년 끌어 오면서 바이어들이 식상해 적정한 가격대의 대체 아이템 개발이 시급하다”면서 “이제는 미국 시장을 전문으로 한 시장에 올인 하기 보다는 유럽과 중남미 등 시장을 다양화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물론 유럽을 전문으로 수출하는 업체의 경우도 경기 침체로 심각하기는 마찬가지 이지만, 브라질의 경우 헤알화 평가 절하로 경기가 호전됐고, 아르헨티나는 세금 인상에 반대해 발생했던 농부들의 파업이 협상 타결로 종료되며 수요가 되살아나고 있어 대체 시장으로 주목된다.
김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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