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패션산업의 마지막 르네상스라는 말만 믿고 투자했는데 요즘 같아서는 죽을 맛입니다. 원산지·3통(통행 통관 통신)·금융 문제는 말할 것도 없고 최근 남북관계 경색이후 개성공단 인력난이 심각해 공장 가동 조차 제대로 못하고 있는 실정 입니다”
말이 통하고 인건비·물류비등 생산여건이 중국이나 베트남 보다 유리하다고 판단해 앞다퉈 개성공단에 진출했던 섬유·패션기업들이 공장에서 일할 근로자가 모자라 애를 태우고 있다. 현재 개성공단에서 가동중인 기업은 72개로 이중 44개가 섬유·패션업체다. 하지만 지난주 열린 국정감사에서 한나라당 홍정욱 의원의 발표에 따르면, 9월말 현재 개성공단에 입주한 기업의 인력 부족이 8000여명 수준에 달해 대부분 정상가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추세라면 연말까지 최소한 1만 7000여 명의 근로자가 충원돼야 하는데, 남북관계 경색이 풀리지 않는 한 인력난 해소는 요원할 수밖에 없다는 것. 여기에 한·미 FTA 비준 처리 지연으로 원산지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고, 여전히 3통 문제와 금융지원이 당초 약속대로 이행되지 않는 한 일부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개성공단 진출이 반드시 성공을 담보하는 보증수표는 아니라는 지적이다.
개성공단에 입주한 한 신사복 업체 관계자는 “정부 말만 믿고 개성 공단에 100억원 가까이 투자했는데 인력이 모자라 생산설비의 절반 정도를 세워두고 있다”면서 “상황이 다급해 우리쪽에서 인력을 파견하려 해도 북한 측이 허용하지 않을 뿐 아니라, 기숙사 건립 약속도 아직까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어 아무 일도 하지 못한채 속앓이만 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 했다.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 사건 이후 북한의 핵 불능화 작업 중단 선언, 미사일 발사, 김정일 건강 이상설 등 잇달은 악재로 남북 관계가 급속히 냉각 됐다고는 하지만 ‘비즈니스 프렌드리’의 이명박 정부가 대기업만을 위한 정책에 치중하기 보다 중소기업, 특히 개성공단에 진출한 섬유·패션 업체들의 어려움을 해결하는데 정책의 최우선 목표를 두어야 한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남북관계가 교착상태에 빠졌더라도 ‘줄건 주고 받을건 받는’ 미래지향적인 자세로 개성공단 인력난 해결을 위해 정부가 직접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우현 기자
whk@fi.co.kr
- Copyrights ⓒ 메이비원(주) 패션인사이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