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23일 서울 목동오거리에 여성복 브랜드 「코드엔더」 직영 1호점이 오픈했다. 하루 전날 방문한 매장에서는 오픈 준비로 전 직원이 여념이 없었다. 직원들 가운데 줌인더인터내셔널 김남수 사장의 손길이 유난히 바빴다. 명색이 ‘사장’이지만 유리 닦기부터 바닥 청소까지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는 그의 표정에서는 일전(一戰)을 앞둔 선봉장의 강한 결의를 느낄 수 있었다.
佛 유학 후 동대문 입성, 그리고 중국 行
김남수 사장은 사실 한국보다 중국 시장에서 더 잘 알려져 있다. 동대문과 명동 등에 몇몇 점포를 운영하던 그는 3년 전인 2005년 중국 광저우로 건너갔다. 프랑스 유학까지 다녀오면서 한국 패션 시장에 대한 꿈을 키웠지만, 생산 환경의 어려움과 공급과잉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는 피할 수 없었다.
중국에서는 가장 먼저 집을 샀다. 그리고 같이 디자인을 전공한 부인을 데려갔다.
“출장 세 번 만에 결정했다. 정보도 충분치 않고 기반도 없었지만,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중국 시장을 눈으로 확인한 다음에는 달리 선택이 없었다. 일단 가기로 한 만큼 현지 사람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모든 것을 옮겼다.”
김 사장은 먼저 원부자재 거래선과 신뢰관계를 만들고, 곧바로 봉제공장을 세팅 했다. 현지 상인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디자인의 다양성과 생산 속도’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현재도 종업원 250명의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초기에는 소량 리오더 체제로 시작했지만, 카피에 버티지 못했다. 그 다음엔 디자인을 대폭 늘렸다. 적게 팔더라도 제대로 받겠다는 생각이었다. 이를 위해서는 직영공장이 필요했다. 한 디자인에 10장도 생산 가능한 체제를 갖췄다.”
초기에는 바이마 시장에 「줌인더(Zoom in the)」란 매장을 열었다. 유행에 발빠르게 대응한 디자인, 고급스러움을 더한 디테일 등으로 「줌인더」는 단기간에 고정 바이어(대리상)를 늘려 나갔다. 1년 차에는 2일 동안 수주회를 할 만큼 거래선이 많았다.
“수주회가 끝나면 수주금액을 선(先)입금 하도록 했다. 외상거래가 일반화된 중국이었지만, 선입금을 고집했다. 차별화된 디자인을 판매하고 있는 만큼 거래방식도 달라야 한다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미수금’ 때문에 실패하기가 싫었다.”
「줌인더」는 현재 70여명의 고정 대리상과 거래한다. 1년에 4회 수주회를 통해 거래가 이뤄지며, 연매출도 300억원 규모(수금가 기준)로 적지 않다.
한국 여성복 시장에 새로운 활력소 자신
김남수 사장은 요즘 한국 방문이 잦다. 올 하반기에 여성 캐주얼 「코드엔더(CODE N THE)」를 출시하였기 때문이다. 중국 사업이 안정적인 이유도 있지만, 3년 전 접었던 한국 시장에서의 꿈을 실현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코드엔더」는 국내 백화점서 판매 중인 여성 캐주얼과 비교해 디자인과 품질 차이는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안정된 직영공장에서 생산하고, 소재는 한국에서 수급함에 따라 웬만한 브랜드보다 앞선다는 것이 김 사장의 주장이다. 「코드엔더」의 판매가는 국내 영 캐주얼 브랜드의 1/2 수준이다.
김 사장은 “좋은 상품을 저렴하게 판매해야 고객이 감동한다고 생각한다. 최근 한국에 들어온 「자라」만 보더라도, 단순히 해외 브랜드이기 때문이 아니라 디자인과 품질, 가격, 마케팅에서 소비자들을 만족시켜주기 때문에 잘 팔리고 있다”며 “국내 소비자들의 까다로운 감성을 만족시키기 위해 상품기획은 대부분 서울에서 진행하고, 생산은 중국에서 한다. 올 하반기엔 가두 직영점에서 마켓 테스트를 진행한 후 내년 봄에는 백화점 유통으로 진출할 방침이다. 또 홍콩과 상하이 등 해외 시장도 동시에 공략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코드엔더」는 지난 8월 23일 한국 1호점을 목동에 오픈했으며, 청주 등 3~4개점을 추가로 오픈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상하이 파리춘텐 등 6개 백화점에 입점했다.
김남수 사장은 「코드엔더」를 17개월 동안 준비했다고 한다. 옷을 만들고, 브랜드를 기획하는 것은 누구보다도 자신 있었지만 유통에 대한 자신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에서는 백화점 유통이 중요한데, 여기에 대한 경험이 부족했다. 그러나 최근 한국 백화점 바이어와 대리점주를 만나면서 자신감을 회복했다. 상품력과 시장성에 대한 안목은 유통업자들이 먼저 인지했다. ‘새로움’을 갈망하는 국내 소비자들의 욕구를 느낄 수 있었다.
싸우면 이기는 조직으로
김남수 사장은 ‘좋은 회사=싸우면 이기는 회사’라고 말한다. 패션 사업은 부드러운 감성이 필요한 사업이지만, 일단 시작했으면 분명한 성과가 있어야 보다 나은 미래가 보장된다는 것이다. 김 사장의 이러한 철학은 경영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김 사장은 워크숍을 한번 가더라도 실전과 같은 위기관리 능력을 훈련한다. 시장 환경은 이미 글로벌 브랜드
정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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