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
가+
가-

2008-07-26 오전 9:22:32

“최근 러시아는 모스크바를 중심으로 물가가 급등하며 의류∙봉제 업체들이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벨라루스 등 역외로 생산기지를 이전하는 회사들이 나타나고 있다. 한편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봉제협회와의 간담회에서 러시아 의류산업의 보호를 위해 해외 의류제품의 통관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모스크바 지사를 다지기 위해 현지 출장을 다녀온 비선상사의 권종욱 사장에게 변화하는 러시아의 근황을 들어 봤다. 올 연말이나 내년 초 러시아의 WTO 가입 여부가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되면 우선 통관비가 적게 들며 전반적인 구도가 달라질 것이다. 통관이 수월해지면 물류비에서 유통 외 비용이 낮아져 한국산 원단의 가격이 경쟁력을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을 감안해 인내심을 갖고 러시아 비즈니스를 전개하며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려고 한다. 비용 문제를 잘 활용하면 승산이 있다”고 러시아 비즈니스에 지난 10년을 올인 한 권 사장은 자신 있게 말했다. 러시아 시장은 롯트 당 수량은 적고 좋은 품질을 요구하는 특성이 있으므로, 거래하려면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자기 명의로 통관할 수도 없고 운송회사에게 많이 의존해야 한다. 선박회사의 옵션으로 운송하더라도 그들의 책임에는 한계가 있고, 오리지널 B/L 발급을 하지 않는 경우도 빈번하다. 선금을 받고 선적한 후 40~60일이 경과해야 나머지 대금 결제가 이뤄진다. 6월 이후에는 트래픽이 심해 극단적인 경우에는 70~80일이 걸리는 것도 각오해야 한다. 이 달에는 바이어들이 70% 이상 휴가를 떠났고, 8월이 지나야 돌아올 것으로 보인다. 점차 사무실 임대료가 오르고 있어 모스크바에서는 사무실을 유지하기 힘든 실정이다. 최근 러시아에는 오일 달러가 넘치고 있다고는 하지만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나타나며 섬유 수입상들은 금융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러시아 시장의 시즌은 다소 모호한 편이다. S/S보다 F/W가 좀더 비중이 높고 가끔 홀리데이 특수가 있을 정도다. 겨울이 길기 때문에 외출복은 추위를 막기 위해 W/R 가공이나 본딩류가 30% 정도 차지하고 ITY 싱글 스판, 벨벳, 레이스, 하이멀티 치폰 등 다양한 소재가 팔리고 있다. 인조 모피(FAKE FUR)는 다소 식상한 듯 하다. 최근 아세테이트 안감지를 찾을 정도로 고급화 경향이 뚜렷하다. 이제 한국산은 더 이상 저가로 승부하기 어렵다. 중국 수출업체들이 보다 액티브하고 러시아어도 유창해 저가 시장을 모두 장악했다. 따라서 한국 업체들은 중국 업체들이 취급하지 않는 고가 존으로 가야 한다. 우리의 시각으로 보아서는 안 되며, 러시아인의 시각으로 보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철저한 현지화가 성공의 관건이다. 150개 매장과 거래하는 바이어가 컬러당 500~1000m 원단을 오퍼할 정도로 개성을 중시하는 러시아인의 패션 취향은 매우 까다롭다. 러시아인의 사이즈에도 맞춰야 하고 체형이나 취향과 조금만 차이가 나더라도 팔 수가 없다. 재고는 수 년이 지나도 팔리지 않고, 창고료가 비싸 보관하기도 어렵다. “쉽게 해결할 수 없는 어려움들이 러시아를 아무나 접근할 수 없는 좋은 시장으로 남아 있게 했다.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시장은 우리에게 어떤 이익도 남겨주지 않기 때문” 이라며 권 사장은 러시아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를 가리켰다.

김경환 기자
nwk@fi.co.kr

- Copyrights ⓒ 메이비원(주) 패션인사이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메이비원(주) | 대표:황상윤 | 개인정보보호책임자:신경식
사업자등록번호:206-81-18067  | 통신판매업신고:제2016-서울강서-0922호
TEL 02)3446-7188  |  Email : info@fi.co.kr
주소 : 서울특별시 강서구 마곡중앙8로 1길 6 (마곡동 790-8) 메이비원빌딩
Copyright 2001 FashionInsight co,.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