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역배우 출신으로 그들이 입는 것, 착용하는 액세서리가 모두 미국 10대들의 트렌드가 돼버린다는 올슨 자매, 그 중 메리케이트 올슨이 덤스터 룩(쓰레기장에서 주은 듯한 낡은 옷차림, 혹은 ‘거리의 부랑자’룩)의 선도자로 나서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18세의 어린 나이에 벌써 남들의 부러움을 사는 백만장자의 대열에 섰고 뉴욕 대학의 신입생으로 대학생활을 만끽하고 있는 메리케이트는 비슷한 연배의 여배우들이 디자이너 브랜드와 럭셔리 아이템으로 치장하고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과 달리 너덜너덜 실밥이 풀린 티셔츠나 기름때에 절은 듯한 헐렁한 진, 할머니가 착용했을 법한 숄과 굵은 비즈 목걸이, 발목을 치렁치렁 덮고 허리에 고무줄이 든 롱 배기 스커트, 땅바닥에 질질 끌릴 듯한 롱 케이블 카디건에 플로피 햇, 거기다 얼굴의 반을 덮는 빅 선글라스 차림으로 거리를 활보하며 백만장자 영화배우의 타이틀을 무색하게 하고 있다.
덤스터 시크, 보보 시크. 하지만 메리케이트는 당황스러울 정도로 자유분방하고 너저분한(?) 이 덤스터 룩에 캐시미어 머플러나 샤넬 같은 프랑스 디자이너의 시그너처 백을 매치하여 ‘진짜 부랑자’와 차별되는 독특함을 부각시킨다. 이 같은 자유분방하고 너절한 그녀의 차림은 일명 ‘덤스터 시크(dumster chic)’, 나아가 ‘보보 시크(bobo chic)’라 불리며 뉴욕의 젊은이들을 사로잡는 핫 트렌드로 변모하고 있어 그녀의 스타성을 또다시 입증.
보호 시크에서 발전된 보보 시크는 지난호에서 다뤘듯이 ‘자유로운 히피 정신에 기초한 감각적인 코디네이션’인 보호 시크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보호 시크보다 좀더 그런지하고, 자유롭고, 유명 브랜드의 액세서리로 마감한다는’데서 차이점을 갖는다. 보호 시크가 스타일 감각이 있는 일반인들이 도전해 볼 만한 ‘접근 가능한’ 스타일라고 한다면 보보 시크는 좀더 자유롭고 대담하며 개성적인 스타일인 셈.
이 같은 메리케이트의 스타일에 대해 일부에서는 ‘있는 사람이 없는 척하는 스타일’, ‘럭셔리 디자이너 아이템을 꼭 끼워넣는 것에서 보듯 속물 근성을 슬쩍 포장한 얍삽한 스타일’이라고 비꼬고 있지만 메리케이트 스타일은 올 시즌 뉴요커들, 나아가 유럽 젊은이들에게 가장 영향력 있는 스타일의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또한 「구찌」나 「프라다」 「샤넬」로 무장하고 다니는 힐튼 호텔의 두 상속녀 패리스, 니키 힐튼 자매, 가수 크리스티나아길레라와 현저히 대비되어 오히려 시선을 끄는 재미난 결과를 낳았다.
어패럴 계급 경계가 흐려진 증거의 낡은 페전트 스커트, 빈티지 스웨터, 색바랜 재킷, 카우보이 부츠, 값비싼 셜링 코트 등으로 대변되는 메리케이트 올슨의 보보 시크는 되는대로 입은 듯하지만 묘하게 감각적이고, 자신만만한 스타일로 젊은 층에게 개성과 매력으로 다가간다. 또한 1960년대 히피에 심취했던 젊은이들이 금전에 지배되는 부모 세대의 속물주의에 대항해 보헤미안 룩에 빠져들었듯 어린 나이에 백만장자가 된 그녀가 정신적인 자유로움을 간직하려 애쓴다는 느낌을 주면서 젊은 층의 긍정적인 평가를 낳기도.
그러나 메리케이트의 덤스터 룩은 럭셔리와 스트리트 브랜드, 럭셔리와 중고 빈티지 아이템의 경계가 분명했던 어패럴업계의 경계가 점점 불분명해지고, 각 어패럴 계급의 교류가 자연스러워진 현 세태를 반영한 것으로서 브랜드나 어패럴 클래스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운 믹스&매치를 실행하는 소비자들의 자신감을 드러낸 사례로 해석될 수 있다.
예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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