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카펫 위의 붉은색 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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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ep, Dramatic Red

2008-03-03 오후 12:04:30


제80회 아카데미 시상식 레드 카펫의 패션 키워드는 ‘레드’ 였다. 영화제에서 레드 드레스를 입는다는 것은 일종의 ‘금기’와도 같아서 기피하는 컬러였지만 이번 시상식에서는 앤 헤서웨이, 캐서린 헤이글, 헬렌 미렌, 하이디 클룸 등이 선명한 레드 드레스를 선보여 레드 카펫을 붉게 물들였다. 레드 카펫의 붉은색 잔치가 벌어진 ‘레드 선데이’.


지난 2월 24일(현지시간) 일요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코닥극장에서는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렸다. 시상식에서는 유난히 우울한 영화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노미네이트된 <어톤먼트> <마이클 클레이트> <데어 윌비 블러드>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등은 복수, 절망, 비극적인 사랑이라는 테마를 담고 있을 뿐 아니라 남녀주연상과 남녀조연상 4개 부문이 모두 악역을 맡은 배우들에게 돌아갔기 때문이다. 그 영향 때문이지 레드 카펫 역시 피(Blood)를 연상시키는 과감하고 강렬한 레드로 ‘레드 카펫 위의 붉은색 잔치’가 벌어졌다.
앤 헤서웨이는 화려한 실루엣의 「마르케샤(Marchesa)」 레드 드레스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원 숄더 드레스를 중심으로 발끝까지 흐르는 듯 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어깨에서 허리까지 연결된 장미꽃 코사지가 눈길을 끌었다. 63세의 헬렌 미렌은 화이트 레이스의 소매가 돋보이는 「조지 샤크라」의 레드 드레스를 택했다. 캐서린 헤이글은 「에스까다」의 원 숄더 피시 테일 레드 드레스를 입었고, 가수인 마일리 사이러스는 심플한 디자인의 레드 드레스를 입었다.
레드 외에도 스타들이 선택한 드레스는 다양했다. 미소가 아름다운 카메론 디아즈는 「크리스찬 디올」의 페일 핑크 드레스를 선보였다. 튜브 드레스 스타일로 디아즈의 적당히 태닝된 피부톤과 빈티지 느낌의 실버톤 클러치 백이 조화를 이뤘다. 에이미 아담스는「프로엔자 스콜러」의 그린 스트랩리스 드레스를 선택했다. 헤리슨 포드와 포즈를 취한 칼리스타 프록허트는 레어 빈티지(Rare Vintage)의 빈티지한 느낌이 물씬 풍기는 아이스 블루 드레스를 선택했고, 늘씬해진 모습으로 나타난 르네젤 위거는 실버 스팽글이 전체적으로 촘촘히 박혀 있는 화려한 느낌의 「캐롤리나 헤레라」의 튜브 드레스를 입고 포즈를 취했다.
가장 무난한 블랙의 강세도 여전했다. 힐러리 스웽크스는 원 숄더의 「베르사체」 블랙 드레스를 입었고, 제니퍼 가너는 플라멩고 스타일의 헴 라인이 돋보이는 「오스카 드 렌타」의 블랙 드레스를 선택했다. 틸다 윈스톤은 아방가르드한 디자인이 돋보이는 「랑방」의 블랙 드레스를 선택했고, 페넬로페 크루즈 역시 깃털로 자수 장식을 한 「샤넬」 오트 꾸튀르의 블랙 드레스를 입었다.
임신한 배우들의 레드 카펫 등장도 화제였다. 지난해 레드 카펫에서 베스트 드레서로 꼽혔던 니콜 키드먼은 「발렌시아가」의 우아한 블랙 드레스에 화려한 목걸이를 착용해 하얀 피부가 더욱 돋보였다. 7645개의 다이아몬드가 촘촘하게 장식된 1400 캐럿의 목걸이는 「L’Wren Scott」의 제품이다.
제시카 알바는  「마르케샤」의 자주빛 드레스를 선택했다. 임신 중인 제시카 알바는 허리선이 높은 ‘엠파이어 스타일’로 불룩한 배를 가렸다. 오는 4월에 셋째 아기 출산을 앞두고 있는 케이트 블란쳇은 스커트에 꽃문양 비즈가 들어간 「드리스 반 노튼」의 홀터 넥 드레스를 입었다. 전체적으로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의 레드 카펫은 레드를 비롯한 컬러의 부상이 눈에 띈 대신 머리 모양이나 액세서리를 간결해 졌다.
특히 과거 주름이 많거나 장식이 화려한 드레스 대신 별다른 무늬 없는 솔리드 드레스가 많이 눈에 띄었다.



함민정 기자
hmj@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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