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문제지, 업(業)의 매력 변함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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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준 유한어패럴 사장

2007-12-17 오전 9:34:07

서정준 사장은 올해로 30년째 의류업에 몸담고 있다. 1980년대 부산 도매시장에서 사업을 시작했으며, 20년 전부터는 생산을 시작했다. 보다 안정적인 상품 공급을 위해서는 제때 잘 만들 수 있는 공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도매시장서 실력을 닦은 서 사장은 90년대 중반에는 할인점으로 진출했다. 「블랙벤티오」란 티셔츠 전문 브랜드로 연간 85만장을 판매할 만큼 잘 나갔다. 그러나 이 사업을 지속하지는 못했다. 할인점 마진이 박한 이유도 있었지만, 사람을 잘못 만나 어려움을 겪었다.
유한어패럴 부산 직영공장에는 현재 45명의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국내서 제조업을 운영하기가 쉽지 않지만, 평생 한 우물만 파겠다는 신념을 바꾸지 않고 있다.
“국내서는 임가공비만 4500원인데, 2100~2500원짜리 중국산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가격을 낮춰야 된다고는 생각하지만, 인건비를 감안하면 어렵습니다. 조금이라도 도움을 받아보려는 심정에서 찾은 노동부에서 ‘뭐 할 것 없어 그걸 하느냐?’는 담당 직원의 말을 들을 때는 가슴이 막힙니다. 우리보다 소득수준이 높은 일본도 고가품은 대부분 국내에서 만들 만큼 제조업이 살아있는데, 우리는 정부에서 싹을 짜르고 있습니다.”
가격이 싼 제품은 중국이나 베트남에 내주더라도, 공정이 까다롭고 가격이 비싼 제품은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이 살아있어야 패션산업의 근간이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 공장에선 60수 2합, 29게이지의 최고가 제품까지 만들 수 있습니다. 대부분 직원들이 10년 이상 장기근속하고 있어, 숙련공이죠. 안정적인 오더만 있으면, 100명까지 운용할 수 있습니다.”
서 사장은 한 때 중국 진출을 시도했다. 개방 초기인 94년과 95년에 두 차례에 심양에 투자했지만, 5000만원의 투자금만 날리고 발길을 돌렸다.



가장 아끼는 자산 ‘아들’에게 물려줘
서 사장은 올 초 30년간 애정을 들였던 ‘유창’이란 간판을 내렸다. 아쉬움이 많았지만, 현실적인 환경 때문에 유한어패럴이란 회사로 새롭게 시작했다. 간판만 바뀐 것이 아니라, 법인 대표도 바꿨다. 아들을 대표로 앉힌 것이다.
대학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잘 나가는 철강회사에 근무하던 아들이었지만, 봉제업에 신념을 가진 아버지의 뜻에 따라 뛰어들었다.
“강요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이것도 잘만 하면 괜찮은 사업이라는 말은 해줬습니다.”
사업에 대한 ‘사람’의 열정이나 방법이 문제지, ‘업’에 대한 편견은 버려야 한다는 것이 서 사장의 생각이었다. 30년간 몸담으면서 쌓은 아버지의 노하우와 아들의 열정이 합해지면, 새로운 동력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아들인 서우석 대표도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
서우석 대표는 “아버님이 평생 일군 가업인데, 포기하긴 싫었습니다. 다들 중국과 베트남으로 나가지만, 패션사업은 품질관리와 판매 시기가 중요한 만큼 국내에서도 관리만 잘 하면 승산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서우석 대표는 요즘 한 달에 3~4번 서울을 오르내리고 있다. 불필요한 중간 거래선 없이 서울 브랜드와 직거래 한다면,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결과는 적중했다. 올 들어 골프웨어와 중고가 타운 캐주얼 등을 중심으로 오더 물량이 꾸준히 늘어났다.



직원 사랑은 한결같이
서정준 사장은 지금도 새벽 4시면 일어난다. 새벽에 뒷산에 올라 운동을 한 후 직원들이 출근하는 시간엔 한결같이 회사 입구에서 직원들을 맞는다. 간혹 약주를 한날에는 운동은 빠져도 아침 출근 인사는 빼놓지 않는다.
“내 식구 내가 먼저 기다려야지. 내가 아니면 누가 챙기겠습니까? 이게 천직인데, 힘 닿는 데까지는 해야죠. 그럴려면 정말 가족 같이 든든한 직원들이 있어야 합니다.”
부산은 예전부터 봉제산업이 활성화 됐기 때문에 납기와 품질을 중시하는 중고가 브랜드의 소싱처로는 최적이라는 것이 서 사장의 굳은 신념이자 경영 철학이다.  



정인기 기자
ingi@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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