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지(JUNE.J)가 파리에서 건져올린 희망의 증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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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욱준 「준지(JUNE.J)」 디자이너

2007-10-15 오전 8:57:02

지난 6월 28일 「론커스텀」으로 우리에게 알려진 디자이너 정욱준의 컬렉션 전용(?) 브랜드 「준지(JUNE.J)」가 파리 무대에 섰다. 그가 지금껏 국내에서 치열하게 쌓아왔던 10여년간의 이력은 이 날의 한 걸음을 위한 런닝 타임이었다. 능숙한 재단과 패턴을 바탕으로 그의 장기인 트렌치코트를 세계 무대에 확실히 각인시키고 돌아온 준지. 그가 파리에 가기까지, 파리에서 촉각을 다투며 고군분투했던 순간과 앞으로 준지의 행보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주>


‘기다린다는 것’,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나 자신을 기다리는 일. 디자이너 정욱준은 자신을 기다릴 줄 알았다.
2008 봄·여름 파리 컬렉션을 성공적으로 마친 축하 메시지와 더불어 자신이 얻은 것은 무엇이냐는 기자의 첫 질문에 ‘인터내셔널(International)’이라는 단어로 말문을 열었다. “‘한국’이라는 울타리가 아닌 세계에서 승부하기 위해 한 발짝 내딛은 것, 그리고 시작과 동시에 얻은 자신감”이라는 대답을 덧붙였다.
그리곤 1991년도부터 지금까지의 자신의 이력을 연이어 말했다. 91년도부터 디자이너로서 활동을 시작, 98년까지 패션 브랜드의 디자이너로 활동하다 98년 말 「론코스텀」이라는 남성복 브랜드를 론칭, 9년 동안 국내 활동, 2007년 6월 파리 컬렉션 진출. 이 모든 이력은 그가 세계적인 디자이너가 되겠다고 웅크리고 있던 행보였다. 그가 지금껏 기다림으로 채웠던 과거는 시간과 함께 익어 향기로운 오늘을 맞게 된 것이다.


「준지」의 트렌치코트가 뭐길래
자신이 바라고 원한 대로 결실을 보는 것처럼 흐뭇한 일도 없을 것이다. 지난 6월 28일 아틀리에 리슐리외(Atelier Richelieu)에서 데뷔전을 치른 디자이너 정욱준은 그간의 결실을 성공리에 보여줬다.
그가 이번 쇼에서 주제로 삼은 것은 리포지셔닝(Reositioning). 그 동안 국내에서 선보인 작품들에 독창성을 더욱 가미한 의상 40여 벌이 무대에 올랐다.
“트렌치코트, 재킷, 팬츠 등 클래식한 아이템이지만 ‘리포지셔닝’, 말 그대로 위치를 바꾸거나, 재구성한 작품을 선보였어요. 트렌치코트의 경우 케이프를 변형하거나 소매가 없거나, 헴 라인 부분을 잘라서 스커트처럼 팬츠 위에 입혀 ‘트렌치 스커트’로 불리는 것, 하이 웨이스트 바지인데 허리단 부분이 재킷의 밑단처럼 보이는 아이템도 있어요. 하지만 쇼를 위한 옷이 아니라 ‘입을 수 있는 옷’을 만든다는 건 변함없죠.”
실제 그가 제안한 ‘트렌치코트’는 꽤 좋은 반응을 얻었다. 쇼 이후 한 달 뒤 8월 중순 수주의 최종 결정이 발표됐을 때 그의 이름이 거론돼 있었기 때문이다. 영국계 명문 백화점 하비니콜스와 프랑스 편집숍 레소피네 등 일본 곳곳의 편집숍에서 「준지」의 옷을 주문했다.

‘하이엔드’를 향한 치밀한 움직임
연이은 셀렉트숍의 입점은 그가 구상했던 ‘전략’과 맞아떨어졌다. 프랑스 <뉴메로(Numero)>와 프랑스의 <앙상스(Encense)>, 미국의 <서피스(surface)> 등 해외 유명 패션지에 노출, 셀렉트샵 입점을 통해 구체적이고 현실에 맞는 ‘하이엔드 브랜드’로 성장하길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하이엔드 브랜드 정책에 맞게 그가 제안한 「준지」의 가격은 고가다. 트렌치코트 2000유로(약 250만원), 재킷 1200유로(약 150만원) 정도다. 그의 세일즈 에이전트 측에서도 그가 책정한 가격은 “「언더커버」 「넘버나인」보다 높은 가격”이라고 전했다.
“매스벨류를 지향하기 보다 부가가치 높은 브랜드로 남고 싶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프랭탕 등의 대중 백화점 보다 셀렉트숍을 지향하는 것도 그 때문이죠.”
「준지」의 고가가 타당성을 갖는 또 하나의 이유는 디자이너 정욱준이 옷에 담는 정성과 노력이다.
정신 없이 어지럽혀(?) 있는 사무실 풍경과는 달리 꼼꼼하고 치밀한 성격으로 스스로를 채근하는 그는 무조건 ‘만족할 때까지’로 일관한다.
“사무실이나 집에는 관대(?)해요. 하지만 옷에 있어서는 절대 그렇지 않죠. 대개 디자이너들은 리허설 때 착장 상태, 무대 설치 정도를 점검하는 수준이지만 저는 뭐하나 빠뜨리면 안 돼요. 진짜 쇼처럼 똑같이 리허설을 진행하죠. 그래서 아마 모델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꽤 고생할 겁니다.”
그의 테일러링 과정에서도 예외는 없다. 보통 테일러링 과정에서는 두 번의 가봉 작업으로 완성해 작업이 끝난다. 그는 평면 패턴과 입체

함민정 기자
hmj@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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