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란한 컬렉션을 벌이지 않고도 실속 있게 성장하는 독일 브랜드 「휴고보스」의 비밀은 무엇일까?
디자이너 의류 아웃렛이 늘어선 독일 스튜가트르트 남부 지역에 위치한 「휴고보스」 매장은 내국인은 물론 주말이면 스위스, 프랑스 등 주변 유럽에서 몰려드는 고객들로 활기찬 분위기를 연출한다. 요란한 몸짓 없이 고객을 끌어모으는 「휴고보스」의 매력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패션계의 시선이 집중된 파리나 밀라노 컬렉션과 거리를 두고 도심 외곽, 메칭헨에 자리잡은 것이 오히려 소비자 집중의 쇼핑 환경을 구축하는데 효과적이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독일 브랜드로 패션가에서 더 화려한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질샌더」나 「에스까다」지만 더 높은 세계적 인지도와 매출력을 과시하고 있는 것은 이 조용한 브랜드 「휴고보스」다.
물론 「휴고보스」가 처음부터 현재와 같은 안정을 갖춘 것은 아니었다. 여타 브랜드가 그러하듯 「휴고보스」 또한 1990년대 세계적인 패션의 중심지 밀라노에 여성복 라인의 본거지를 두고 ‘패션의 도시에 있으면 패션의 중심이 되는 데 유리하다’는 패션계의 통념에 매달렸다.
그러나 7천200억달러의 적자를 낸 끝에 내린 결론은 세상을 배우려면(세계 패션의 흐름, 혹은 소비자들의 욕구를 알고 싶다면) 여행을 하면 되고, 한 곳(밀라노)에 매달리면 그곳의 흐름 밖에 읽지 못한다는 뼈저린 교훈을 얻으며 고향인 메칭헨으로 귀향했다.
그 후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컬렉션에 집중하기보다는 잦은 시장조사와 소비자의 마인드를 읽는 장인 방식의 디자인에 전념, 이제 소비자들이 알아서 찾아오는 브랜드가 된 것이다. 이제 「휴고보스」는 메칭헨에 본부를 둔 채 생산에 좀더 유리한 지역인 클리블랜드나 터키 이즈마, 중국 등지로 생산을 배분하는 실리적인 전략을 펼치고 있으며, 「보스」 남성 정장은 올 가을부터 중국에서 전량 생산될 예정이다.
「휴고보스」의 지분 50.9%를 소유하고 있는 이탈리아 패션그룹 마르조또(Marzotto) 그룹 또한 탄탄한 디자인과 유통시스템을 갖춘 「휴고보스」가 자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구조를 인정하면서 「휴고보스」가 터득한 ‘실용적 성장전략’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심플하면서도 깔끔한, 매력적인 실루엣으로 이탈리아 디자이너 브랜드 「조르지오 아르마니」와 비교되기도 하는 「휴고보스」는 ‘패브릭에 연연, 있어 보이는듯’한 「아르마니」와 달리 업스케일하면서도 더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랄프로렌」과 같은 브랜드 행로를 추구한다고.
현재 「휴고보스」는 「에르메스」 「프라다」 「구찌」 「랄프로렌」 등과 경쟁하는 세계 톱 5 브랜드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슈즈·가죽제품으로 사업 다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남성복 「보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조한 「보스워먼」의 인지도를 높이고 정체성을 굳히기 위한 작전인 셈이다.
2004년 「MH Shoes & Acce- ssories」와 라이선스 방식으로 생산한 신발과 액세서리 매출은 이미 여성복 전체 매출의 7%를 차지할 정도로 호응을 얻고 있다. 또한 레저·스포츠웨어 사업도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여성복만 제 색깔을 찾게 된다면 「휴고보스」의 야심 달성은 그리 멀리 있지 않은 듯하다.
한 가지 문제는 「휴고보스」의 대주주인 마르조또가 최근 텍스타일·패션 사업을 분리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나서, 「휴고보스」가 다시 매각 시장에 던져질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휴고보스」는 이와는 별도로 야망을 위한 행군을 계속할 예정이다.
예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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