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산업 현장에 계신 분들이 ‘졸업생 데려다 실무에 투입하는 데 6개월 이상 걸리니 교육을 더 잘해달라’고 하시는 데 뒤집어놓고 생각하면 현장에서 미래의 일꾼인 학생들에 대한 배려와 지원이 열악한 것도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랜드그룹의 지원으로 졸업작품전을 성공적으로 열어 패션산업 산학협동의 새로운 물꼬를 텄다고 생각한다.”
이화여대 의류직물학과가 지난 14일 졸업작품전을 전개했다. 이랜드의 「96뉴욕」과 「프리치」의 브랜드 콘셉트를 바탕으로 학생들이 재해석한 작품 80여 벌을 선보였다.
지금까지 기업들의 학교 후원이 졸업작품전 비용을 대주는 것에 그쳤던 반면, 이랜드그룹은 비용은 물론이고 1년여 동안 브랜드 기획업무의 실무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주제도 이화여대와 이랜드의 영문 이니셜을 따서 ‘더블 E 아워 프라이드(Double E our pride)’라고 정했다.
졸업작품전의 지도를 맡은 이인성 교수는 “의류 전공 학생들의 졸업작품전이라고 하면 으레 아트웨어를 상상하기 쉬운데 이번 졸전은 패션 브랜드의 콘셉트를 이해하고 재해석하는 과정에서 현장 실무와 최대한 근접했다는 데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랜드그룹과 이화여대는 지난해 12월부터 공조체제에 들어갔다. 참여할 학생 15명을 선정하고 선정된 학생들은 「96뉴욕」과 「프리치」에 1~2개월씩 인턴 과정을 거쳤다. 브랜드 디자인실장이 수 차례 학교를 찾아와 브랜드 콘셉트를 이해시키고 최종 작품 선정 과정에도 참여했다. 워싱공장, 봉제업체 견학을 비롯해 학생들이 쉽게 구하지 못하는 패턴도 이랜드에서 제공해 주었다.
이 교수는 “처음에는 선배들처럼 자신만의 아트웨어를 만들고 싶어하는 학생들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어려움도 겪었지만 실전에서 활용 가능한 실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상황을 이해하고 나서부터는 오히려 열심히 했다”고 설명했다.
학생 15명은 자신들이 이해한 「96뉴욕」과 「프리치」의 콘셉트를 중심으로 작품성을 부각시키는 데 중점을 뒀다.
이랜드그룹의 이번 산학협동은 이화여대 동문인 박성경 그룹 부회장과 강미경 상무(CDO)의 지원도 한 몫했다.
이랜드 측은 “학생들의 실력이 뛰어나고 인턴십도 거쳤으므로 일부 인원을 채용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인성 교수는 “이번 졸업작품전은 기업이 원하는 맞춤형 인재를 배출할 수 있는 제도적인 시험대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 보완 발전을 거쳐 현장과 학교를 잇는 시스템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명 기자
kjm@fi.co.kr
- Copyrights ⓒ 메이비원(주) 패션인사이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