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오뜨 꾸튀르의 역사를 새롭게 쓰기 시작한 디자이너 케이 킴. 그의 오뜨 꾸튀르는 몸을 옷에 맞추는 것이 아닌 옷을 몸에 맞춘다는 맞춤복으로 파티복부터 웨딩, 포멀 수트까지 실용성을 겸비한 꾸튀르 의상을 아우르고 있다. 이 같은 그의 신념은 지난해 「에프터5」라는 또 다른 보금자리를 통해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의상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있다. 유명 CEO들과 각계 인사들의 패션을 제안하며 ‘패션 컨설턴트’라는 타이틀로 전방위 활동을 서슴지 않는 케이킴 「에프터5」 대표를 만났다. <편집자주>
사회심리학자 조지 미드(George Mead)에 따르면 사람은 두 가지 자아가 있다고 한다. 욕구에 충실한 자아(I)와, 사회 속의 자아(ME). 이 두 가지 자아의 갈등은 사회 속에서뿐 아니라 패션 속에서도 나타난다. 회사를 벗어난 또 다른 공간에서 ‘그녀’들의 마음은 또 다른 패션을 꿈꾼다.
당신은 파티에 초대되면 무엇을 입는가? 대개 우리는 ‘파티에 참석한다’라는 가제 하에 떠올리는 의상은 무릎 위로 올라오는 블랙 칵테일 드레스나 발목에서 헴 라인이 찰랑대는 롱 드레스를 연상한다. 결국 이 같은 의상을 공수하지 못하면 갈등을 거듭한 후 참석을 포기하기 마련이다.
케이킴 「에프터5」 대표는 “파티를 우리 말로 하면 ‘모임’ 정도”라며 편안한 의미로 해석했다.
“사람들이 외국 영화를 너무 많이 본 것 같아요. ‘파티’, ‘파티에서 입는 의상’ 하는 영화에서 나오는 대단한 무언가로 생각하고 ‘나와는 어울리지 않아’ 라고 일축해 버리죠. 하지만 현실적으로 파티는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마음을 나누며 대화와 놀이로 서로 교감할 수 있는 무대인 것이죠.”
하지만 파티가 이렇게 가볍지만은 않은 이유는 ‘드레스 코드’라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케이킴은 이 ‘드레스 코드’에 맞춘 옷이 파티복이라고 정의한다.
케이킴은 기자가 입은 초록색 롱 블라우스를 가리키며 “오늘의 파티의 드레스 코드가 초록색이라면 지금 입고 있는 옷 자체도 파티복이 될 수 있는 거죠”라며 쉬운 ‘파티복 입기’를 제안했다. 즉 케이킴이 말하는 파티복은 우리 생활에서 실용화 된 셈이다.
파티복에서 포멀 수트까지 「에프터5」
케이킴이 파티복 전문 라인 「에프터5」를 브랜드화 한 것은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모임에 ‘실용적인 파티복’으로 참석할 수는 없다. 「에프터5」에는 실용적인 파티복에 꾸튀르적인 요소를 더한 의상들로 1000여 벌들이 채워졌다. 이 옷들은 브랜드 네임에서도 알 수 있듯 오후 5시 이후, 즉 일과 후에 입는 의상들이다.
“업무가 끝나고 모임에 참석할 때, 일반인들도 쉽게 소화할 수 있는 정장, 이브닝 드레스 등이 있어요. 현재는 웨딩드레스까지 아우르며 20가지의 사이즈를 마련했어요. 매장을 찾는 고객들은 과연 내가 이 옷을 입을 수 있을까 하다가도 막상 몸에 맞는 옷을 입어보면서 ‘정말 예쁘게 잘 어울린다’며 즐거워하는 걸 볼 때 마다 뿌듯하죠.”
말 그대로 치렁치렁한 드레스들로만 채워져 있을 법한 매장 안을 두리번거리던 기자는 포멀한 의상에 질문이 터졌다.
“여기 있는 모든 옷이 다 개인들에게 맞춰진 의상이예요. 꾸튀르의 본래의 의미가 ‘맞춤복’이 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모임뿐 아니라 공식적인 자리나 대외적인 초대에 응할 때 많이 찾고 있죠.”
‘패션 컨설턴트 케이킴’으로 활약
최근 영화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있습니까>의 엄정화가 극중 패션 컨설턴트로 나와 케이킴의 활약에 대한 이해를 쉽게 도울 수 있게 됐다.
그는 연세대 의생활학과를 졸업하고, 파리 MJM 의상 학교와 런던 CMB Color& Consulting 과정을 수료해 패션 디자인과 패션 컨설팅을 병행하고 있다. 스타일링 감각과 함께 고객의 체형, 직업, 라이프 스타일, 머리카락과 눈동자 색깔까지 고려한 그의 컨설팅은 웰콤의 문애란 사장, 신영의 정춘보 회장 형제들, 르노삼성의 조돈영 부사장 등의 내노라는 기업 인사들의 발걸음을 재촉하게 만들었다.
“요즘 CEO들의 옷차림을 보면 화려함보다는 실용적인 면을 강조하고 있어요. 잘 구겨지지 않고, 구겨져도 금방 펴지는, 하지만 모두 똑 같은 디자인은 거부하죠. 라인이 살짝 들어가 은근한 핏을 느낄 수 있는 실루엣, 소매 단추를 대개 3~4개라면 5~6개 혹은 2개 정도로 교묘
함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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