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문국 SK네트웍스 패션사업본부장
SK네트웍스 패션본부의 움직임이 분주해졌다. 지금까지 SK네트웍스는 대기업 패션계열사 중에서 가장 저조한 실적 때문에 고민해 왔다. 그러나 2003년 런칭한 미국 라이선스 브랜드 「타미힐피거」가 빠르게 정상권에 오르면서 패션사업에 대한 자신감을 찾기 시작했다. 리뉴얼 후 한동안 자리를 잡지 못하던 「코너스」도 안정세를 회복하고 있는데다 「아이겐포스트」도 다양한 런칭 초기의 콘셉트를 되찾아 새로운 형태의 유통형 브랜드로 자리매김을 해나가는 등 패션사업 전반에 활기를 띠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정만원 대표가 공개석상에서 글로벌 패션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비전과 사업계획을 밝힐 만큼 패션시장의 주도세력으로 부상하기 위한 움직임이 공격적이고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손문국 패션사업본부장은 “SK네트웍스 패션본부의 강점과 약점이 분명해졌다. 지금까지의 시행착오는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패션비즈니스를 하기 위한 준비단계였다. 우리의 강점을 파악하고 시작한 「타미힐피거」의 성공이 이를 증명한다. 이제 대기업의 강점을 십분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로 21세기 글로벌 패션시장의 주도세력으로 다시 태어날 것이다”라고 말했다.
손문국 본부장은 SK네트웍스의 전신인 (주)선경에 입사해 일본 지사와 「카스피」 팀장을 거쳐 「아이겐포스트」 런칭을 주도했던 인물. 지난해 11월 패션사업본부장에 취임했다.
손 본부장은 “지난 6개월 동안 패션사업본부의 방향성을 세우는 데 전력했다. 개별 브랜드마다 목표는 있었지만 전체 사업부문을 포괄하는 지향점이 없었다. 이제 SK네트웍스는 글로벌 패션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간 노력의 결과물로 신규 사업 부문이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6월 중으로 뉴욕 매스티지 브랜드와 라이선스 본계약을 체결하고 내년부터 국내영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 브랜드는 지금까지 국내에서 성공을 거두지 못했지만 SK는 「타미힐피거」를 성공시킨 노하우를 바탕으로 국내시장에 새롭게 자리매김하겠다는 전략이다.
한편 스타 디자이너를 발굴해 글로벌 브랜드를 런칭하는 대형 프로젝트도 구상중이다. 지금까지는 패션 대기업과 디자이너가 조인해 성공한 케이스를 찾아보기 드물었다. 그러나 SK는 앞선 기업들의 실패를 교훈삼아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SK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내수시장은 물론이고 유럽, 미국 등 패션 선진국에도 내놓을 만한 국가대표급 디자이너 브랜드를 런칭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갖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주변에서는 우려의 눈길을 보내기도 한다. 새로 추진하는 사업들 하나같이 성공 전례가 없는 모델이기 때문. 이런 우려에 대해 손 본부장은 “SK네트웍스 커스터머 유닛(Customer Unit)의 최대한의 강점은 소비자 네트워크와 데이터베이스, 마케팅 노하우가 강력하다는 데 있다. 소비자와 최접점인 패션 부문에서도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손 본부장은 최근 읽은 리더십 서적 《서번트리더십》(시대의 창 刊)을 실천하는 데 여념이 없다. 그는 “서번트 리더십은 모든 리더십을 실천하는 기반이자 리더십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리더십은 기본적으로 ‘열정’을 전제로 하며, 그 열정은 서번트 리더십에서 말하는 헌신과 같은 덕목이기 때문이다. 리더십에서 열정, 곧 헌신이 빠지면 리더는 단순한 관리자로 전락하고 만다”고 말했다.
리더로서 그는 조직 구성원들이 최대한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도록 여건을 만드는 데 중점을 둔다. 한 부하직원은 그를 “부서장이 권한을 발휘해 업무영역을 침범받지 않도록 여건을 만들어주지만 서로간에 세운 원칙이 지켜지지 않을 때는 엄격하고 단호한 리더”라고 평했다. 이는 주위 사람들이 그를 따르는 이유이기도 하다.
손 본부장은 “리더십에 대해 생각하면서 SK네트웍스 패션본부의 방향에 대해 더 깊이 고민하게 됐다. 글로벌 비즈니스를 하려면 글로벌 비즈니스 패러다임에 맞춰야 한다. 구성원 모두가 리더가 되고, 또 묵묵히 따라줄 때 기업의 성장이 따라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글로벌 패션 기업으로 다시 태어나는 SK네트웍스를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
SK네트웍스 현황
·2004년 매출:13조6천137억원
·당기순이익:4천606억원
·사업 부문:정보통신, 무역, 에너지판매, 커스터머(Customer)사업(패션본부는 커스터머사업 부문에 소속)
·패션 브랜드:「스마트」 「아이겐포스트」 「카스피코너스」 「타미힐피거」
·패션 외 브랜드:「스피드메이트」 「엔크린」 「스코피(SKOPI)」 등 다수
·패션본부 2005년 사업계획
- 「아이겐포스트」 「카스피코너스」 「타미힐피거」 안정화
- 도입 준비중인 라이선스 브랜드 런칭, 인터
김정명 기자
kjm@fi.co.kr
- Copyrights ⓒ 메이비원(주) 패션인사이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