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행텐코리아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캐주얼 브랜드인 「행텐」을 1100억원대 볼륨 브랜드로 키운 데 이어, 신규 출시한 「H&T」는 유통망 확장과 매출 모두에서 기대 이상으로 선전하고 있다.
「H&T」는 7월초 현재 51개 유통을 확보했으며, 올 연말까지 70개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중국 상하이에 2개점을 오픈하는 등 한국 시장을 모태로 해외 시장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아동복 「행텐키즈」와 「H&T」는 대만 본사에서도 전개하지 않았던 신규 시장이며, 최근 글로벌 행텐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이 같은 「행텐」의 변화의 중심에는 2003년부터 행텐코리아를 지휘하고 있는 라마나탄 딜립 사장이 있다.
“베이직 브랜드라고 하더라도 지나친 볼륨은 이미지는 물론 수익관리에 무리가 있다. 특히 최근 대형마트 PB가 볼륨화되고 인터넷 쇼핑몰이 활성화된 한국 시장을 감안할 때, 단일 브랜드를 지나치게 볼륨화 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했다.”
아동복 출범도 이 같은 맥락이다. 가두상권 내 중대형점이 필요하지만 베이직 캐주얼로는 효율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현재 행텐은 14개점을 아동복과 복합으로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아동복도 3년차를 맞이하면서 자생력이 강해져 최근에는 단독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고 한다.
「H&T」는 「자라」 「H&M」 등 글로벌 브랜드의 진출을 대비한 여성복 브랜드라고 한다.
“글로벌 브랜드가 들어오면 한국 패션시장의 패러다임이 많이 바뀔 것이다. 특히 여성복 시장은 가격경쟁에서 비교우위를 지닌 글로벌 브랜드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H&T」는 현재 ‘저가’ 브랜드로 인식되고 있지만, 조만간 일반적인 가격으로 인식될 것이다. 앞으로 한국의 패션기업은 유통 수수료와 기업의 고정비, 소싱 경쟁력 측면에서 보다 심각한 고민을 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소비자들은 앞으로 더욱 더 가격 대비 높은 밸류를 추구할 것(Value for money)이며, 브랜드들은 더 좋은 제품을 더 저렴하게 공급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이 판매하는 것이 아닌, 얼마의 이익을 남겼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딜립 사장은 아직까지 한국은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말한다.
대만에 비해 인구는 2배 많고, 패션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은 비교도 안 될 만큼 높으며, 소득 수준도 2만 달러에 이르는 등 성장여지가 크다는 것이다.
“시장 외부 환경은 어느 기업이나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차이점은 ‘얼마나 많은 열정을 가지고, 잘 하느냐’는 실력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특정인의 역량이 아닌 상품, 생산, 마케팅 분야별 구성원들이 모두 잘 하는 것이 중요하다.”
「행텐」은 지난해 1300만장의 상품을 판매했다고 한다. 그 가운데 1000만장은 ‘발바닥’ 심볼이 있는 상품이었다. 그만큼 행텐은 한국시장에서 소비자들이 브랜드 가치를 인정하고 있다는 것이 딜립 사장의 생각이다.
딜립 사장은 “「H&T」로 한국과 홍콩, 중국 시장을 동시에 공략할 계획이다. 또 장기적으로는 유럽 시장에도 진출해 아시아 패션의 자존심을 세워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정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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