쌈지 천호균 사장의 발걸음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쌈지는 최근 청담동에 패션 & 리빙 컨셉샵인 「공(空)」을 오픈했으며 홍대앞에는 스튜디오, 전시장, 공연장, 카페 등을 포함하는 복합 문화공간 「쌈지스페이스」를 개관했다.
특히 쌈지는 오는 8월 15일 일본 마루이백화점에 2개의 매장을 오픈하며 가을에는 인터넷 방송국도 개국한다.
지난 92년 「쌈지」란 가방 브랜드로 패션시장에 명함을 내민 천호균 사장은 지난해 800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올해는 1천10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브랜드도 「쌈지」를 비롯 「아이삭」 「놈」 「딸기」 「g」 「니마」 등의 패션잡화 브랜드와 「쌈지스포츠」 등 7개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다.
특히 쌈지는 초기부터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쌈지 아트 프로젝트’로 인해 단순히 한개의 브랜드가 아닌 쌈지만의 독특한 문화를 가진, 가장 한국적인 브랜드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늘 하는 얘기지만 쌈지의 영원한 테마는 아트다. 미술, 음악, 춤 등 다양한 장르 속에 내재되어 있는 예술적 요소를 상품에 반영, 「쌈지」만의 이미지를 만들어 가고자 한다.”
설립 초기부터 예술과 연계한 마케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천호균 사장은 늘 입버릇처럼 ‘쌈지의 영원한 테마는 아트’란 점을 강조한다.
특히 천 사장은 패션도 하나의 문화인 만큼 문화를 반영하지 않은 브랜드는 생명력이 없다고 강조한다.
“지금은 문화전쟁 시대이다. 많이 팔리고 이익을 많이 남기는 사업도 중요하지만 우리 문화를 담아내고 세계시장에서 우리의 문화를 전파할 수 있는 브랜드도 필요하다. 그렇다고 쌈지가 매장에 예술품을 가져다 판다는 것은 아니다. 알다시피 「쌈지」는 대중적인 브랜드이며 쌈지는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이다.”
지난 7∼8년간 쌈지가 추진중인 아트프로젝트는 미술, 음악, 춤 등 각 분야별 언더그라운드에 묻혀있는 아티스트에 집중되어 있다. 그들에게 작업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고 작품 활동 및 발표를 지원한다. 비용도 비용이지만 연매출 1천억원대의 회사를 경영하는 경영자가 그들과 호흡하는 것 자체가 이상하게 보일런지도 모른다.
“상당히 많은 돈이 들어가고 비효율적인 활동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사실은 아트프로젝트도 하나의 투자이다. 투자 대상이 다를 뿐이지 아티스트에 대한 투자도 최근 붐이 일고있는 벤쳐 기업에 대한 투자와 다르지 않다. 예를 들어 쌈지아트프로젝트를 통해 미국에서 활동중인 이불씨의 작품은 현재 상상을 초월하는 금액에 거래되고 있다. 쌈지가 보유하고 있는 이불씨의 작품만 하더라도 상당한 자산이다. 이불씨 외에도 쌈지스튜디오 출신의 몇몇 작가들이 이미 국내외에서 인정받고 있다. 그들 뒤에는 늘 쌈지란 이름이 붙어 다닌다.
이처럼 가능성을 가진 작가들에게 경영 개념을 가진 기업의 후원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기업은 현실을 중시하지만 작가들은 미래를 본다. 작가들의 시각을 따라가면 기업의 미래를 찾을 수도 있다. 즉 늘 미래를 바라보는 작가들이 작품활동을 계속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그들이 만들어 가는 문화를 상품에 반영, 현실화하는 것이 경영 개념을 가진 기업들의 몫이다.”
아트 프로젝트를 패션의 미래에 대한 투자라고 강조하는 천 사장도 그들과 호흡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고 한다.
“기업체를 운영하는 경영자로서 그들과 늘 호흡하기에는 여러 면에서 여유가 없는 것은 사실이다. 이런 점에서 분수에 맞고 장기적인 안목에서의 투자가 필요하다. 그들과 호흡을 맞추는데만 7∼8년의 시간이 걸린 만큼 지금까지 쌈지가 투자한 것이 힘을 발휘하기까지는 최소 10∼20년은 더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쌈지는 올 초 미국 투자사인 템플턴사로부터 1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으며 오는 10월경에는 코스닥에도 등록한다. 또 쌈지에서 투자한 쌈넷이란 자회사는 10월에 인터넷 방송을 시작하며 「 Beat」이란 음악잡지도 발간한다. 역시 가을에는 인사동에 1천평 규모의 디자인 백화점을 오픈하며 해외시장 진출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어떻게 보면 향후 쌈지와 천호균 사장의 발길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같지만 모든 사업의 중심에는 「쌈지」가 있다.
그리고 「쌈지」는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 특히 패션 브랜드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IMF 이전에 국내외 많은 투자사들이 패션기업에 대한 투자를 적극 검토했지만 결론은 리스크가 많다는 점에서 발길을 돌린 것으로 알고 있다. 쌈지도 아직까지 효율 측면에서만 분석하면 리스크가 높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리스크가 많은 만큼 성공 가능성도 높은 것이 패션사업이라고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사회의 변화를 유의깊게 관찰하고 롱런할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물론 기업의 체력과 소비자들의 욕구에 대한 분석
정인기 기자
- Copyrights ⓒ 메이비원(주) 패션인사이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