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실함의 미덕이 꽃을 피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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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복 뇌성 대표

2007-04-27 오후 7:54:57

30년의 세월을 묵묵히 남성복 한길만을 걸어온 이가 있다. 양복점 재단사에서 보세 공장 직원을 거쳐 연 2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남성복 기업 ㈜뇌성의 대표가 된 김기복 사장. 철저히 소비자 편에서 옷을 만들겠다는 그의 남다른 경영철학과 30년 외길 인생에 대해 들어보았다. <편집자주>


30년, 말이 쉬워 30년이지 강산이 세 번이나 변할 만큼의 시간이다. 그 오랜 시간 동안 오로지 남성복만을 고집하며 연 매출 200억원대의 기업을 운영한다는 것은 국내 패션 산업의 상황에서 그다지 녹록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뇌성의 김기복 대표는 지난하고 힘겨웠던 시절이 있었기에 이만큼 성장할 수 있었다며 지난 날의 고생을 추억으로 돌린다.
“스무살이 갓 넘었을 무렵 우연히 양복점에 취직하게 됐습니다. 손재주가 좋아서 재단이나 패턴을 곧잘 따라했죠. 도제식의 호된 훈련에도 꿋꿋하게 1년을 배웠습니다. 그렇게 1년을 보내고 나자 옷 만드는 사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시는 70년대 초, 거리마다 양복점과 양장점이 넘쳐나고 있었지만 김 대표는 자신의 직감을 좇아 기성복을 만드는 한 보세 공장에 입사했다. 재단은 물론, 생산, 관리, 출고 등 전 과정을 혼자 담당하며 홀로서기의 기반을 다졌다. 그렇게 6년이 지난 1977년, 김 대표는 드디어 현재의 뇌성을 설립해 당당한 홀로서기에 나섰다.


옷다운 옷으로 인정받다
“공장을 처음 설립했던 인천에서 서울로 보따리를 메고 납품을 시작했습니다. 그 때 제가 믿는 것이라고는 오직 성실함과 노력뿐이었습니다. 납품을 끝내고 자투리 시간이 남으면 남대문 시장을 찾아가 시장 조사를 했습니다. 패턴, 소재, 디자인이 독특한 것이라면 무조건 사서 뜯어봤죠. 그렇게 준비를 했는데도 일단 생산에 들어가니 예상도 못했던 불량품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하지만 후회하거나 좌절하지 않았습니다. 또다시 발품을 팔아가며 사람들을 만나고 직원들을 독려해 문제를 하나하나 해결해 나갔습니다.”
몇 년 후 뇌성은 품질과 기술력을 인정 받아, 당시 최고의 남성복 업체였던 제일모직의 오더를 따낼 수 있었다. 제일모직의 오더는 남성복 업계에 뇌성의 이름을 알리는 첫 신호탄이 됐다.
이후에는 승승장구, 신세계백화점이 최초의 PB 브랜드로 내세웠던 남성복 「피코크」의 OEM업체로 선정되는 등 그 때부터 국내 5대 신사복 브랜드의 제품을 위탁 생산하기 시작했다.
“자랑스럽고 뿌듯했던 시절이었습니다. 위탁 생산이었지만 브랜드 이름에 먹칠하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밤낮을 생산라인에 매달려 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김 대표의 사무실은 국내 신사복 브랜드가 수여한 공로상과 상패들로 꽉 차 있다.


자체 브랜드 「솔루스」를 런칭하다
1998년, 김 대표는 그동안의 기술력을 집약한 자체 브랜드 「솔루스」를 런칭하기에 이른다. 「솔루스」는 고급 원단을 사용하면서도 자체 생산을 통해 유통 마진을 줄여 합리적인 가격으로 소비자들에게 다가섰다. 런칭 10년이 지난 지금, 매출 안정화에 힘입어 올해 50개의 유통망을 확보하고 20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는 건실한 브랜드로 성장했다. 또다른 남성복 「제니스」 역시 얼마 되지 않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올해 매출 100억원을 바라보며 급성장 하고 있다.
김 대표는 브랜드 볼륨을 더욱 확대하기 위해 「솔루스」 블랙 라벨 라인을 올 가을 출시할 계획이다. 프리미엄 라인으로 수트 1벌당 100만원을 호가하는 가격이 책정된다.
“우려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품질에 대한 자신감이 있기에 두렵지 않습니다. 지난 10년 간 「솔루스」를 꾸준히 전개할 수 있었던 이유도 품질에 있다고 봅니다. 아무리 합리적인 가격이라 할 지라도 품질이 바탕이 되지 않는다면 소비자의 외면을 받을 게 자명합니다. 「솔루스」는 유통의 거품을 빼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된 옷을 제공한다는 브랜드 신념을 계속 지켜나갈 것입니다.”
김 대표는 이를 위해 캐릭터 브랜드 디자이너 출신의 실장을 영입하고 탤런트 김석훈을 모델로 지하철 광고를 시작하는 등 공격적 마케팅을 펼치며 대대적인 가두점 모집에 나서고 있다.


‘부전자전 경영’으로 거침없이 하이킥
김 대표의 과감한 추진력 뒤에는 든든한 두 아들이 있기에 가능

오민정 기자
sky@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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