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킹덤 오브 해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예루살렘과 십자군전쟁에 대한 사전지식이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이 영화는 이 두 역사적 사실을 중심축으로 하기 때문이다. 예루살렘은 기독교의 예수가 탄생한 곳이자 이슬람교의 마호메트가 승천한 곳이다. 또한 모세의 출애굽(이집트 탈출)으로 새로운 국가를 건설한 유대교도들의 성지가 되면서, 예루살렘은 3대 종교(기독교, 이슬람교, 유대교)의 성지가 되었다. 때문에 예루살렘은 지금까지도 중동 지역의 평화를 위협하는 분쟁 지역으로 남아 있다. 또한 십자군전쟁은 11세기 말에서 13세기 말까지 약 200년에 걸쳐 서유럽의 기독교도들이 성지 팔레스티나와 성스러운 도시 예루살렘을 이슬람 교도들로부터 탈환하기 위해 8차에 걸쳐 감행한 기나긴 전쟁을 말한다.
이슬람인들에게도 예루살렘은 성지다. 통곡의 벽이 있는 곳이며, 마호메트가 승천한 곳이다. 따라서 종교적인 이유나 정치경제적 이유로 침략자 서양인에 맞서 예루살렘을 사수한 아랍인들 또한 전쟁의 당위성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영화는 이슬람 군대도, 살라딘도 이슬람 민족을 다스리는 지도자에 걸맞는 영웅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인간 구원을 향한 기사 빌리안의 대장정
전쟁으로 가족을 잃고 깊은 슬픔에 잠겨 있는 프랑스의 젊고 아름다운 대장장이 ‘발리안(올랜도 블룸)’에게 부상당한 십자군 기사 ‘고프리(리암 니슨)’가 찾아온다. 무언가 비밀을 품고 있는 듯한 그의 정체는 바로 발리안의 아버지. 발리안에게 숨겨진 전사의 자질을 꿰뚫어본 고프리는 자신과 함께 떠날 것을 제안하고, 결국 발리안은 성스러운 도시를 지키기 위한 영예로운 여정을 시작한다.
발리안은 고프리로부터 여러 가지 검술과 전술 등을 배우며 용맹한 전사로 거듭난다. 그리고 고프리가 죽기 직전 수여한 작위를 받아 정식 기사가 되어 성스러운 도시 예루살렘의 국왕 ‘볼드윈 4세(에드워드 노튼)’에 대한 충성을 서약한다. 그 후 발리안은 뛰어난 검술과 용맹함으로 맹위를 떨치며 국왕의 신임을 한 몸에 받게 되고, 왕의 동생인 아름답고 신비로운 공주 ‘시빌라(에바 그린)’와 격정적인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그녀는 악명 높은 교회 기사단의 우두머리 ‘기 드 루지앵’과 정략결혼을 한 상태. 거역할 수 없는 사랑 앞에서 사랑과 명예를 위한 전쟁이 시작된다.
명예를 목숨보다 소중히 여기는 기사 발리안은 그에게 다가온 금지된 사랑 때문에 고민하지만, 그의 운명적 사랑은 더욱 뜨겁게 타오른다. 시빌라를 빼앗긴 기 드 루지앵은 발리안을 향해 분노를 폭발시키다가, 마침내 피비린내나는 전쟁을 일으킨다. 이에 발리안은 예루살렘 왕국과 사랑하는 시빌라 공주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내놓고 최후의 격전을 벌인다. 과연 발리안은 시빌라 공주와 예루살렘의 백성들을 지킬 수 있을 것인가? 결과는 영화에서 직접 확인하시길….
동양과 서양이 만난 퓨전 패션의 절묘함
2001년 리틀리 스콧 감독의 AD 180년을 배경으로 한 영화 <글래디에이터>로 아카데미 의상상을 수상한 젠타 예이츠는 1천 년을 뛰어넘어 제3차 십자군전쟁을 배경으로 한 영화 <킹덤 오브 헤븐>에서 다시 한번 리틀리 스콧 감독과 호흡을 같이했다.
젠타 예이츠는 영화의 핵심인 체인갑옷에 많은 신경을 썼으며, 특히 고증을 거친 헬멧의 경우는 사료적인 가치도 크다고 할 수 있다. 사실 AD 1186년에는 역사적으로 갑옷이나 투구가 거의 없었다. 하지만 <킹덤 오브 헤븐>의 엔딩 장면에 이르러 다시 갑옷과 투구가 돌아온다. 유행의 사이클이 군복에도? 어쨌든 이 영화에는 30만 벌 정도의 의상이 투입되었다고 한다. 가죽 옷 전문가, 사슬갑옷 전문가, 노화와 염색 등등 의상을 만드는 작업실은 역대 영화 중 가장 매머드 급으로 알려지고 있다.
예이츠는 영화의 유일한 여성 캐릭터인 왕의 여동생 시빌라에게 많은 신경을 쓴 흔적이 역력했다. 어쩌면 시빌라의 패션을 통해 이 영화의 주제인 동서양의 만남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예이츠는 서유럽과 동방의 융합을 표현하는 <킹덤 오브 헤븐>의 연기자들에게 입힐 의상을 연구하기 위해 우선 방대한 자료 수집에 나섰다. 대영박물관은 물론, 영국에 있는 모든 박물관과 도서관, 리즈 아모리 박물관 및 베르사유의 십자군의 방까지 탐방했다고 한다. 이슬람인의 작은 가죽 신발끈과 같은 사소한 부분까지도 모두 연구했고, 5천 개 이상의 의
유재부 기자
jby@fi.co.kr
- Copyrights ⓒ 메이비원(주) 패션인사이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