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색에 육박하는 대비효과와 다양한 색의 인상을 구현할 수 있는 색의 조합이 준보색이라고 하였다. 구체적으로 준보색의 효과는 각각의 색에 따라서 다양하게 나타난다. 파란색을 중심으로 하나하나씩 색의 효과를 추적해 보도록 하자.
비슷한 색, 다양한 효과
보는 사람의 눈을 혼란스럽게 하는 것이 아닌 한, 보는 사람들의 눈을 강렬하게 자극할 수 있는 디자인을 한다는 것은 모든 디자이너들의 숙원 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옷이 단지 몸을 보호하거나 가리는 등의 기능적 의무에만 국한되는 물체가 아닌 이상 옷의 가치는 디자인에 의해 많은 부분이 좌우된다고 할 수 있다. 그렇게 되었을 때 시각적 흡인력은 역시 디자인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문제가 된다. 시각적 흡인력을 구현하는 데에 있어서 색의 역할은 특히, 패션 디자인에서는 가장 두드러진다. 말하자면 색은 패션 디자인에서 가장 효과적이고도 확실한 무기일 수 있다.

시각적으로 강력한 흡인력을 이끌어내기 위해서 조형적으로 동원되는 수단은 ‘대비’의 원리이다. 색이든 형태이든 대비를 심하게 주면 마치 자석의 양극에서 발산되는 자장과 같은 시각적 중력이 발생하게 된다. 그 중력의 힘은 대비의 정도에 비례하기 때문에 어떻게든 시각적 흡인력을 위해서는 강한 대비에 
치우치게 된다. 이때 보색은 대비의 효과를 최대화시키는 확실한 색의 매뉴얼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정확한 보색의 구현은 색의 대비는 실현할 수 있으나 색의 다양성이라는 면에서는 아쉬운 부분이 많다. 다양한 색의 구현 역시 시각적 흡인력을 위한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대비의 효과와 맞바꿀 만큼의 가치는 훨씬 넘어선다. 이럴 때 준보색을 동원하는 것은 앞의 대비효과도 누리면서 색의 다양성도 확보하는 아주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사실을 지난번에 살펴보았다.
파란색과 빨간색 사이의 여러 가지 조합
준보색의 효과는 현실 디자인에서 아주 뛰어나다. <그림 1>의 패션 디자인을 보면 그것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상의의 파란색과 원피스의 밝은 마젠타 색은 일단 대비가 아주 강하다. 하지만 이 두 색이 보색관계는 아니다. <그림 2>의 색상환을 보면 이 두색의 관계를 쉽게 알 수 있다.
위의 두 색은 사실 원색 파란색과 빨간색의 위치와 동일하다. 보색보다 가깝긴 하지만 인접색보다는 멀기 때문에 대비의 효과가 보색에 못지않다. 그리고 보색에 비해서 다양한 색의 배합을 꾀할 수 있어서 표현력에 있어서 훨씬 자유롭다. 위의 파란색을 기준으로 다른 대비색들이 어울린 디자인을 살펴보도록 하자.
<그림 3>의 두 디자인은 거의 같은 파란색을 가지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쓰인 빨간색이 조금씩 다르다. <그림 3>은 <그림 1>에서 사용된 빨간색보다는 파란색에 좀더 다가간 색이다. 반면 <그림 3>은 <그림 1>의 빨간색보다는 훨씬 오렌지색에 가까이 간 색이다. 그냥 보기에는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이는 것 같지만 <그림 1>과 <그림 3>의 세 디자인이 주는 전체적인 색의 인상은 아주 다르다.
하늘색과 노란색을 중심으로 한 색의 조합들

<그림 4>는 더욱 색다르다. 앞에서 살펴본 패션 디자인과는 색의 인상이 아주 달라 보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큰 차이가 나는 색들은 아니다. 우선 상의의 에메랄드블루와 속에 입은 원피스의 밝은 마젠타 색은 정확한 보색이 아니다. <그림 5>의 색상환을 보면 그 사실이 분명해진다.
<그림 5>에서처럼 하늘색 부분은 앞의 파란색에서 명도만 높인 색이다. 오렌지에 가까운 노란색들도 앞에서 살펴본 빨간색에서 약간 더 멀어진 색이다. 하지만 이렇게 약간씩 달라진 색들을 하나로 모아놓고 보면 완전히 다른 느낌을 주는 색이 되어버린다.
유사보색의 효과는 이처럼 강렬하면서도 다양하다. 같은, 혹은 비슷한 색들을 쓰더라도 약간의 차이로 전혀 다른 색을 쓴 것과 같은 효과를 만들게 된다. <그림 4>와 같은 패턴의 색 안에서도 역시 다양한 색의 표정을 구현할 수
최경원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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