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글보다 험한 사회에서 사는 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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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산 박 문 갑 상 무

2007-02-14 오후 2:27:42

“지난 1월∼6월까지 반기 매출 864억. 전년대비 신장률 37.7%. 연말까지 2300억원, 영업 순익 200억원 예상” 지난 98년 1월 부도가 나 법정관리를 받고 있는 나산의 지표라면 ‘설마’하며 고개를 갸웃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부도 당시 1천480여명이던 직원이 350명으로 줄었는데도 불구하고 매출은 부도 직전인 97년 수준이다. 특별이익을 제외한 영업활동을 통한 이익이 200억원이나 발생될 것으로 기대될 만큼 나산의 체력은 ‘건강’을 되찾았다. 「조이너스」 「꼼빠이아」 「예츠」등 나산의 여성복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박문갑 상무를 만났다. 그를 알게된지는 1달이 조금 지났고 이번 만남이 3번째다. 그와의 첫만남에서 나도 어리지만 상무쯤 되는 사람이 아주 젊다는 것과 도전적인 분위기가 인상적이었다. 그의 번개머리는 그를 더욱 그렇게 느껴지게 했다. 여러사람이 함께 어수선하게 만난 탓에 많은 이야기는 나눌 수 없었고 ‘다음번에 소주 한잔을 하자’는 흔히 하는 말로 자리를 마감했다. 그로부터 한달쯤이 지나서인가 그로부터 전화가 왔고, 정말 소주를 마셨다. (회사문제-관리인이 구속되는 사건-가 아니었다면 아마 더 빨리 자리가 마련되었을 것이다.) 이 자리 역시 내가 주인공이 아닌 탓에 그에 대해 자세히 알 기회는 없었지만 하반기 경기를 보는 그의 시각은 독특했고 그와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인터뷰가 이뤄지게 된 것이다. 그의 대학졸업 후 첫 직장이 나산이었고, 그는 입사 8년10개월이라는 짧은 시간만에 임원이 된 성공한 직장인이었다. 자기 PR에도 적극적이어서 자신의 인터뷰가 실린 나산이 한창 잘나갈 시절인 96년과 97년의 신문과 잡지를 챙겨줬다. 그래서 그의 과거는 접어두기로 하고 왜 그가 가는 브랜드마다 장사가 잘되고 또 그렇게 빠른 성장을 할 수 있었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기다렸다는 듯이 그는 智, 勇, 信, 嚴, 仁 다섯 글자를 쓴다. 그동안 자신이 살아온 경험과 그가 책을 통해서 얻은 지식을 통해 나름대로 정리한 것이란 설명도 덧붙인다 . 智 정글보다 더욱 험한 곳이 바로 사람들이 사는 사회다. 궤변같이 들릴지 모르겠지만 호랑이같은 맹수에 잡아먹혀 죽는 경우가 많은가 아니면 사람에 의해 죽는 경우가 많은가? 맹수가 우글거리는 정글에 뛰어들더라도 자기를 보호할 수 있는 철망과 무기만 있다면 안전할 것이다. 정글보다 위험한 사회에 살면서 위험을 헤쳐나갈 수 있는 무기를 준비하고 사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위험을 벗어나 생존의 길로 들어서는 무기가 바로 지혜다. 지혜를 얻기 위해 박상무는 엄청난 양의 독서를 한다고 했다. 임원 승진 전까지는 하루에 1권 정도의 책을 읽었다고 한다. 현재는 일주일에 2권 정도는 읽는다. 게을러져서 그런 것이 아니라 인터넷 등 새로운 매체를 통해 얻는 정보의 양이 상대적으로 많아졌기 때문이다. 스스로 이름을 밝히기 부끄러울 정도의 3류대학을 나왔다고 하는 박상무의 성공비결은 대학을 졸업하고도 계속 생존을 위해 공부했다는 것이다. 잠시 쉬는 틈에도 신문이나 인터넷에서 유머라도 찾아 외어야 직성이 풀린다. 勇 용이란 알고 있는 것을 표현하는 것이다. 자기 자리를 보존하기위해 틀린줄 알고도 참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또 자기가 알고 있는 지혜를 다른 사람에게 전달해야 한다. 그는 과장때부터 독서를 하다 참고가 될만한 좋은 내용이 나오면 메모를 했다가 동료나 부하직원들에게 전달하거나 강의를 했다고 한다. 嚴 자기관리가 철저해야 한다. 작은 것에 욕심을 내면 큰 것을 잃게 마련이다. 말많은 우리사회 풍토에서 고속 승진으로 인한 시기와 질투가 많았을 텐데도 아직까지 살아있는 것은 아마 자기관리가 철저했기 때문이라는 것을 짐작케한다. 그는 부도가 나는 날부터 지하철을 타기 시작해 요즘도 지하철을 타고 다닌다. 임원으로서 직원과 채권자들에게 책임을 통감하고 더욱 엄격해 지기 위해서다. 仁 부장때까지만 해도 ‘인’이라는 단어를 몰랐던 것 같다. 일 못하는 사람, 실수가 잦은 사람은 보기도 싫을 정도였다. 앞만 보고 뛰었던 탓이다. 그의 스트레스에 못이겨 그만둔 사람도 있었다. 훌륭한 리더는 ‘어떻게 하라’고 지휘를 하지 않는다. 잭웰치는 리더는 비즈니스의 어드바이저라고 하지 않았는가? 이해의 바탕위에서 리더쉽이 나온다. 진실! 혹은 대담? Q. 부도와 회생과정에서 얻은 교훈은? A. 첫째, 패션사업은 브랜드 사업이고, 브랜드 사업은 브랜드의 아이덴터티를 지켜야만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외형에 집착말고 브랜드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또 이를 지켜내려는 경영자의 의지가 필요하다는 교훈을 얻었다. 둘째, 이익의 극대화에 경영의 초점이 맞추어져야 한다. 이익이 없는 감성과 패션은 없다.

황상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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