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주주의 지분이나 기업 보유지분을 시간 외 대량매매를 통해 외국인 투자자들이나 국내 기관 투자자들에게 넘기는 블록세일이 늘고 있다. 기업상태가 우량하고 대주주 보유지분(우호지분)이 높아 주식의 유동성이 부족한 종목의 경우 대량매매가 유동성 확대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어지면서 주가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블록세일은 국민은행이나 우리은행과 같은 대형 우량 기업에만 국한된 이야기처럼 들렸다. 그러나 최근 에머슨퍼시픽이나 오브제, 에이블씨엔씨와 같은 중소업체나 중견기업의 주식까지 이러한 매매 방식을 이용하고 있다. 지난 17일 에머슨퍼시픽(전 미창:골프장 사업 및 피혁제조)의 경우 최대주주 보유물량 중 20만 주를 미국계 펀드로 넘겼다.
또 여성 정장 제조업체인 오브제도 지난 15일과 16일 양일에 걸쳐 37만 주(전체 발행주식의 6.8%)를 외국인 투자자에게 넘겼으며, 주당 매매 가격은 평균 6천500원 내외였다.
지난 3월, 화장품 제조업체인 에이블씨엔씨의 경우 보호 예수 물량 중 대부분을 블록세일과 같은 방식으로 외국인 투자자 및 기관 투자자에게 장내 매매를 통해 넘김으로써 보호 예수 해제에 따른 주식시장의 악영향을 벗어나기도 했다.
오브제는 대주주를 포함한 우호지분이 65% 이상을 차지해 실질적인 유동주식 수가 적어 주식시장에서 좋은 영향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 블록세일로 인한 유동성 확대가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교보증권 박종렬 애널리스트는 “이러한 블록세일이 오브제의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며 향후 영업실적이 턴어라운드 할 것을 기대한다”며 목표가격 8천원의 매수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 용어 설명:블록세일(Block Sale)
가격과 물량을 미리 정해놓고 특정 주체에게 일정 지분을 묶어 일괄 매각하는 것으로 일괄매매라고도 한다. 거래에 있어서 조건(옵션)이 붙기도 하며 5천 주 이상 거래에 적용한다.
블록세일의 최대 장점은 시장의 영향을 최소화한 가운데 지분 분산이 가능하다는 것. 주식 거래 시간 중 장중 거래보다는 마감 이후나 오전 동시호가 등을 이용해 대규모 지분을 거래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가격변동에 따른 부담이 줄어든다. 더욱이 이러한 블록세일의 경우 외국계 투자기관이나 국내 기관 투자자들의 우량 업체 지분 확보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 일반적인 관례여서 해외 투자 유치 및 기관 투자 유치와 같은 좋은 이미지를 심어줄 수도 있다.
또 기업의 대주주 및 내부 투자자들도 지분 매각에 따른 주가하락 및 수익 환수(대주주 개인 수익 확보)에 대한 부정적인 대외 인지도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이다. 단, 기업의 기업가치를 높이고, 성장 가능성에 대한 기업 IR(홍보)에 충실해야만 진행할 수 있는 전략이다.
정창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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