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년 전만 해도 한국은 제품의 판매처라기보다는 생산기지라는 인식이 더 컸습니다. 그러나 이제 한국은 소매업으로 자리를 잡기에 충분한 패션 마인드와 소비문화가 형성돼 있는 패션강국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이케 후카야 사장이 한국에 온 지 4년째. 온워드카시야마가 한국시장 진출을 위해 시장 조사를 하던 90년대 초반에 비해 한국 패션 시장은 매우 빠른 속도로 발전해왔다.
온워드카시야마가 국내에 첫 발을 디딘 것은 97년 6월. 그전까지만 해도 이케 후카야 사장은 한국 방문 경험이 전혀 없는 상태였다.
“처음 한국을 방문했을 때 너무나 놀랬습니다. 도시의 규모, 분위기, 발전 상태 등이 동경과 비교해 별 차이가 없을 만큼 상상 이상이었습니다”라고 말하고 “한국을 무시했다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한국을 방문해보지 않은 대부분의 일본인들이 저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라고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는다.
이케 후카야 사장은 동경 와세다 대학 경영학부를 졸업하고 온워드 그룹에서만 25년간 근무한 패션경영 분야의 베테랑이다. 한국 지사 대표로 그가 선정된 것도 한 국가에 한 기업의 입지를 구축하는데 패션 경영 분야의 전문가로서 가장 적절한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이케 후카야 사장은 온워드그룹의 해외 지사들을 총괄하는 국제사업부에서 2년간의 업무를 익힌 후 한국에 왔다. 한국생활 4년째를 맞고 있는 그는 현재 국내 패션계에서 한 단계 발전하기 위한 도움닫기를 시작했다. 97년 가을 국내 첫 선을 보인 「ICB」가 자리를 잡기 시작해, 국내 브릿지 시장의 터줏대감 역할을 하고 있으며 온워드 그룹의 간판 브랜드인 「장폴고티에」도 높은 인지도를 확보하며 빠른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 가을에는 「23구」 「페프럼」을 신규 런칭, 강남 상권의 패션 리더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파악해야죠. 온워드카시야마가 전개하고 있는 브랜드가 190여개에 달합니다. 이 중 한국 시장에 적합한 브랜드가 어떤 것인지를 선택해서 선보일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23구」와 「페프럼」은 전세계적으로 여성복의 캐주얼화가 트렌드인만큼 한국내에 진정한 여성 캐주얼 브랜드로 정착시키고자 하는 욕심이 반영된 브랜드다. 이케 후카야 사장은 요즘도 1주일에 두 번씩 한국의 패션거리로 시장조사를 나간다. 시장조사라기보다는 젊은이들을 구경하기 위해서다. 패션을 하는 사람으로서 고객들의 문화를 직접 체험해보지 않고 그저 책상에 앉아서 탁상공론이나 하는 경영자들을 이케 후카야 사장은 이해하지 못한다. 50을 바라보는 나이에 특별한 행사나 만남이 아니면 가죽바지에 가죽점퍼, 진 바지를 즐겨 입는 그의 패션 취향에서도 그의 경영 마인드를 알 수 있다.
그는 3이라는 숫자에 큰 의미를 부여한다.
“저에게 3이라는 숫자는 한 단계 올라서는 것을 의미합니다. 온워드 그룹에 입사했을 때 3일만에 사표를 내려고 했던 적이 있었죠. 물론 철이 없어서였겠죠. 그 후 3년이 지나 또 한번 사직서를 썼죠. 아마 과다한 업무에 대한 부담때문이었을 겁니다. 이제 30년을 바라보네요. 정년퇴직을 해야 할 시기인가요? 후후..”
온워드코리아도 이제 3년에서 4년으로 넘어가는 시기라는 것이 요즘 그에게 가장 절실하게 느껴지는 순간이다.
“지금까지는 신생업체로서 구체적인 숫자보다는 온워드라는 기업과 브랜드를 한국에 얼마나 널리 알리는가에 대한 평가만이 있었죠. 그러나 이제는 본사의 본격적인 경영 평가가 있을 것입니다. 한편으로는 부담감이 또 한편으로는 의욕이 생기죠.”
온워드코리아는 뉴욕, 캐나다, 상하이, 홍콩, 프랑스, 이태리, 영국 등 해외 지사 중 가장 짧은 역사를 지닌 어린아이에 불과하다. 그러나 온워드 본사의 한국시장에 대한 기대는 남다르다는 것이 이케 후카야 사장의 말이다.
“본사 임원들이 최근 자주 하는 말이 있습니다. ‘패션 비즈니스는 이제 아시아다’ 그만큼 한국 시장에 대한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한국으로 집중되는 시선과 관심을 얼마나 만족시킬 것인가 더 채찍질을 해야겠죠”
이케 후카야 사장의 목표는 국내에 온워드코리아 빌딩을 세워 이 곳을 전진기지 삼아 좋은 브랜드들을 더 많은 소비자들에게 선보이는 것이다. 최근에는 남성복 시장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어 온워드코리아의 다음 작품은 남성 브랜드가 될 확률(?)도 높아지고 있다.
.
김희연 기자
- Copyrights ⓒ 메이비원(주) 패션인사이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