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성훈 사장은 글로벌 맨이다.
해외 패션시장과 관련된 일이라면 그에게 질문을 던져도 막힘 없는 대답을 얻어낼 수 있을만큼 그는 안팎으로 무한대의 정보를 소유하고 있는 사람이다.
현재 그가 운영하고 있는 폴코리아도 그의 이러한 능력을 발판으로 한다.
폴코리아는 원사를 수출·입하는 회사다.
국내 원사는 물론 일본, 인도네시아, 대만 등의 원사를 미국, 유럽 등지에 판매한다. 지난해 매출액은 45억원. 국사장을 포함해 3명의 직원이 꾸려가는 회사인 것을 감안하면 인당 생산성이 매우 높은 회사이기도 하다.
국사장은 이를 ‘전문가들로만 짜여진 조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회사의 규모와 상관없이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가가 되야 한다는 것이 그가 늘 주장하는 것이자 또 자신의 사명이기도 하다.
최근 그의 이러한 사명을 펼칠 수 있는 장이 마련됐다.
패션 전문가 그룹 파비즈(FABIZ)가 바로 그것.
폴코리아를 운영하며 파비즈의 대표를 겸임하고 있는 국사장은 파비즈를 통해 국내 패션산업의 문화적인 환경부터 바꿔보고자 하는 욕심을 갖고 있다.
“거대 조직은 단기간의 실적이 중시된다. 따라서 창의성과 미션을 가진 인재들이 일하기 어려운 풍토가 될 수 밖에 없다. 파비즈는 각 분야의 능력자들이 주체가 되는, 또 그 능력을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해내는 회사로서 발전할 것이다."
각 분야에 흩어져 있는 인프라를 한 군데로 모아 시너지를 창출한다는 것.
이를 위해 파비즈는 소재, 디자인, 리테일, 마케팅, 영업 등 모든 패션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인 곳이다.
업무도 교육, 컨설팅, 라이센싱, 리크루팅, 커뮤니티 등 모든 영역을 망라한다.
이 중 국사장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CEO들간의 커뮤니티다. 자신과 자신의 회사안에서만 몸을 움츠려서는 발전할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파비즈는 CEO들이 한자리에 모여 커뮤니티를 구축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계획이다. 셀프 스터디 그룹을 형성해 공동발전을 꾀한다는 것.
“오픈된 마인드를 가진 CEO들이 아직은 많지 않다. 그러나 기업의 규모에 상관없이 새로운 시장에 도전하고 장기적인 비전을 갖고 있는 사람이 진정한 CEO 아닌가. 무엇보다 대외적인 경쟁을 위해서도 국내의 젊은 기업가들이 연대의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
그가 국내 패션시장을 바라보며 가장 안타까워 하는 것은 원사, 원단, OEM 등의 분야에서는 한국이 나름대로 경쟁력을 갖고 있지만 이 외의 분야에서는 아직도 후진국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지금 세계는 거대 패션 기업이 탄생하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안에서만 아옹다옹하며 내부 경쟁만을 하고 있다."
대외적인 경쟁을 위해서는 패션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는 국내 패션산업의 세계화라는 커다란 비전을 가지고 있지만 그렇다고 이상주의자는 아니다. 그는 현실주의자에 가깝다.
인터뷰 도중 걸려온 전화에 10여분이 넘게 친절히 응대를 해 준 국사장은 “외국은 단 몇 분의 전화라도 컨설턴트로서의 기능을 했다면 그에 합당한 보수를 요구한다. 하지만 국내는 그에 대한 보수를 지불해야 한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며 허허 웃기도 한다. “그만큼 보이지 않는 부가가치에 대해서는 개념이 부족하다. 그렇지만 이 또한 과도기라고 생각한다. 이를 조금씩 변화시키는 것이 해야 할 일 아니겠는가."
본인이 먹고 살 수 있는 탄탄한 바탕이 있어야 이 또한 가능한 일. 폴코리아는 이를 위해 톡톡한 효자 노릇을 하고 있기도 하다.
그는 지난 십수년간 코오롱이라는 대기업에 몸담고 있었다. 그가 해외 시장에 눈을 뜬 것도 코오롱상사 파리지사장을 역임했던 90년대 초·중반. 가장 최근에는 FIK의 원장을 지내기도 했다. 혹자들은 마케팅 전문가라고도 하고 또 어떤 이들은 해외 전문가라고도 한다.
그는 그의 이러한 경험이 향후 맞게 될 패션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확신한다.
국 사장은 “지금까지는 돈을 가진 큰 조직이 패션산업을 움직였다면 이제는 정보와 창의성을 가진 중소업체들이 시장을 주도할 것이다. 이를 위해 나를 포함한 소그룹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을 것"이라는 강한 의지를 표현하기도 했다.
김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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