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니트 시장이 확대되면서 경쟁 브랜드들도 생기기 시작했다.
어찌 보면 홀로 열심히 닦아놓은 길에 경쟁자들이 쉽게 들어섰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는 오히려 경쟁이 필요했다고 말한다.
“「말로」를 니트 브랜드 중 최고의 자리에 올려놓는 것이 현재 저의 목표입니다.”
최고가 되겠다는 그의 다짐은 어쩌면 지난 수년간 겪었던 실패의 경험에서 비롯됐는지도 모른다. 또 그는 그의 실패를 숨김없이 드러냄으로써 앞으로 더욱 알찬 경영을 하겠다는 약속도 함께 내놓는다.
그가 사업을 시작한 건 83년부터다. 이태리 등으로부터 원단을 수입해 국내 패션업체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그 당시만 해도 해외 원단을 수입하던 업체는 손을 꼽을 만큼 소수에 불과했다. 당시 가나는 원단 수입 업체 중 잘 나가는 회사에 속했다.
“언제까지 독보적인 존재일 수는 없죠. 해가 거듭될수록 원단을 수입하는 업체들이 늘어나고 그만큼 가격경쟁도 치열해졌습니다. 물론 이익도 박해졌구요.”
결국 그는 브랜드 사업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삼성물산서 6년간 니트를 수출한 경험 덕분에 당연히 니트 브랜드에 눈이 갔다.
“94년 「말로」를 처음 선보일 당시만 해도 캐시미어 소재가 뭔지도 모르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지금이야 캐시미어가 많이 대중화됐지만 당시 고급니트는 상류층 일부 사람들만이 입는 옷이라고 생각했죠”
94년 런칭한 「말로」는 이러한 이유로 자리를 잡는 데 2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96년경부터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가 조금씩 높아지고 또 고정고객들도 생기기 시작했다. 물론 고급 니트 시장이 확대되면서 경쟁 브랜드들도 생기기 시작했다.
어찌 보면 홀로 열심히 닦아놓은 길에 경쟁자들이 쉽게 들어섰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는 오히려 경쟁이 필요했다고 말한다.
“경쟁은 시장을 활성화시키는 원동력이죠. 100m 달리기를 한다고 해도 혼자 뛰어서는 절대로 기록을 갱신할 수 없습니다. 함께 뛰는 가운데 좋은 성적이 나오는거죠”
내기를 좋아한다는 그의 성격이 고스란히 묻어나오는 말이다. 그는 스스로 승부욕이 강한 사람이라고 했다. 골프를 치거나 혹은 다른 스포츠를 해도 그는 꼭 내기를 한다고 한다.
“패션업을 하면서 지금까지 3번의 실패를 경험했습니다. 어찌보면 욕심이 과했는지도 모르죠.” 수입가구, 호주 니트 브랜드, 독일 우븐 브랜드를 수입했다가 그는 한 시즌만에 혹은 1년만에 그만 둔 경험이 있다. IMF로 수입 업체들이 치명타를 입었던 지난 97년에는 1달러에 1850원까지 환율이 오른 탓에 손해보는 장사를 하기도 했었다.
“사람의 욕심이란 끝이 없습니다. 특히 경영자의 입장에서 사업을 확장하고 싶은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거겠죠. 그러나 지금 생각하면 여러 분야에서 조금씩 잘하는 것보다는 한 분야에서 확실히 잘하는 게 진짜라는 생각이 듭니다.”
3번의 실패로 그는 비싼 수업료를 낸 셈이다.
그는 현재 어떻게 하면 「말로」를 국내 최고의 브랜드로 만들까 외에는 다른 계획이 없다. “향후 5년간 「말로」 이 외의 브랜드에는 절대 관심을 갖지 않을 것입니다.”
그는 「말로」를 성장시키기 위한 5개년 계획도 세웠다.
“면세점 입점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5년간 목표는 FOB 기준으로 면세 1천만달러, 로컬 500만달러입니다. 현재 이태리 「말로」가 일본, 홍콩, 대만 등 아시아 지역에 10여개의 직영점 오픈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아시아 지역에 「말로」의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지게 되고 우리가 개설한 면세점도 일본, 홍콩, 대만인들로 붐빌 것으로 기대됩니다.”
가나통상의 직원들은 김종천 사장에 대해 한마디로 ‘정확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인터뷰 내내 웃음을 잃지 않으며 때로는 농담도 던졌지만 함부로 할 수 없는 깐깐함이 묻어났다. 그가 자신에게 늘 강조하는 말은 ‘정직함’, ‘약속’, ‘정확함’이라고 한다.
“약속을 지키지 않는 사람을 가장 싫어합니다. 반대로 얘기하면 저 또한 약속을 지키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죠. 유통과 브랜드와의 관계, 이태리 「말로」와의 관계 등 모든 것들이 약속을 지키는 것에서부터 시작되는 것 아닐까요?”
김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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