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의 욕구를 미리 예견할 수는 없지만 소비자들의 선택에 대해서는 늘 준비가 되어있어야 한다. 「빈치스벤치」도 그랬지만 「리즐리자」 역시 쉽게 폭넓은 고객들에게 접근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김삼중 에스제이듀코 사장은 45세인 지난 93년에 늦깎이로 패션 사업에 뛰어들었다. 남들이면 은퇴를 준비할 시기지만 김 사장은 경험도 부족하고 전문인력도 갖추지 않은 채 새로운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후 8년 동안 김삼중 사장은 직수입 브랜드 「ST듀퐁」을 비롯 라이센스 브랜드인 「이작」과 「모리츠」, 자체 브랜드인 「빈치스벤치」와 「굿럭」 등 5개 브랜드를 시장에 내놓았으며 이번 가을에도 「리즐리자」란 토털 패션잡화 브랜드를 새롭게 선보이는 등 의욕적으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신규 사업은 미래에 대한 준비라고 생각한다. 한 우물에만 매달려 전문성을 살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장의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을 통해 위험을 분산시키는 것도 필요하다. 어느 한 분야에만 안주하게 되면 그만큼 시장흐름에 둔감해지고 결국 시장에서 도태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김삼중 사장은 패션사업에 뛰어든 93년 당시 전자계산기, 전기면도기, 드라이어 등 몇몇 수입 전자제품에 대해서는 국내 시장의 5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갖고 있었다. 외형도 적지 않았지만 모든 영업이 홀세일로 이뤄졌기 때문에 적은 인력으로도 높은 이익을 낼 수 있었다.
“수익률은 좋았지만 총판을 통한 홀세일은 미래가 불투명했다. 대형 할인점의 출현과 지방 도매상의 부도로 시장성이 밝지 않다고 판단했다. 할인점 등 중대형 소매점과의 직거래 형태로 시스템을 바꾸는 한편 새로운 사업을 모색했다. 변화하는 사람만이 새로운 고객을 만날 수 있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해외 시장에 대한 정보가 많았던 김삼중 사장이 선택한 신규 사업은 해외 유명 브랜드의 수입이었다. 김 사장은 시장 조사를 통해 첫 번째 브랜드인 「ST듀퐁」을 들여왔다.
그러나 국내 시장 상황이 그렇게 만만하지 않았다. 사전에 백화점과 협의가 없었기 때문에 첫 시즌 재고는 고스란히 창고에 쌓아 두어야 했다.
“쉬운 길을 찾지 못했다. 그 동안의 사업 경험을 돌이켜 봐도 열심히 하는 것 외에도 쉽게 갈 수 있는 평탄한 길이 분명히 있겠지만, 내가 알 정도면 이미 다른 사람들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서툴고 빠르지는 않겠지만 모든 것을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에 하나씩 부딪혔다.”
두 번째 브랜드였던 「이작」은 당시 가죽 소재 일색이었던 국내 잡화시장에 신선한 바람을 몰고 왔다.
「빈치스벤치」는 자기만의 색깔이 뚜렷한 캐릭터 브랜드로서 3년째인 올해는 토털잡화 시장의 대표 브랜드로 자리잡고 있다.
「모리츠」는 할인점과 홈쇼핑을 겨냥해 출시했으며 지금은 월 3회 방영으로 7∼8천만원의 매출을 올릴 만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에스제이듀코는 올 가을에는 「리즐리자」를 새롭게 선보인다. 특히 「리즐리자」는 최근 패션시장의 주요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는 세련된 스포츠 캐주얼을 중심 컨셉으로 내세우는 등 의류 브랜드와의 코디네이션에 포커스를 두고 있다.
“소비자의 욕구를 미리 예견할 수는 없지만 소비자들의 선택에 대해서는 늘 준비가 되어있어야 한다. 「빈치스벤치」도 그랬지만 「리즐리자」 역시 쉽게 폭넓은 고객들에게 접근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최근 「A6」와 같은 세련된 스포츠 캐주얼의 강세와 ‘스니커즈’의 유행 등을 감안할 때 잠재고객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김삼중 사장은 인사, 영업, 관리 등 경영 전반에 대해서만 꼼꼼히 간여할 뿐 상품기획 등 전문 분야에 대해서는 깊이 관여하지 않는다.
“뒤늦게 패션시장에 뛰어든 이유도 있지만 가능하면 대부분 업무를 실무팀장들에게 맡기려고 한다. 시장의 발전을 위해서도 상품기획이나 영업, 마케팅 등 분야별로 전문지식을 가진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서 무엇보다 책임과 권한을 함께 부여함으로써 경영마인드를 심어주고자 한다.”
김 사장은 올 초 부서별 업무분장이 어느 수준에 이르면 브랜드 사업부별 독립채산제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직원들에게 발표했다. 또 브랜드별 성과에 따라 본사 직원은 물론 매장 판매사원들에게도 인센티브제를 실시할 방침이다.
정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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