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하기 한 학기 전 여름방학부터 업체에 입사해 디자이너 일을 시작했다는 정혜영씨는 1년 동안 세 군데 업체에서 막내 디자이너 경험을 쌓았다.
“작은 업체와 대기업에서 모두 경험했는데 나름대로 장단점이 있다. 대기업은 막내였지만 출퇴근 시간이 정확하고 복지가 잘 돼 있는 반면 결제 하나를 받는 데도 많은 시간이 결렸다. 반대로 작은 업체는 일의 양도 많고 몸은 힘들지만 많이 보고 배우게 돼 결국 다 내 것으로 흡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한다.
출근해서 디자인실 정리를 한 후부터는 피팅하는 것이 하루 일과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그녀는 평소에는 하루 30∼40벌 이상의 옷을, 품평회가 닥치면 하루에 200벌 정도까지 입고 벗는다. 많은 옷을 입고 벗는 것도 힘들지만 그보다 「윈」의 피팅 사이즈가 여느 업체보다 작아 44사이즈 반이라는 몸매를 유지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고. 또 6개월 먼저 기획, 피팅을 하기 때문에 반대 계절의 옷을 입어야 하는데 추위를 많이 타는 체질이라 겨울에 민소매 셔츠나 얇은 소재의 옷을 입는 게 여름에 모피를 입는 것보다 힘들다고 얘기한다.
그러나 “여기서는 단품류 위주로 하나씩 디자인을 하게 하는데 내가 디자인한 제품이 출고되고 판매가 될 때 가장 짜릿하면서 뿌듯하다. 또 디자인실 언니들이 바디에 입힌 것보다 내가 입으니까 더 예쁘다고 하는 말 한마디에 힘을 얻는다”며 두 눈을 반짝인다.
처음에 낯설고 생소하기만 하던 디자인이나 패턴에 사용되는 용어를 알아듣고 공감할 수 있게 되면서 차츰 성숙돼가고 있다고 느낀다는 그녀. 여성복 피팅 막내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 키도 살짝 속여서 말했다는 그녀에게서 일에 대한 열정과 당당함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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