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브랜드들이 ‘우리 브랜드는 고급스럽고, 섹시하고, 우아하고…’와 같은 수식어구로 자기 브랜드를 설명한다. 그러나 그런 수식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고유의 ‘철학’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성 캐릭터 브랜드 「에꼴드파리」를 전개하는 래만의 이영선 사장은 패션 브랜드는 철학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에꼴드빠리」라는 브랜드명은 1차 대전을 전후로 여러 나라에서 파리로 망명한 보헤미안 화가들을 일컫는 말이다. 모딜리아니, 피카소, 마티스, 보티첼리, 레체 등과 같은 ‘에꼴 드 빠리’ 화가들은 남과 다른 독특한 감각으로 자신의 감정을 자유로운 실루엣, 색채의 그림으로 표현했다. 「에꼴드빠리」도 개혁파 화가들의 작품과 같이 패션 트렌드를 리드하고 타 브랜드와 다른 개성을 갖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러기 위해 시즌마다 개혁파 화가들의 작품이나 예술품에 대해 공부하고 거기서 얻은 아이디어를 옷으로 새롭게 해석하는데 주력한다”고 덧붙였다.
이 사장은 대학을 갓 졸업한 25살 때부터 옷을 만들기 시작했다.
“대학에서는 경영학을 전공했다. 그러나 평양에서 양복점을 운영하셨던 아버지와 옷과 관련된 업종에 종사했던 주변인들의 영향으로 자연스럽게 옷 만드는 일을 직업으로 선택하게 됐다”
이 사장은 졸업 후 국제복장학원에서 패션 디자인을 공부하면서 개인 양장점을 운영했으며 지난 79년 롯데백화점 매장에 상품을 공급, 브랜드 사업에 발을 내디뎠다. 백화점에 내 놓은 상품은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으며 이에 힘입어 87년도 래만통상을 세우고 롯데백화점 PB 「위드 원(WITH ONE)」과 「아워스(OURSE)」 등을 전개했다.
90년 「에꼴드빠리」를 런칭했고 90년대 말 대구백화점 PB 「끌레드비」를 전개하는 등 다수의 브랜드를 런칭했다.
「에꼴드빠리」의 사장으로서가 아닌 ‘디자이너 이영선’으로서 그녀는, 몸이 2개라도 힘들만큼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 이 사장은 지난 99년부터 2년에 걸쳐 사단법인 대한 복식 디자인협회(KFDA)의 회장을 역임했다. 7년 전부터 1년에 2번 「에꼴드빠리」의 정기 패션쇼를 열고 있으며 지난해는 4번의 대형 패션쇼를 치렀다.
이 사장은 “쇼를 1회 치르기 위해서는 2달 가량을 집중적으로 행사에 매달리는 것이 보통이며 아이디어 구상, 소재 개발, 기획 등에 소요되는 시간을 모두 따지면 거의 6개월이라는 시간이 걸린다고 볼 수 있다. 옷 장사를 하면서 1년에 4번이 넘는 패션쇼를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간혹, 시간과 돈만 많이 들고 별 이득도 없는 패션쇼를 계속 하는 것에 대해 의아해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지속적인 패션쇼를 통해 한국의 패션이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은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옷을 오직 팔기 위해서만 만든다면 한국 패션은 제자리 걸음을 걷다가 결국 도태돼 버릴 것이다”고 말했다.
또 “패션쇼를 치르다보면 매장 관리에 소홀해지는 것은 사실이다. 따라서 디자이너와 경영인이라는 두 역할을 모두 잘 소화하는데 힘든 점도 많다. 그럴 때마다 유통관계자들이 외부에서 많은 활동을 하고 나름대로의 캐릭터를 지켜가려고 하는 디자이너 캐릭터 브랜드를 매출 중심이 아닌, 다른 관점에서 봐 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한다.
래만은 올 하반기 중저가 여성복 「코코아」를 새롭게 선보인다.
「코코아」는 10대 후반∼20대 초반의 영 고객을 타겟으로 한 영 캐릭터 캐주얼 브랜드. 일상복과 레져복으로 함께 입을 수 있는 편안하고 스포티한 감각의 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10∼20대 여성들의 옷차림이 캐주얼화 됐다. 멋스러우면서도 편안하게 입을 수 있는 옷을 중요시하는 여성들의 욕구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본다. 유럽 「프라다」매장에 여성스러운 구두대신 다양한 스타일, 컬러의 스포티한 운동화가 진열돼 있는 것을 봐도 이 같은 패션 트렌드를 읽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특히 저렴한 가격대의 옷을 파는 롯데 본점 9층의 경우에는 2층 여성복 매장보다 더 많은 고객들로 북적거린다. 「코코아」는 가격은 저렴하면서 편안하고 멋스럽게 입을 수 있는 상품으로 중저가 여성 영 캐주얼 시장에 입지를 구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코코아」는 올 가을 롯데 본점, 롯데 부산점, 마산 대우, LG 부천점, LG 구리점 등 6개 점포를 오픈할 예정이다.
래만은 올 하반기 새롭게 선보이는 영 캐주얼 「코코아」는 합리적인 가격대 상품으로 대중들을 고객으로 흡수하고, 캐릭터 브랜드 「에꼴드빠리」는 캐릭터를 한층 더 강화할 방침이다.
이 사장은 “올 하반기 「에꼴드빠리」의 고가 상품인 레드라벨 상품군을 25%에서 75%로 늘렸다. 이는 컨셉이 모호해지고 비슷한 상품 일색인 여성복 층에서 타 브랜드와 차별화하기 위한
엄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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