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 너무 많다. 8시 30분 출근 때부터 오후 7시 퇴근 때까지, 꼬박 10시간을 일해도 모자랄 지경이다. 섬유수출업 만을 하던 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다. 하지만 원래부터 일 하는 것을 좋아해 이 사업을 시작했고, 지금도 즐겁게 이 일을 하고 있다.”
신용관 사장이 크레송의 대표이사로 취임한지 벌써 7개월이 지났지만, 새로운 사업에 대한 그의 열정과 의지만큼은 처음 회사를 인수했던 그때와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그것은 그의 노력에 대한 성과들이 조금씩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올해는 약 5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작년에 비해 20%이상 신장된 실적이다. 내년에는 더 높은 신장률을 기대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그간 소홀했던 광고·홍보에 집중 투자해 조금 노후화 되어 있던 브랜드 이미지를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내가 취임 1년을 맞을 때쯤이면 회사도 자리를 잡아갈 것이다.”
한동안 업계에서는 신용관 사장이 크레송을 인수하는 것에 대해 우려의 눈길을 보내기도 했다. 수출업체를 경영해온 그가 내수업을 잘 해나갈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컸기 때문이다.
“국내의 제조업이 점차 어려워지면서 유통이나 물류산업 쪽으로 방향전환을 해야 할 필요성을 느껴서 이 일을 시작했다. 물론, 수출업과 내수업은 여러가지 면에서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다. 특히, 내수업은 수출업에 비해 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고 그에 비해 성과가 빨리 나오지 않는다는 점에서 어려움이 있다. 앞으로 배울 것이 많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는 옷의 품질에 대해서 만큼은 그 어떤 브랜드 못지 않을 자신감이 있었다. 검품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일본에 20년 가까이 수출을 해올 수 있었던 것도 뛰어난 품질 덕분이었다.
“도진물산은 올 한해 일본에만 1천 500만불 어치를 수출했다. 불량률은 0.38%에 불과했다. 그러나 우리 내수 상품의 품질관리 수준은 허술하기 짝이 없고 불량품도 그만큼 많을 수밖에 없다. 고가의 커리어 브랜드들의 불량률이 5% 이상이라는 것은 소비자들에게 부끄러운 일이다. 내년 한 해 동안 크레송의 제품 불량률을 1∼2% 이내로 떨어뜨릴 것이다.”
그가 회사를 경영하면서 가장 먼저 생각하는 것은 언제나 소비자다. 그래서 직원들에게도 고객을 만족시키고 최고 품질의 제품을 생산하는데 역점을 두라고 입버릇처럼 이야기한다.
품질향상과 소비자를 우선시하는 신용관 사장의 이런 경영 방침은 제품 생산과정과 생산현장을 살펴보면 잘 알 수 있다. 언제나 까다로운 점검을 마친 고급 소재만을 사용하고 모든 완제품들은 꼼꼼한 자체 품질검사를 거치게 된다.
크레송을 인수하면서 그가 가장 먼저 했던 일 역시, 하청공장들의 리뉴얼. 깨끗한 환경에서 좋은 품질의 제품이 생산된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는 지금도 제품을 만드는데 필요한 소재와 신제품은 직접 나서서 점검을 한다.
“남성복 브랜드인 「워모」의 제품은 직접 입어보면서 라인이나 패턴 등을 살핀다. 품질이 좋지 않은 상품은 바로 반품을 시킨다.”
신용관 사장은 크레송을 인수·합병하는 과정에서 기존의 직원들을 대부분 그대로 채용했다.
한식구가 되어가는 과정에서 어려운 점도 많을법한데, 그는 “직원들이 매우 성실하다. 내가 이것저것 잔소리가 많아서 오히려 직원들이 날 피곤해 할지도 모르겠다”며 직원들을 걱정한다.
“지금 단계에서는 팀웍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때문에 직원들의 원활한 업무 진행을 위해 결제 단계를 최소화하려 애쓰고 있다. 한동안 어려운 시기를 겪었던 직원들이 되도록 빨리, 안정된 분위기 속에서 업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이익을 직원들과 함께 나누는 회사, 이것이 나의 가장 큰 꿈이다.”
그는 얼마전 디자이너 6명과 함께 2002 S/S 컬렉션을 보기 위해 유럽에 다녀왔다. 그리고 모기업인 도진물산 전직원들에게는 연말 특별보너스로 해외여행의 기회를 주었다고 한다.
김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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