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영화보는 남자 ‘정·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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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구호/쌈지대표

2007-01-23 오후 5:00:28

그래픽 디자이너, 요리사, 아트 디렉터, 인테리어 디자이너, 패션 디자이너…. 다양한 직업을 거쳐온 카멜레온 같은 남자, 정구호. 그가 이번에는 경영자로서의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오는 3월, 주주총회를 거쳐 정식으로 쌈지의 대표 자리에 오르게 되는 그의 업무 스케줄은 벌써 빡빡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우리는 닮은꼴! 그는 쌈지와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됐을까? 정구호 씨는 이 질문에 “천호균 사장님은 행사가 있을 때 몇 번 뵙긴 했지만 개인적으로 인사를 한 적은 없었다. 구호&컴퍼니를 진행하던 중 천 사장님께 전화가 와서 처음 만나게 됐다. 그 때 이런저런 사업 계획을 얘기했는데, 서로 마음이 잘 맞아서 쌈지로 거취를 옮기게 됐다”고 답한다. 쌈지의 천호균 사장과는 ‘찰떡궁합’ ‘닮은꼴 콤비’라는 그. “한국에 와서 활동하면서 만나본 사람들 중 가장 마음이 열린 분 같다. ‘미국에서 오자마자 만났더라면 좋았을 걸’이란 생각을 자주 한다. 천 사장님은 모든 걸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문제점보다는 장점을 잘 보고 키워주는 스타일이다.” 꽉 짜여진 조직 속에 텀벙 뛰어들어온 그가 어느 정도 혼란을 겪지는 않았을까 싶지만, 그는 의외로 짧은 시간 동안에 적응을 잘 한 모양이다. 아니, 적응을 잘 했다기보다는 마치 잃어버렸던 제 반쪽을 찾은 듯 물이 오른 모습이다. 옆에서 듣고 있던 홍보실 팀장이 “알레르기 증상이 있는 것도 천 사장님과 똑같다. 하다못해 대표님이 이사올 때 꾸려온 짐들까지 원래 쌈지에 있었던 물건인양 비슷비슷한 분위기였다”며 맞장구를 칠 정도니…. 쌈지와 천호균, 정구호의 만남은 그 시작부터 경쾌한 느낌이다. 정구호 씨가 정식으로 쌈지에 출근하기 시작한 것은 작년 10월 1일. 아직 4달도 채 안 되는 기간이지만, 그는 “아직까지는 정말 행운이라고 해야할 정도로 잘 맞는다. ‘이건 좀 아닌데…’하는 부분이 하나도 없다. 마치 남의 집에 혼자 놀러와 있는 기분이 드는 회사도 있었는데, 쌈지는 그렇지 않다”며 특유의 설익은 웃음을 짓는다. 정구호, 이번엔 무슨 일을? 정구호. 그는 어떤 일이든 못하는 것이 없는, 자타가 공인하는 ‘다재다능한 일꾼’이다. 그래서일까? 이 곳 쌈지에 와서도 그는 일복(?)이 터진 모양이다. 그가 쌈지에 발을 딛자마자 「마틴싯봉」의 수입이 결정됐고, 「안나수이」 「타스타스」 등의 수입브랜드 전개도 활기를 띠고 있다. 백화점용 잡화 브랜드 「SSIOT」 런칭과 「쌈지스포츠」 리뉴얼도 맞물려 있다. “요즘엔 보통 8시나 8시 30분 정도에 출근한다. 일단 업무가 시작되면 회의와 결재가 반복되기 때문에 아침에 30분이나 1시간 정도 일찍 나와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면서 스케줄을 정리해놓는다. 저녁때 업무가 끝나는 시간은 정말 대중없다. 쌈지와 관련해서 만날 사람들도 많고…. 집을 회사 가까운 곳으로 옮길까도 생각 중이다.” 이렇듯 바쁘게 돌아가고 있는 일과 속에서도, 그는 쌈지 일 외의 또 다른 일을 맡고 있다. 영화미술과 현대무용 미술감독이 그것. 웬만한 사람은 감당하기 힘들 것 같지만, 그는 “이젠 여러 가지 일을 하는 데 익숙해졌다. 오히려 한가지 일만 하는 것보다 스트레스가 덜 쌓이는 것 같다. 어떤 일을 하면서 쌓인 스트레스는 또 다른 일을 하면서 잊어버리게 된다”고 말한다. 이것저것 해야할 일이 많지만, 그래도 지금 그의 머리 속을 가득 메우고 있는 일은 역시 ‘쌈지’다. 앞으로의 꿈이 무어냐는 기자의 질문에 망설임 없이 “쌈지의 전 브랜드가 각각의 분야에서 1위에 랭크되는 것”이라고 대답하는 걸 보면 말이다. 그는 또 “새로 선보이는 「SSIOT」도 빠르게 시장에 진입했으면 좋겠다. 「쌈지스포츠」 리뉴얼도 잘 됐으면 좋겠고…. 그러면 자연 주식 값도 오르겠지?”라며 쌈지에 대한 소망을 하나 가득 풀어놓는다. 결과물로 보여주겠다! 그와 쌈지의 만남에 대해서는 이래저래 말들이 많다. 그가 원래 소문을 휩쓸고 다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디자이너가 경영을 맡았다는 것에 여러 사람들의 호기심 어린 시선이 쏠려있다. 이들의 만남이 과연 성공적일까?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이들도 있지만, 부정적인 결과를 예측하는 사람들도 있다. 정구호 씨는 이러한 시선에 대해 “결과물로 보여줄 수밖에 없다”고 일축한다. 이전에는 청담동의 미니멀한 분위기를 앞세운 브랜드를 많이 했다면, 앞으로는 개인적인 취향보다는 회사의 컨셉에 맞춘 모습을 선보이겠다는 것. ‘믿을 수 있는 사람’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라는 얘기를 가장 듣고 싶다는 정구호. 그가 쌈지에서 일으킬 즐거운 울림을 기대해본다. 스피드Q&A 쌈지에 오기 전, 온 후의 생각은? 쌈지에 오기 전에는 「쌈지」와 「놈」이라는 브랜드 외에는 잘 몰랐다. 잡화 브랜드고 문화·예술 후원 등에 관심이 많은 회

조은희 기자
hope@fashioninsigh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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