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의 중심은 ‘사람’
이현선 상무는 삼성물산, 대하패션, 슈페리어, 대현 등 국내 내노라 하는 패션기업에 몸담았던 패션업계 중진이다. 패션업에 몸 담은지 올해가 21년째인 그는 ‘패션은 열정이 있어야 한다’는 말로 말문을 열었다.
“패션사업은 소비자를 상대하기 때문에 시장의 변화에 따라 웃고, 때론 울기도 한다. 전날 매출이 떨어지면 기분이 침체되고 새로운 틈새시장에 대해 얘기를 나누다보면 또 다른 열정이 생기기도 한다. 이러한 열정은 내가 하는 일을 진정으로 좋아해야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이 상무는 일에 대한 열정과 함께 소비자와 시장에 대한 치밀한 분석력을 동시에 갖춰야 한다고 말한다.
“패션업이 감성적인 측면이 강하다고 해서 디자이너나 MD, 사업부장이 감성적이어서는 안 된다. 변화 주기가 짧은 트렌드와 소비자의 입맛을 분석, 그에 따른 장단기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특히 개인이 맡고 있는 분야 외에도 다른 부서에 대한 노하우도 함께 갖춰야 한다.”
결국 패션업의 경쟁력은 열정과 전문성을 갖춘 ‘사람’에서 비롯된다는 것이 이 상무의 주장. 이 상무는 3년 전 성도에 왔을 때 외부 인력을 대거 영입, ‘분란’만 일으키는 것이 아닌가 하는 곱지 않은 시선을 받기도 했지만 변화에 대한 경영자의 분명한 의지가 있었기에 과감한 수술을 단행할 수 있었다.
“시장환경이 바뀌고 기업이 성장하면 개인도 그만큼 성장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기존 멤버들이 실력이 부족하다기보다는 너무 한 곳에 안주한 탓에 현장에 대한 감각과 긴장감이 부족했다. 기본적인 자질이 갖춰진 다음에는 한가지 목표를 향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의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이 상무는 열정과 의지가 있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늘어나면 기업의 분위기는 자연스럽게 바뀐다고 말한다.
‘패션 BEO’가 필요하다
이 상무는 스스로를 ‘BEO(Brand Executive Officer)’라고 말한다. 브랜드 운영 책임자에게는, 기업의 전반적인 경영을 책임지는 CEO와는 또 다른 역할이 필요하다고 한다. 상품기획, 영업, 소싱, 마케팅 등 브랜드 운영전반에 대한 노하우는 물론 전체 구성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나에게도 잘하는 것과 부족한 면이 있듯이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개인이 못하는 것을 나무라기보다는 잘하는 것을 칭찬하고 잠재된 자질을 발휘하도록 모티브를 제공해야 한다. 부족한 부분은 상호 보완할 수 있는 팀웍으로 커버해야 한다.”
조직 구성원들이 프로페셔널로 성장하고 팀웍이 이뤄지면 업무 시스템은 자연스럽게 업그레이드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이현선 상무는 개인이 직장에서 비전을 가지기 위해서는 성취욕과 원칙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최근 1∼2년새 성도는 정해진 연봉 외에도 사업부 및 개인의 업무성과에 따라 인센티브를 지급함으로써 또 다른 성취욕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맡은 임무를 완수했을 때 그에 따른 정당한 보상이 있어야 한다. 성과에 대한 합당한 평가와 보상은 또 다른 성취의욕을 부여해 줄 수 있다. 이처럼 구성원들이 신뢰할 수 있는 보상 시스템이 갖춰져 있어야 회사와 경영진에 대한 신뢰가 쌓일 수 있다.”
또 이 상무는 경영진과 마찬가지로 직원들도 ‘책임+α’를 할 수 있는 욕심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난 20여년간 일하면서 소비자 혹은 시장과 ‘게임’을 한다고 생각했다. 게임하듯 재미가 있어야만 열정이 뒤따라오고, 그리고 업무에 대한 노하우가 생긴다. 게임에 이기기 위해서는 관련 부서와 원활한 커뮤니케이션과 협력이 필요했다. 예를 들어 소재 디자인을 할 때에도 6개월 뒤에 완제품이 몇 장 팔릴 것이냐를 고민하면서 디자인해야 한다.”
나의 경쟁력은 현장감!
이현선 상무는 하루에 2번씩은 각 사업부의 상품기획실을 들른다고 한다. 또 일주일에 이틀은 백화점을 비롯한 판매현장을 돌아본다. 그리고 여성복, 남성복, 캐주얼, 아동복, 잡화 등 성도의 브랜드가 위치하고 있는 시장에 대한 작은 수치 하나도 놓치지 않는다.
“흔히 패션사업은 오너주도형이라고 한다. 그만큼 상품기획에서 판매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책임 있는 사람이 챙겨야 한다. 그러나 오너 경영자는 자금관리를 포함해 기업운영 전반을 컨트롤해야 하므로 브랜드 운영을 위한 방향설정, 사람관리, 효율관리 등을 책임질 수 있는 매니저가 필요하다. 특히 매니저의 생명력과 경쟁력은 현장에서 나온다.”
이현선 상무는 마흔여섯의 적지않은 나이지만 성도 내에서 누구보다 강한 열정을 내뿜고 있다. 그리고 그는 패션업에 종사하는 후배들에게 그러한 열정과 욕심을 전달하고 싶어한다.
정인기 기자
ingi@fashioninsigh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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