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리에서 「아르마니」 같은 브랜드가 첫 기성복을 선보인 후 수많은 브랜드가 뒤를 이어 출시되었고 자연히 경쟁도 치열해 졌다. 그러나 그 가운데서 연구개발에 끊임없이 투자한 브랜드들은 수 십년의 역사를 가지며 세계 시장에 진출해 있다. 좋은 브랜드라는 기준은 물리적인 시간이 아닌 얼마나 오랫동안 고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느냐에 따라 평가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난 1977년 ‘주식회사톰보이’로 출발한 성도가 창립 25주년을 맞았다. 성도는 국내 첫 내셔널 브랜드 「톰보이」를 비롯 「톰키드」 「코모도」 「제이빔」 「빔스아웃피터스」 「도니니」 「톰보이위즈」 「톰스토리」 등 8개 브랜드를 시장에 내놓는 등 국내 패션시장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지난 97년말에 찾아온 외환위기로 인해 회사가 부도 위기까지 몰렸지만 서초동 사옥을 매각하고 전환사채를 발행하는 등 임직원은 물론 협력업체, 대리점주들까지 동참해 위기를 벗어나기도 했다.
최형석 사장은 지난 25년동안 숱한 굴곡이 있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외환위기 때 직원들과 협력업체들이 보여준 ‘동지애’였다고 말한다.
“회사가 위기에 처했을 때 전직원들이 회사 사정을 이해해주고 뜻을 같이 해준 것이 가장 큰 힘이었다. 또 전환사채를 선뜻 사준 협력업체와 대리점주들이 없었다면 성도의 오늘은 있기 어려웠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분들에게는 지금도 고맙게 생각한다.”
성도는 외환위기 이후 사업부 단위로 조직을 재편했다. 사업부제는 이전에도 실시하고 있었지만 형식적인 사업부제에서 모든 의사결정이 사업부장 체제로 움직일 수 있는 조직으로 바꿨다. 또 외부 인사도 필요하다면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
“회사의 성장과 함께 한 사람들의 공로는 인정하지만 단순히 근무연차 중심의 인재관리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패션기업으로서 급변하는 시장흐름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서는 ‘스피드 경영’이 생명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결재를 최대 4단계로 줄였으며 브랜드의 운영은 철저히 사업부장 중심으로 운영되도록 했다.”
조직이 개편되면서 상당수 임원들이 회사를 떠났으며 각 브랜드에는 젊은 차·부장급이 사업부장으로 바꼈다. 젊고 경험이 부족한 사업부장들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는 최 사장이 직접 모든 브랜드를 챙겨야 했다. 하루 한 브랜드씩 매일같이 브랜드별 기획 및 영업회의에 참석했으며 사업부장들이 주체가 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유도했다.
“초기에는 실수도 많았다. 나 자신도 경험이 부족했지만 의욕에 넘친 젊은 사업부장들의 성급한 의사결정으로 상당한 손실을 입기도 했다. 그렇지만 3년이 지난 지금도 그 때의 결정이 적절했다고 생각하며 그로 인해 젊고 활기찬 회사로 변신할 수 있었다.”
사람은 ‘시기’도 중요하지만 ‘자리’가 사람을 만들어 준다는 것이 최 사장이 지난 3년간 경험을 통해 깨달은 경영지론.
최형석 사장은 패션사업에 몸담고 있으면서 늘 고민되는 것 가운데 하나가 전문 경영인을 통한 대기업식 경영의 가능성이었다고 한다. 최 사장은 스피드, 크리에이티브 등 오너 주도의 중소기업의 장점을 잃지 않으면서도 전문가에 의한 경영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패션 비즈니스의 핵심이 브랜드이고, 브랜드를 움직이는 핵심이 사업부장이라고 했을 때 사업부장이 전문 경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업부장이 전문 경영인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소신 있게 일을 할 수 있는 의사결정권과 보상체계를 함께 갖춰야 한다.”
성도는 올해 임원급에 대한 스톡옵션제를 도입한데 이어 내년에는 팀장급 이상에게, 2004년에는 모든 직원들을 대상으로 스톡옵션제를 실시할 예정이다. 투명하게 가져가는 ‘몫 돈’은 직장인으로서 소신과 보람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건강한 자극제라는 것이 최 사장의 생각이다.
최형석 사장은 성도가 25년 동안 한 우물만 팠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오래됐다는 것이 행여 관료적인, 혹은 고리타분한 이미지로 비춰지지는 않을까하는 조심스러움도 있었지만 오랜 전통과 역사가 성도만의 ‘저력’임을 강조한다.
“이태리에서 「아르마니」 같은 브랜드가 첫 기성복을 선보인 후 수많은 브랜드가 뒤를 이어 출시되었고 자연히 경쟁도 치열해 졌다. 그러나 그 가운데서 연구개발에 끊임없이 투자한 브랜드들은 수 십년의 역사를 가지며 세계 시장에 진출해 있다. 좋은 브랜드라는 기준은 물리적인 시간이 아닌 얼마나 오랫동안 고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느냐에 따라 평가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성도는 올해를 해외 진출 첫해로 삼고 있다. 올 초 미국에 유통법인을 설립해 본격적인 브랜드 수출을 타진하고 있으며 상반기에는 상해 이세탄백화점에 「톰키드」 1호점을 오픈했다. 지난달에도 대련과 상해에서 전시회를 가지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정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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