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가 캐주얼 브랜드들이 수익율을 올리는 데 초점을 맞추면서 매스밸류 유통으로 대거 옮겨가고 있다.
중저가 캐주얼 시장은 최근 4~5년 이상 양적인 성장을 위해 백화점과 밀월관계를 유지해왔다. 특히 롯데백화점은 2002년 본점 9층에 멀티플라자를 만들어 톡톡히 재미를 봤다. 이 결과 중저가 캐주얼브랜드의 볼륨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져갔고 연간 1천억원이 넘는 브랜드가 속출했다.
하지만 수수료가 36%선까지 올라가고 캐주얼 시장이 성장기를 거쳐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브랜드들은 수익율을 높이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특히 주요 백화점들이 하반기 MD개편에서 이지캐주얼 존을 상당부분 축소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실적이 좋지 않은 브랜드들은 일찌감치 수익형 유통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N브랜드는 올 초부터 매출 실적이 개선되지 않으면 하반기 MD에서 불이익을 받게 된다는 통보를 수차례 받았지만 매출을 올리기 위해 무리수를 쓰지 않았다. 예전 같으면 매출을 찍어서라도 퇴점을 면하기 위한 조치를 했겠지만 그렇지 않아도 밑지는 백화점 영업에 대한 미련을 두지로 않기로 했다.
이 브랜드 관계자는 “남게 되면 좋겠지만 밀려나더라도 굳이 무리해서까지 영업하고 싶지는 않다”며 “이 참에 아예 수익률이 더 좋은 매스밸류 유통으로 전환하기 위해 유통 관계자들과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C브랜드는 이랜드계열 유통기업에 올인(다걸기) 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2001?뉴코아아울렛과 까르푸를 포함한 52개 점포 가운데 절반만 입점하더라도 26개. 기존 가두점을 합치면 충분히 외형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에서다.
캐주얼 기업들이 분주하게 계산기를 누르고 있는 사이를 틈 탄 유통업체들의 주도권 싸움도 치열하다.
세이브존은 최근 화정점과 성남점 등 핵심점포에 대한 리뉴얼을 서두르고 있다. 매장을 고급스럽게 바꿔 상설할인 점포 이미지를 벗고 대중 백화점으로서의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서다. 브랜드 영업에도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또 이랜드 출신의 강명진 상무를 영입해 매입본부를 총괄토록 했다.
이랜드도 최종양 2001아울렛 대표가 캐주얼 업체를 직접 방문해 경영자들에게 이랜드를 지원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캐주얼 업체 임원은 “이제 백화점에 의해 브랜드가 끌려다니는 시대는 끝났다”며 “백화점에서 얻을 수 있는 외형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는 유통업체들이 생겨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을 충분히 활용한다면 외형과 수익률 면에서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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