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노블리어'는 MZ세대의 대표 셔츠 브랜드로 특히 리넨 셔츠가 인기다 |
이 회사는 패션 마케팅 에이전시 비즈니스가 전체의 60%를 차지했으나 올해 기업의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해 마케팅 에이전시 사업 비중은 20%로 줄이는 대신, 브랜드 사업 20%, 그리고 M&A를 통해 이를 60%로 확장할 계획이다.
그동안 마케팅 에이전시와 '마우이앤선즈' '로씨로씨' '모블러' 패션 브랜드 사업 투트랙 전략을 펼쳤던 레시피그룹은 지난 연초 '니티드', '아노블리어' 2개 회사를 인수했다. 레시피그룹의 BAMP 비즈니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 아이템 깡패 '니티드' '아노블리어' 인수
패션 뷰티 마케팅 에이전시로 화려한 명성을 자랑하는 레시피그룹이 BAMP 비즈니스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무엇일까?
주시경 대표는 "지난 12년 동안 80여개 패션 브랜드들의 마케팅 솔루션을 제안하면서 브랜드 사업의 근간을 마련했고 또 패션 브랜드를 직접 전개하다 보니 전략적인 회사 경영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그 동안 브랜드 빌더로서 이미지가 강했다면 이제 역량있는 기업을 M&A해서 전체적인 리빌딩 작업을 할 수 있는 컴퍼니 빌더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주 대표가 기존의 컴퍼니 빌더들과 차별점으로 내세운 것은 '특정 아이템에 대한 경쟁력이 있고 더불어 소싱 인프라가 강한 회사'를 기준으로 한다는 점이다.
이번에 인수한 '니티드(KNITTED, 대표 김홍일)'는 론칭 10년차로 무신사 플랫폼 내에서 니트 카테고리 1등 기업이다. 제품의 제작 장인이 되고자하는 모토를 가진 니트 브랜드로 모기업인 영진니트는 30여년의 니트 제작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 자체 생산 인프라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평균 4~5만원대 우수한 품질의 니트를 생산하고 있는 것.
또 '아노블리어'를 전개하고 있는 에이앤비(대표 최광민)는 셔츠 카테고리에서 확실한 경쟁력을 확보한 곳으로 리넨, 페이즐리, 스트라이프, 솔리드 셔츠 등 다양한 셔츠를 주력으로 선보인다. 레시피그룹은 에이앤비를 인수하면서 이곳 역시 생산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판단해 제조 자회사인 서온어패럴을 함께 설립했다. 서온어패럴을 통해 자사 제품을 연간 20만장 이상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생산 설비를 강화하고 있다.
주시경 대표는 "마케팅 전문회사로 성장하며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고 그들과 소통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다. 앞으로 엔드 유저인 고객의 니즈를 빨리 캐치하고 반영하는 브랜드가 성공의 키를 잡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하며 "하지만 여기서 그치지 않고 베이스를 공고히 하기 위해서는 생산 인프라가 강해야 한다고 판단, 국내에서 생산 인프라를 구축한 패션 종합 기업으로 성장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마우이앤선즈'와 레디의 시원한 조화가 돋보이는 협업 컬렉션(왼쪽), '무신사'에서 니트 카테고리 1위에 랭크되어 있는 '니티드' |
◇ SCM이 강한 BAMP 비즈 전문가로
레시피그룹은 2009년 패션 마케팅 에이전시로 시작했다. 당시 오프라인 마케팅 에이전시는 많았지만 SNS 및 콘텐츠 제작 등 브랜드 디지털 마케팅에 최적화된 곳은 레시피그룹이 대표적이었다. '파리게이츠' '와이드앵글' '게스' '노스페이스' '캉골' '에잇세컨즈' 등 쟁쟁한 브랜드의 디지털 콘텐츠의 뒤에는 레시피그룹의 노력이 더해졌던 것이다.
주시경 대표는 지난 2016년 브랜드 컨설팅과 별도로 프로젝트성 브랜드로 '키르시'를 론칭했는데 전략적인 브랜딩과 맞물리며 '키르시' 성공 신화를 만들기도 했다. '키르시'는 현재 대명화학에 인수됐고 레시피그룹 역시 별도로 대명의 투자를 받으면서 패션 사업을 본격적으로 펼치기 시작해 '마우이앤선즈' '로씨로씨' '모블러' 3개 브랜드를 단숨에 론칭했다. 디지털 마케팅에 최적화되어 있는 레시피그룹의 경쟁력과 온라인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이 엑셀러레이터 역할을 하며 3개 브랜드의 안착에 힘을 보탰다.
레시피그룹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지난해 컴퍼니빌더로서 확장을 계획하며 수많은 브랜드를 만났다. 그 중 최종 낙점된 브랜드가 '니티드' '아노블리어'인 것이다. 레시피그룹은 '니티드' '아노블리어'를 인수한 후 자사 강점인 콘텐츠 제작, 전략적인 디지털 마케팅으로 이미 더블 신장의 성과를 만들고 있다. '니티드'는 지난해 60억원 매출을 기록했는데 지난 3월 누적 매출이 40억원을 돌파했고 올해 120억원을 기대하고 있다. '아노블리어'는 전년 대비 3배 신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주시경 대표는 시장 예측과 이를 대비한 SCM 인프라 구축, 그리고 소비자 니즈를 캐치한 마케팅을 강화한 결과라고 말한다. 예를 들어 고객들이 감성적인 요소에 더 매력을 느낀다고 판단해 상세페이지의 섹션을 축소하거나 짧고 임팩트 있는 워딩을 사용하는 것 등 작은 변화가 이커머스의 구매전환율을 높인 비결이라는 것. 단 콘텐츠만 강한 브랜드가 아닌 SCM 인프라가 강한 그룹으로 성장하겠다는 것.
주 대표는 "김홍일, 최광민 대표는 둘 다 부친이 제조업 경험이 있어 생산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다.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은 브랜드 진입의 장벽을 낮췄지만 그들이 모두 소싱 경쟁력을 갖춘 것이 아니다. 우리는 소비자들의 니즈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해 니어 쇼어링으로 바꾸면서 엔드유저인 소비자와 제조 베이스, 처음과 끝이 모두 강한 기업이 되기를 희망한다. 앞으로 생산 인프라가 강한 회사, 아이템 경쟁력이 높은 브랜드, 특화된 유통이나 아트웍이 강점인 브랜드를 중심으로 인수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로맨틱 영캐주얼로 이미지를 어필하는 '로씨로씨' |
황연희 기자
yuni@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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