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국내 온라인 플랫폼의 성장세가 무섭다. 특히 온라인 패션 플랫폼 1위인 무신사는 올해 처음으로 거래액 1조원 돌파가 확실시 될 정도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무신사의 급성장엔 차별화 전략이 한 몫 했다는 분석이다. 국내 유망 스트리트 브랜드 전문 사이트로 자리잡은 후 국내에서 보기 어려웠던 해외 캐주얼 브랜드를 가장 먼저 선보여 1020 소비자들을 집중 공략한 것이 주효했다.
최근에는 온라인 중심의 스트리트 브랜드 외에 '내셔널지오그래픽' '아디다스' '휠라' '같은 제도권 파워 브랜드까지 속속 입점해 성과를 내고 있다. 여기에 무신사와 독점적으로 상품을 개발해 단독 판매하는 소위 '무신사 only' 전략을 구사하는 파트너 브랜드의 매출 호조가 힘을 보태고 있다. 이는 국내에서 전세대에 걸쳐 가장 많은 앱을 사용한다는 쿠팡도 뚫지 못한 1020 공략에 성공한 결과다. 최근 무신사에서 주목받고 있는 '내셔널지오그래픽' '골스튜디오' '쿠어' 등 3개 브랜드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집중 조명한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내셔널지오그래픽' '골스튜디오' '쿠어'
'내셔널지오그래픽' '무신사 only' 전략 적중… 매 시즌 히트상품 제조기
매 시즌 출시한 상품이 베스트셀러로 자리 잡으려면 상품에 대한 품질, 그 이상으로 브랜드에 대한 탄탄한 로열티가 중요하다. 한 가지 아이템을 히트 상품 반열 올리는 일도 쉽지 않지만 카테고리마다 히트 상품을 만드는 것은 더욱 어렵다.
카이만 덕다운 롱패딩, 코스토니 플리스 뽀글이 풀집업, 벨록스 맨투맨, 빅로고 백팩, 빅로고 반팔티까지 1년 사계절 내내 히트 상품을 탄생시키는 '내셔널지오그래픽 어패럴'의 얘기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이 만드는 상품마다 무신사 스토어 인기 랭킹을 점령하는 것은 물론, 오프라인 패션 업계에서도 단연 매출 톱을 달리고 있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은 '라이프스타일 아웃도어'라는 새로운 패션 카테고리를 개척한 브랜드다. 캠핑용품, 가방 등 잡화로 출발했지만 2016년 '내셔널지오그래픽 어패럴'을 론칭하고 의류를 비롯 신발, 스포츠 기능용품, 키즈라인 등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한발 한발 영향력을 키워온 '내셔널지오그래픽'은 론칭 3년 차인 2018년 연 매출 1000억 원대를 돌파한 후 2019년 2400억 원을 기록한데 이어 올해 3000억 원대를 바라볼 정도로 상승가도를 달리고 있다. 특히 지속가능한 패션 실천에도 앞장서고 있다. 지난 4월 그린티 티셔츠를 출시한데 이어 10월에는 100% 리사이클 원단으로 만든 '친환경 플리스'를 출시하고 수익의 일부를 멸종위기 동물 보호를 위한 내셔널지오그래픽 탐험가 활동 자금으로 지원하는 캠페인을 전개해 주목을 받았다.
내셔널지오그래픽
◇ 무신사와 손잡고 온라인·1020세대 집중 공략
이와 함께 무신사 입점을 시작으로 온라인 시장으로 빠르게 발을 넓힌 것도 성장 모멘텀에 한 몫했다. MZ세대 주요 소비 채널로 알려진 무신사에 상품 기획과 마케팅을 집중한 것이 시너지를 내며 매출은 물론 브랜드 고유의 색깔과 정체성을 제대로 알리는데 기여했다.
브랜드 관계자는 "단순 매출을 넘어 10~20대에게 브랜딩할 수 있는 온라인 채널을 고심하던 중 무신사와 만났다"며 "패션 노하우를 가진 콘텐츠 전문가들이 포진한 무신사를 통해 새롭고 다양한 콘텐츠를 시도해 보면서 MZ세대에게 브랜드의 가치와 스토리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MZ세대 소비 패턴이 한 눈에 파악되는 방대한 콘텐츠 데이터를 기반으로 선보인 무신사 단독(only) 한정 상품에 대한 성과는 곧장 매출로 이어졌다.
◇ 국내 넘어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도약
'내셔널지오그래픽'의 파죽지세 행보는 코로나 여파로 직격탄을 맞고 있는 패션업계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이 같은 성장세에 힘입어 탄탄한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며 독보적인 사업 전략을 펼치고 있는 내셔널지오그래픽은 키즈 라인 강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그 결과 키즈라인 오프라인 매장의 지난 10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46% 신장하는 기염을 토했다.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진출한 홍콩과 대만에서 시장 안착에 성공한데 이어 올 하반기에는 미국과 캐나다, 유럽지역에 제품 공급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는 등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골스튜디오
'골스튜디오' 스포츠 스트리트 시장에 혜성같이 등장한 슈퍼루키
진입 장벽이 높은 스포츠 의류 시장에 혜성처럼 등장한 브랜드가 있다. 축구 문화에서 영감을 얻은 스포츠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골스튜디오'가 바로 그 주인공. 브랜드 론칭 2년 차에 접어든 골스튜디오는 올해 무신사에서 전년 대비 2배 이상 매출 신장률을 기록할 정도로 상승세가 가파르다. 특히 론칭 초창기부터 올해까지 누적 22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 주위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고 있다.
◇ 브랜드 스토리텔링으로 마니아와 대중들 공감 이끌어
지난해 론칭한 '골스튜디오'는 전세계 42개국에서 발행되고 있는 글로벌 축구 매거진 '골닷컴'의 라이선스 브랜드다. 전 세계에서 오랫동안 대중적으로 사랑받고 있는 축구가 가진 상징성과 문화를 다양한 패션과 라이프스타일 상품에 담아 선보이고 있다.
'골스튜디오'를 전개하는 왁티는 글로벌 스포츠 마케팅 전문가들이 두루 포진한 스타트업 기업이다. 강정훈 대표는 뉴욕대 스포츠 비즈니스 석사를 수료하고 삼성전자에서 10여 년간 글로벌 스포츠 마케팅을 담당해온 전문가이며, 팀원들 역시 마케팅 분야와 스포츠 패션 시장에서 다년간 경험을 쌓아온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다.
이같은 풍부한 인적 역량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참신한 기획력과 차별화된 상품 전략이 구사한다는 것이 강점이다. 축구와 스포츠 문화 콘텐츠로 마니아층은 물론 대중이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형 마케팅과 상품 컬렉션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강 대표는 "왁티는 스포츠 컬처 콘텐츠를 만드는 기업"이라며 "골스튜디오는 축구에 담긴 문화와 가치를 담아내는 스트리트 패션과 경기장 밖에서도 멋지게 연출 가능한 패셔너블한 스포츠웨어를 제안하는 스포츠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라고 말했다.
'골스튜디오'만의 유니크한 브랜드 스토리텔링 기법과 감각적인 상품력은 20~30대는 물론 10대까지 아우르며 빠르게 입소문을 타고 있다. '골스튜디오' 로고가 새겨진 스트라이커 후디 2.0과 백로고 스웨트 셔츠 2.0의 경우 순식간에 데일리 패션 아이템으로 떴을 정도다.
지난해 유명 연예인들이 착용해 품절 대란을 일으켰던 '쉐르파 플리스'와 '리버서블 숏패딩' 역시 올겨울 새롭게 리뉴얼 출시하면서 또 한번 히트템 반열에 올랐다. 이제 '골스튜디오'는 무신사와의 본격적인 파트너십을 통해 상승세에 가속도를 붙일 방침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경계를 넘어 무신사가 '골스튜디오'만의 브랜드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최적의 채널이라는 판단에서다.
올해는 '고양이 축구단'이라는 유니크한 스토리텔링을 바탕으로 '매드카토스FC' 컬렉션과 젊은 아티스트들과 협업한 '크리에이터스 풋볼클럽' 컬렉션, 영국 프리미어리그의 '울버햄튼 원더러스FC' 콜래보레이션 상품 등을 잇따라 무신사 단독상품으로 출시하고 다양한 큐레이션 콘텐츠를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무신사와의 시너지 효과 덕에 골스튜디오는 전년 대비 매출이 2배 이상 신장하는 성과를 거뒀다.
◇국내외 투트랙 비즈니스 전략으로 글로벌 진출 박차
왁티는 최근 글로벌 축구사이트 골닷컴으로부터 '골스튜디오'의 글로벌 라이센스권을 획득했다. 이를 계기로 미디어를 제외한 패션, 라이프스타일 상품화에 날개를 달 것으로 전망된다. 또 이미 중국 시장에 진출해 성장세를 확인한 왁티는 일본, 유럽 등 해외 지사망을 통해 직접적인 비즈니스는 물론 국가별 파트너사를 구축하는 글로벌 비즈니스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국내 비즈니스 역시 본격적인 확장에 나선다. 20~30대 중심으로 전개해온 상품 구성과 마케팅을 더욱 정교하게 다듬어 Z세대인 10대와도 적극 소통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프리미엄 컬렉션부터 합리적 가격대의 신규 라인업, 기능성을 강조한 퍼포먼스 라인 등으로 세분화해 상품 스펙트럼을 폭 넓게 가져갈 생각이다.
오프라인 매장 확대에도 힘을 쏟는다. 올 하반기 대구 동성로점, 광고 충장로점, 스타필드 고양점 등 9개 단독매장을 오픈한 '골스튜디오'는 내년에도 오프라인 매장 확대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쿠어 |
'쿠어' 신상품 출시때마다 무신사 랭킹 도배… 코트와 니트 아이템 독보적
겨울철에 접어들면서 다운 재킷의 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쿠어'의 코트 상품은 잘 팔린다. 무신사 주간 랭킹 분석 결과 11월 2주차 아우터 랭킹에서 쿠어가 유일하게 코트로 10위권 안에 진입한데 이어 3주 차에는 주간 랭킹 1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2017년 론칭한 '쿠어'는 높은 퀄리티의 소재와 심플한 디자인으로 미니멀 감성을 추구하는 20~30대 젊은 층에게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옷이 가진 고유의 본질을 베이식한 디자인으로 담아내는 쿠어는 입을수록 애착이 가고 새로운 매력이 느껴지는 디자인을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옷을 만드는 것이 브랜드 철학이다. 따라서 화려한 스타일보다는 심플함의 가치를 강조해 최소한의 디자인으로 연출 가능한 미니멀한 무드를 추구한다.
◇2030 사로잡은 미니멀 스트리트 무드 매력적
'쿠어'의 차별화 포인트는 고감도 소재와 디테일을 놓치지 않는 기술력에 있다. 올 F/W 신상품으로 선보인 '쿠어 MTR 오버핏 더블 롱 코트'의 경우 최고급 모직 원단업체인 이탈리아 MTR社 원단을 사용, 탁월한 고급스러움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클래식한 디자인과 트렌디한 오버핏의 결합도 '쿠어' 코트의 인기 요인이다. 깔끔한 이미지가 느껴지는 발마칸 코트, 세련된 포멀 룩에 매치하기 좋은 더블 롱 코트 등 트렌디한 오버 핏 실루엣에 대한 반응이 좋다.
고감도 소재와 남성 코트를 전문적으로 생산해 온 쿠어의 감각적인 미니멀 디자인 노하우가 만나 완성도를 한층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여유있게 떨어지는 실루엣 덕분에 셔츠뿐만 아니라 니트, 스웨트셔츠 등 라운드넥 이너와 함께 매치하면 더욱 포멀하고 모던한 느낌을 연출할 수 있어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여기에 좋은 소재와 기본에 충실한 디자인으로 완성한 20가지 컬러의 탑필 캐시미어/울 라운드 니트도 '쿠어'의 자랑거리다.
◇ 무신사·자사몰에 집중… 내년부터 오프라인 매장 확대
'쿠어'는 자사몰과 무신사 위주로 판매하고 있다. 무신사와 '쿠어'의 메인 타깃이 20~30대 고객으로 일치하고, 무신사가 국내 최대 온라인 패션 스토어라는 점이 매력적이란 판단에서다.
또 하나는 무신사가 브랜드 '쿠어'를 고객에게 잘 전달해줄 수 있는 스토리텔링 기법이 탁월한 미디어 커머스이기 때문이다. 올 F/W시즌 내추럴 미니멀 컬렉션 발매와 함께 진행한 '무신사 쇼케이스'와 '무신사 특별전'이 대표적인 사례다. 쇼케이스는 무신사가 선별한 브랜드의 이야기와 스타일 화보를 영상과 음악을 접목시켜 선보이는 콘텐츠다. 이를 통해 내추럴 미니멀 컬렉션 화보를 감도 있는 비주얼로 선보여 다양한 스타일링을 제안한 것이 적중했다. 또 쇼케이스 기간 동안 함께 진행한 특별전 프로모션이 매출로 이어지는 상승작용으로 힘을 보탰다.
내년에는 오프라인으로 세력을 확대해 더 많은 고객들과 만날 계획이다. 지난해 11월 현대백화점 무역점에서 진행한 단독 팝업 스토어를 통해 오프라인 매장 진출의 가능성을 확인한 '쿠어'는 내년 2월 오픈 예정인 현대백화점 여의도 파크원 입점을 확정해놓고 있다.
김우현 기자
whk@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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