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광고에 대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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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27 오전 9:13:21

원래 필자는 광고 출신이다. 짧고 허름한 경력이지만 카피라이터를 시작으로 광고 AE까지 두루두루 해보았다. 아마 광고경력을 모으면 5년 정도 되지만 맡은 광고주(브랜드)를 본다면 30여 개는 족히 넘을 것 같다. 그래서 이 글은 광고 세계에 몸담고 있었던 광고 경력자로서, 그리고 광고 대행사를 운영하는 경영자로서 광고의 허와 실에 대해서 부담스럽고 솔직한 이야기를 하겠다. 어떤 면에서는 거의 양심선언과 같은 폭탄선언 수준이라고 생각된다. 호흡을 가다듬고. 5년 동안 톱 모델을 기용한 브랜드와 톱 모델간의 기억 환기도를 조사했더니, 불과 40% 이하의 점수가 나왔다. 물론 인기 연예인들을 기용하는 대부분의 패션 브랜드 또한 기억 회상도가 우리가 어림짐작하면서 막연히 기대하고 원했던 60% 이상을 거의 넘지 못했다. 항상 예외가 있듯이, 연예인 모델이 뜨면서 그리고 TV 드라마 협찬과 광고가 동시에 터지면서(?) 일시적인 브랜드와 모델간의 상관 인지도는 올라갔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거의 30% 이하로 모델 기억 환기도는 떨어진다. 이제 데뷔하는 대부분의 모델들은 1년 동안은 상식적인 계약으로 진행하지만, 일단 뜨게 되면 몸값을 거의 배 이상 올려서 다른 브랜드로 이동한다. 과연 인기 연예인 마케팅으로 뜬 브랜드가 몇 개가 있을까? 그 브랜드가 지금도 뜨고 있는가? 장기간 인기 연예인 모델을 사용한 브랜드의 고민은 연예인과 브랜드가 고착화되어서 연예인의 인기와 나이와 더불어 브랜드가 죽어가는 것이다. 궁금하면 지금 지고 있는 브랜드를 살펴보면 금방 알 수 있다. 패션 광고의 화보들은 대부분 해외 광고를 카피, 벤치마킹 혹은 참조하여 만든다. 좀더 정확히 말하면 「돌첸 앤 가바나」 캠페인이 좋으면 모두들 그렇게 따라한다. 모델까지도 똑같이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문제는 그런 브랜드들이 동시에 잡지에 나온다는 것이다. 비슷한 모델 그리고 비슷한 느낌과 포즈 그리고 비슷한 상품까지도 전형적인 브랜드 카니발(서로 죽이는 식인축제)에 들어간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브랜드가 이 브랜드 같고, 저 브랜드는 이 브랜드 같고… 그렇게 매체 비용은 날아간다. 이 두 가지의 광고 캠페인은 돈을 낭비하는 전형적인 상황이다. 그러나 이런 상황은 카피와 벤치마킹을 브랜드의 비전과 목표로 삼는 브랜드에게는 참으로 실속 있는 알짜 전략이다. 뜬 브랜드의 모델을 조금 비싸게 계약해서 그 브랜드의 후광 효과를 보고, 비슷한 컨셉을 광고와 상품을 따라해서 선점한 브랜드의 이미지를 나눠가지고… 만약 브랜드의 전략이 벤치마킹이라면 ‘적극 추천(?)’을 한다. 그러나 브랜딩이 목표라면 전면 검토를 권한다. 패션 회사에서 마케팅을 하는 사람들의 경력을 살펴보자. 일단 패션 회사이기 때문에 광고 홍보 인원들은 비주류에 들어가고, 그렇다고 부족한 능력의 보충을 위해서 광고 공부를 회사에서 지원받는 것은 극히 드물다. 광고 홍보 책임자들의 의견에 대해서는 경영자들은 불안해서 다수결의 원칙, 아니면 경영자의 취향과 스타일에 따라서 광고 시안이 결정되는 경우가 흔하다. 그렇다면 광고 담당자의 수준은 어떨까? 이런 잣대로 사람을 평가하는 것은 불쾌하기 때문에 다른 기준을 제안하겠다. 우리회사에서 가장 월급을 많이 받는 팀장은? 우리 회사에서 가장 전문지식이 많은 팀장은? 우리 회사에서 가장 출장을 많이 가는 팀장은? 우리 회사에서 가장 정보를 많이 살펴보는 팀장은? 우리 회사에서 경쟁 브랜드에 대해 누구보다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 팀장은? 그 사람이 디자이너 팀장인가, 아니면 마케팅 팀장인가, 아니면 MD장인가? 패션 회사에서 광고 홍보 마케팅은 주류가 아니다. 물론 지금은 마케팅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고, 많은 브랜드에서 필자에게 마케터를 추천해 달라고 하지만 경영자들은 광고에 대한 지식에는 거의 관심이 없다. 그들은 PPL을 잘해서 TV에 나오고 그리고 잡지에 좋은 면으로 앞에 나오고 그리고 톡톡 튀는 자극적인 이벤트에 더욱 관심이 높다. 광고 전략서에 대해서는 ‘겨울에 눈 내리는 소리’라고 치부해 버린다 (원고에 눈에 띄지 못하게 극단적으로 몰고 가는 얄팍한 광고 효과에 대해서 용서를 구한다) 「폴로」 광고를 기억해 보자.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한 것이 있을까? 변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행사가 4번이나 바뀌었지만 광고모델과 광고 이미지는 거의 비슷하다. 우리는 「폴로」와 비슷한 광고를 보면 단번에 ‘폴로 풍’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들이 돈이 없어서 광고를 이렇게 하는 것일까? 그렇다면 전혀 다른 쪽에 있는 「디젤」을 생각해 보자. 광고를 보면 항상 새롭다. 항상 자극적이고, 이런 주제로도 광고를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충격적인 것은 그 느낌이 매장에서도 그대로 연결되고 있다는 것이

권민 / 모라비안바젤컨설팅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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