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팔리면 할인폭을 높여서라도 소진해야죠.”
최근 주요 유통에서는 할인행사가 한창이다. 봄상품이 나오면서 겨울시즌 오프 상품을 일부 할인하는 것이라고 보기에는 정도가 지나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말이다. 여성복의 경우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50%까지 세일에 들어가 정상품을 이월상품가격에 판매하고 있는 브랜드도 있다. 롯데 본점을 비롯한 주요 백화점에서는 물론 노세일의 영업방침을 고수해 오던 갤러리아 압구정점에서도 10~30% 정도 세일을 하는 브랜드들이 눈에 띈다. 특히 직수입으로 전개되는 브랜드들도 판매가 저조하다고 판단되면 바로 세일에 들어가 예년과는 다른 양상이다.
갤러리아 압구정점 「욥」 매장의 한 판매원은, “예년 같으면 압구정상권의 특성상 세일에 큰 영향이 없었는데 올 겨울에는 세일에 들어가면서 손님이 조금씩 늘고 있다”며 “봄 상품이 일부 출시되고 있어 겨울상품 가운데 비인기 아이템은 30%까지 세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수입브랜드의 판매원은, “선기획에서 물량을 많이 오더한 상품의 경우 세일을 해서라도 시즌 안에 소진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며 “사실 30% 정도 세일을 해도 가격이 싼 것은 아니기 때문에 손님수가 늘어나기보다 객단가를 높이는 방안이 더 쉽다”고 말했다.
이렇다 보니 국내 브랜드의 사정은 더욱 심각하다.
신세계 강남점의 한 판매원은, “옆 매장에서는 고별전을 하고 있고 대부분의 브랜드들이 세일을 하고 있어 정상으로 운영되는 매장에는 손님의 발길이 많이 줄어든 편”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지난 2일부터는 정기세일이란 명목으로 전국 백화점들이 또 세일에 들어갔다. 롯데·현대·신세계 등 주요 백화점들은 오는 18일까지 17일 간 바겐세일을 진행하며, 지방 일부 점포들은 21일까지 세일을 계속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세일기간 중에는 올 겨울 판매부진으로 인해 골칫거리로 전락한 더플코트, 다운류와 트렌치코트 등을 특별기획전으로 열어 소진율 높이기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 영업 담당자는, “겨울상품 소진율이 30%도 채 안 되다 보니 남은 겨울장사에서 최대한 소진율을 끌어올려야 한다”며 “대부분의 브랜드들이 이번 백화점 행사에 상품을 대거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백화점뿐 아니라 가두점에서도 세일폭을 높여 소진율을 높이려는 브랜드들이 대다수다. 「크로커다일레이디스」와 「프레드릭까스떼」와 같이 대리점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는 브랜드들의 경우 세일 폭을 30%에서 50%까지 높였다.
업계 관계자들은, “겨울에 만든 상품을 빨리 소진해야 현금화할 수 있기 때문에 업체에서도 궁여지책으로 세일폭을 높이고 있다”며 “50%까지 가격을 다운시키면 중저가 브랜드의 경우 남는 게 없다”고 말했다.
백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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