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아 아이러브핑크
인터넷 의류 쇼핑몰의 운영자는 보통 두 가지 부류로 나눌 수 있다. ‘패션인 기질을 가진 사람’과 ‘사업가 기질을 가진 사람’이다.
아이러브핑크의 주인장 최선아 씨는 타고난 사업 감각을 지닌, 후자에 훨씬 가까운 사람이다. 최씨는 대학교 1학년 때 인터넷 과외 중개로 일주일 만에 120만원의 소득을 올리고 처음 전자상거래의 가능성을 체험했다.
2002년 본격적으로 인터넷 사업에 뛰어든 후, 수입 화장품 공동구매 카페로 오픈 2달 만에 옥션 화장품 판매 부문 1위를 차지했다. 그러다 2004년에 업종을 전환하여 의류 판매를 시작했고, 그해 9월 자본금 300만원을 들여 20대를 겨냥한 의류 쇼핑몰 아이러브핑크(www.ilovepink.co.kr)를 열었다. 아이러브핑크는 오픈 1년 2개월 만인 지난해 11월, 월매출 1억이라는 기적을 만들어냈다.
“집안 사정이 어려워져 용돈벌이용으로 해오던 것을 사업으로 시작하게 되었죠.” 혼자 맨손으로 시작했던 것이 이제는 정직원만 7명인 회사가 되었고, 하루 방문자 수는 9천여 명에 달한다. G마켓, 옥션, 야후, 아이해피 등 다수의 온라인 마켓에도 진출해 있다.
올해로 26세인 최선아 씨의 본업은 대학생. 이화여대 경영학과에 재학 중인 그녀는 일주일에 세 번씩 수업을 들으러 학교에 가는데, 노트북을 들고 다니면서 틈틈이 업무를 본다. 인터넷 쇼핑몰이기에 가능한 운영방식이다. 이런 전자 상거래에 대해 최씨는 제법 경영학도다운 분석을 내놓는다.
“온라인 쇼핑몰은 인터넷 인프라만 구축되어 있다면 거리, 시간의 제약 없이 어디에서든 24시간 쇼핑이 가능하죠. 홍보만 된다면 오프라인보다 규모의 경제를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해요. 2000년에 전자상거래 수업을 들을 때만 해도 온라인 의류 쇼핑몰은 사업성이 높지 않다는 분석이 나왔죠. 입어볼 수 없다는 건 판매자나 소비자 모두에게 큰 단점이니까요.” 하지만 그녀의 생각은 달랐다. 인터넷 마켓은 오프라인보다 제품의 매력을 더 정확히 어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직원이 제품마다 일일이 설명을 해주기 어렵지만 인터넷에선 가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녀는 학교에서 배우는 이론과 실전에서 습득한 노하우로 ‘진짜 공부’를 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그녀는 자신의 쇼핑몰이 여기까지 온 것이 자신이 패션을 전공한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전공자가 아니기 때문에 평범한 고객의 눈높이에서 누구나 쉽게 입을 수 있으면서도 입으면 예뻐 보이는 옷을 고를 수 있었다는 것.
어린 나이의 그녀가 이뤄낸 쇼핑몰 성공이 무엇보다 기뻤던 것은 집안 경제에 보탬이 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얼마 전에 가족들과 외식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노점에서 사과를 파는 걸 보고 어머니가 그러시더라고요. 2004년인가 쇼핑몰 막 시작했을 때, 어머니께서 사과가 그렇게 드시고 싶으셨대요. 그때 사과 값이 정말 비쌌거든요. 예전에 냉장고에 쌓아놓고 있을 땐 잘 드시지도 않으셨는데. 그래서 그땐 ‘나중에 추석에 시골 내려가면 많이 먹고 와야지’ 하셨다는데, 지금은 이렇게 가족끼리 외식도 하고 너무 좋다고 그러시더라고요. 그땐 정말 눈물이 찔끔 났어요.”
눈물을 글썽거리는 그녀의 얼굴에선 자신의 땀과 노력으로 얻은 승리자의 뿌듯함이 엿보였다. 사업체를 운영하고 싶어 경영학과에 갔다는데, 그렇다면 그녀는 이미 꿈을 이룬 것은 아닐까. 이 야무진 젊은 사장님이 새롭게 그리는 미래는 무엇일까 궁금했다.
그녀는 자신의 궁극적인 목적은 ‘존경받는 경영인’이 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제가 디자인한 옷도 선보이고 싶고, 조금 다른 분야의 사업도 구상하고 있어요. 그렇게 큰 돈을 벌게 되면 꼭 좋은 일을 하고 싶어요. 교육 분야에 관심이 많거든요.” 이런 식으로라면, 20년 뒤쯤엔 우리는 ‘최선아 장학재단’을 보게 될지도 모르겠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그녀가 그 전까지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란 사실이다.
이현정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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