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지형도를 바꾸고 있는 ‘공유오피스’가 패션시장에도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공유오피스는 집기나 휴게 자원을 여럿이 나눠 쓰는 사무공간이다. 접근성이 좋은 도심 대형 빌딩에 위치해 있으면서도 보증금이나 월세 부담이 적어 1인 기업이나 소규모 창업자들이 주로 입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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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기업 중에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이 포문을 열었다. 지난달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패션 특화 공유오피스 ‘에스아이랩’을 오픈한 것. 이 곳은 크리에이터, 스타트업, 프리랜서 등 패션산업 종사자들에게 월 회비 15만원을 받고 테이블, 소파 등의 업무공간, 커피머신과 냉장고 등 편의 시설을 제공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강남 노른자위 빌딩에 공유오피스를 연 것은 자사 콘텐츠와 아이디어를 발전시킬 수 있는 인적 네트워킹에 대한 필요성 때문이다. 젊고 유연한 콘텐츠 생산자들을 연결하는 지원 허브가 되어 신규사업을 추진할 때 공유오피스 회원들과 협업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국내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 대부분이 1인 창업으로 시작하고, IT 기반 패션 스타트업이 늘고 있기 때문에 공유오피스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공유오피스 시장 규모도 급격하게 커지는 추세다.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서비스 기업인 CBRE코리아의 자료에 따르면 국내 공유오피스 공급 면적은 지난해 기준 18만1500㎡로 2016년 대비 2배나 늘어났다. 특히 외국계 공유오피스 기업이 공격적으로 확장, 2016년 9월 국내사업을 시작한 ‘위워크’의 경우 현재 6개인 지점을 올 9월까지 10개점으로 늘릴 계획이다. 임대규모가 크고 기간도 길어 건물주 선호도 역시 높은 것으로 알려진다.
패션, 유통기업들의 경우 공유오피스를 임대사업 수익모델로 바라보는 것을 경계하지만 부동산 전문기업과 비교해 패션에 특화된 네트워킹과 지원 서비스 등의 장점을 어필하고 있다.
박승석 신세계인터내셔날 기획담당 상무는 “패션대기업으로서의 자원을 스타트업과 개인, 대기업과 스타트업, 개인과 개인이 함께 성장하고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공간과 환경 조성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넥스트데이 메인 라운지 |
‘무신사’를 운영하고 있는 그랩도 다음달 서울 동대문에 위치한 현대시티아울렛 4개 층에 7272㎡(약 2200평) 규모, 최대 1200명이 입주할 수 있는 공유오피스 ‘무신사 스튜디오’를 오픈한다.
그랩은 소규모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의 활약이 ‘무신사’의 성장 기반인 만큼 '무신사 스튜디오'의 기능을 창업 초기 패션기업의 정착을 돕는데 맞췄다고 밝히고 있다. 서울시의 신인 디자이너 인큐베이팅 시설인 ‘서울패션창작스튜디오’처럼 사무공간 외에 공용 패턴실, 샘플룸, 쇼룸 및 프레젠이션 라운지, 촬영 스튜디오 등 패션사업에 필요한 시설을 모두 갖췄다. 이 공간을 사용하려면 전용 앱을 사용해 간단하게 사전 예약만 하면 된다.
태평양물산은 올 3월 서울 구로디지털단지에 공유오피스 ‘넥스트데이’를 오픈했다. 현재 이 곳에는 30여 개 기업의 150여 명이 입주했는데, 입지 특성 상 IT 분야 스타트업이 다수를 차지한다.
태평양물산이 이야기하는 ‘넥스트데이’의 강점은 사무 공간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입주사의 성장을 돕는 플랫폼 역할에 충실하다는 것이다. 재교육에 비용을 들이기 힘든 입주사들을 위해 무료 공개강연을 기획하는 한편, 정부지원사업 멘토링과 세무·법률·특허상담 등 행정서비스도 지원한다. 앞으로는 입주사들이 서로 아이디어를 공유해 새로운 사업의 기회를 모색하도록 정기적으로 네트워크 파티도 열 계획이다.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들과 다수의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크라우드펀딩기업 와디즈의 경우 현대카드의 공유오피스 ‘스튜디오 블랙’과 제휴를 맺고 입주사들에게 펀딩 수수료를 할인해 주기로 했다. 또 와디즈에서 펀딩을 진행한 기업이 공유오피스 입주를 원할 경우 회비도 할인해 준다.
무신사 스튜디오 |
이채연 기자
leecy@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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