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 속에 살다’간 에스티 로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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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 선정, 영향력 있는 비즈니스 귀재 20인에 선정돼, 화장품 왕국 에스티로더사 창업주, 향년 97세로 사망

2006-03-13 오전 10:15:18

화장품업계의 여걸 에스티 로더 여사가 97세를 일기로 생을 마감했다. 사인은 심장마비로 밝혀졌다. 삼촌 집 부엌에서 직접 제조한 페이스 크림을 팔면서 화장품 사업을 시작한 에스티 로더(본명:조세핀 에스터 멘처)는 뉴욕 퀸스에 첫 번째 사무실을 열었고 크림 외에 아이섀도, 립스틱, 페이스 페이더 등 취급 품목을 넓히면서 사업의 기틀을 다졌다. 이후 1953년 향수전문점 「유스듀(Youth Dew)」를 런칭하면서 전방위 화장품업체의 면모를 닦았고, 1964년에는 남성용 애프터세이브 마켓을 타겟으로 한 「아라미스(Aramis)」 라인을 런칭, 여성용 화장품에 국한되었던 사업구조를 남성용 화장품 시장까지 넓히는 등, “하루라도 물건을 팔지 않은 날이 없고 하루라도 개발을 하지 않은 적이 없다”는 그녀의 진취적인 이미지를 실천했다. 1998년 <Time>지는 전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비즈니스 귀재 20인에 여성으로는 유일하게 에스티 로더를 선정, 여성 사업가의 선구자로 걸출한 상품 제조 및 경영 능력을 지닌 그녀를 칭송한 바 있다. “이 세상에 못생긴 여자는 없다. 단지 가꾸지 않거나 자신의 매력을 믿지 못하는 여성이 있을 뿐(There are no ugly women-only women who don’t care or who don’t believe they are attractive)”이라는 그녀의 표현에서 보듯 에스티 로더는 “여성의 미는 가꾸는 것(Beauty is an attitude)”이라는 적극적인 이미지의 여성관을 가진 선구적인 인물이다. 또한 그녀가 죽음으로써 미스터리로 남은 페이스 크림 제조법에서 보듯 뛰어난 상품 제조기술을 갖춘 공부하고 연구하는 여성이었다. 게다가 그녀는 직접 발로 뛰면서 소비자의 욕구에 맞는 제품을 개발하고 백화점 일변도의 유통망을 위로는 ‘해로즈(Harrods)’, ‘갤러리라파예트’ 같은 업마켓까지, 아래로는 드럭스토어를 위시한 매스마켓까지 세분화하여 다양한 고객층을 포섭한 전략적 사업가의 면모를 갖추고 있었다. 특히 타겟층의 성향에 맞춰 ‘에스티로더(Estee Lauder)’,‘클리니크(Clinique)’, ‘아라미스(Aramis)’, ‘프리스크립팁스(Prescriptives)’ 등 라벨을 세분화시키고 가격과 속성을 차별화 시켜 고객 포섭 범위를 넓힌 그녀의 뛰어난 마케팅 감각은 오늘날 「에스티로더」를 세계적인 화장품 자리에 올려놓은 결정적인 요인이었다. 여기에 유럽의 왕가와 상류층, 연예인들과의 교분과 친분을 적극 개척하며 브랜드 이미지 고양과 선전 장치로 활용하는 마케팅 수완이 접목되면서 「에스티로더」는 공히 ‘여성들에게 갖고 싶은 브랜드’라는 환상을 심어주는 데 성공을 거두었다. 사고로 사망한 그레이스 켈리 모나코 왕비는, “생전에 만난 적도 없는 에스티 로더라는 사람이 계속 선물을 보내오고 있다”면서 그녀에 대한 호기심을 드러냈고, 곧 제품의 애용자로 변신하는 등 「에스티로더」의 살아 있는 광고판 역할을 하기도 했다. 1983년 남편이 사망한 후 선교 및 자선활동에 몰두해 온 에스티 로더는 1994년 엉덩이 골절상을 당한 후 좀처럼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프리기프트(Free gift)’ 판매방식을 화장품업계 전반에 드러내고 유명인을 내세운 광고를 트렌드로 만들어내며 여성의 아름다움을 적극적으로 전도한 에스티 로더는 이제 향기 속에 사라졌다.

예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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