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DK, 소통의 부재 문제 삼아 보이콧 선언…11% 찬성

2015 S/S 서울패션위크 참가 거부를 결정한 CFDK가 지난달 30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
서울패션위크가 또다시 쟁점으로 부상했다. 올 가을 서울패션위크 참가 브랜드 모집 하루를 앞두고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이하 CFDK)가 참가 거부를 선언하고 나서면서 행사에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서울패션위크를 주관하는 서울디자인재단(이하 재단)은 앞서 참가기준 변경 및 참가비 인상에 대해 디자이너들에게 고지한 바 있다. 재단측은 다양한 디자이너 및 패션 전문가들의 의견을 청취해 더 나은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하는 차원에서 내렸으며, CFDK가 주장하는 것처럼 일방적인 결정이 아니라고 밝히고 있다.
이 같은 설명에도 불구하고 CFDK는 패션 디자이너 연합회의 대표격인 본회와 상의도 없이 변경한 룰을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것에 대해 납득할 수 없다며 강경하게 의사를 표출하고 나섰다. CFDK는 지난달 26일 회의 끝에 2015 S/S 서울패션위크 참가 거부를 결정 짓고 30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했다.
기자회견장에서 이상봉 CFDK 회장을 비롯한 소속 디자이너들은 가장 큰 문제는 “소통의 부재”라며 “서울시와 서울디자인재단에서 함께 의견을 개진할 의사를 밝힌다면 보이콧을 철회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재단과 CFDK의 주장을 주요 쟁점에 따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쟁점1. 과도한 참가비 인상, 필요한가?
재단: 기존 1000석 규모에 400만원, 700석 규모에 250만원을 받던 참석비를 2016 S/S 서울컬렉션부터 각 1000만원과 700만원으로 인상하겠다. 이는 서울시 출연금이 줄어든 반면 홍보나 바이어, 시설 등에 대한 요구 수준은 높아짐에 따라 기존의 참가비만으로는 서울패션위크를 제대로 운영하기 힘들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이다.
재단측은 인상된 참가비에 대해 여전히 글로벌 패션위크 대비 현저히 낮으며 주최측 투자비의 15%에 불과한 수준이다.
서울패션위크는 전 세계 프레스와 바이어를 대상으로 하는 프로페셔널한 행사인 만큼 이 정도의 참가비는 낼 수 있는 비즈니스 기반을 갖춘 디자이너들만 참가해야한다.
CFDK: 행사 개최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갑자기 참가비를 2배 이상 인상하니 디자이들로서는 당혹감을 감출 수가 없다. 게다가 지금은 메르스 파동으로 인해 패션을 비롯한 산업 전반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점이 아닌가.
특히 이번 인상안은 이제 막 제너레이션넥스트(이하 GN)를 통해 데뷔를 마친 신진디자이너들에게는 엄청난 부담으로 다가올 것이다.
쟁점2. 신진디자이너의 진입 장벽이 높아졌다?
재단: 신진디자이너의 등용문이라 불리는 GN은 종전과 같이 참가비를 받지 않을 예정이다. 또한 GN은 3회까지 참가가 가능하므로 신진이 자신의 가능성을 펼쳐보이기에는 충분한 기회로 판단된다.
CFDK: 패션디자이너는 데뷔 후에도 짧게는 5년에서 길게는 10년까지도 신진으로 불리운다. 그만큼 자리를 잡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제 막 발걸음을 뗀 이들이 700만원에 달하는 큰 비용을 어찌 부담한단 말인가.
쟁점 3. ‘경영일치’ 조항은 패션업의 성격을 무시한 것?
재단: 이번 행사부터 개별 디자이너와 기업 디자이너를 철저하게 구별할 것이다. 서울패션위크는 어려운 비즈니스 환경속에서도 열심히 사업을 이끌어가는 디자이너들을 인큐베이팅하고 후원하기 위해 마련된 만큼, 이미 자본력을 갖춘 기업에게는 혜택을 부여하기는 어렵다.
CFDK: ‘샤넬’의 디자이너가 칼 라거펠트이듯 수많은 패션 디자이너 브랜드들이 디자인과 경영을 분리해 운영하고 있는 시대에 ‘사업자 대표 또는 공동대표인 디자이너만 신청 가능하다’는 조항은 내미는 것은 패션업에 대해 이해가 부족해서 비롯된 결과로 해석된다.
이밖에도 CFDK측은 서울컬렉션의 담당자가 1년 단위로 교체돼 지속발전을 저해하고 있는 점, 정구호 총괄 감독이 공개 모집이 아닌 내부 결정에 의해 선임된 점, 서울컬렉션 관련 예산 등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밝히지 않는 점 등에 대해 문제 제기를 했다.
이번 사태의 가장 큰 원인은 CFDK의 주장처럼 서울시와 재단 측이 소통에 소홀히 했기 때문으로 보여진다. 혁신과 발전을 위한 개선안이라고는 하나 서울컬렉션의 주체인 S디자이너들을 충분히 설득하지 못한다면 기대한 성과를 얻어내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CFDK의 극단적인 단체행동 또한 최선책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이번 보이콧을 결정 지은 것은 전체 340명의 회원 중 11%에 불과한 40여 명. 일부 회원사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감정적인 대응에 나서기 보다는 디자이너 연합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전 회원의 의견을 아우르고 전체를 위한 발전방향을 모색하는 데 힘을 쏟아야할 것이다.
최은시내 기자
cesn@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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