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패션위크에 역량있는 신진 디자이너들이 대거 등장해 무대를 빛내면서 대한민국이 패션 강국으로 한발짝 다가섰음을 실감케했다.
올해로 14주년을 맞은 2015 S/S 서울패션위크는 이달 17일부터 21일까지 5일간 서울 DDP에서 국내 패션계를 대표하는 디자이너들 85인의 컬렉션을 선보였다.
가장 돋보이는 것은 신진 디자이너들의 활약이다. 특히 이번 서울패션위크는 유망 디자이너 발굴을 강화하기 위해 기존보다 8회 많은 25개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를 제너레이션 넥스트 무대에 올랐다.
제너레이션 넥스트는 무대 또한 특별했다. DDP 의 ‘미래로 브릿지’를 활용한 이 야외무대는 양 벽면이 투명하게 비쳐 자연광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내부가 그대로 비치기 때문에 미처 패션쇼에 입장하지 못한 시민들도 외부에서 함께 쇼를 즐기는 축제의 분위기가 형성되기도 했다.
서울컬렉션에서도 글로벌 테이스트는 물론 상업성까지 고루 갖춘 신진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제이호’와 ‘로우클래식’ 등은 바이어들이 많은 관심 속에서 기량을 펼쳐보였다.
◇신진들, 패션 강국 한국의 미래 보여주다
이번 서울컬렉션 무대에는 신진들이 대거 등장해 신선함을 불어넣었다.
‘제이호옴데스프릿’으로 제너레이션 넥스트 무대를 빛냈던 이재호 디자이너는 이번에 ‘제이호’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서울컬렉션 무대에 첫 도전을 했다. 화려한 도시의 건물 사이, 비좁은 골목에 담긴 삶의 희노애락에서 영감을 받은 이 디자이너는 모노 톤과 빛이 바랜듯한 소프트 컬러를 중심으로 특유의 개성넘치는 커팅과 절개 디테일을 마음껏 뽐냈다. 그 중에서도 소매 뒤를 세로로 길게 커팅한 점퍼, 벽돌을 연상케하는 그물 스커트, 허리 라인을 강조한 실크 드레스, 거리의 모습을 프린트한 스웨트 셔츠 등의 신선한 시도가 눈길을 끌었다.
10~20대 여성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로우클래식’의 이명신 디자이너는 블루 칼라의 작업복에서 영감을 받은 의상들로 2015년 봄 컬렉션을 장식했다. 다크한 컬러의 데님과 두꺼운 스티치 디테일의 니트 등 소재와 지감은 투박하지만 흐르는 듯한 모던한 실루엣이 더해져 심플하고 고급스러운 룩을 완성했다.
모델 김원중이 제작에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유명세를 탄 ‘87MM’는 제너레이션 넥스트 무대에서 그 베일을 벗었다. ‘87MM’ 는 깊게 파인 브이네크라인 니트, 레터링 스웨트 셔츠, 다양한 컬러의 루즈한 트렌치 코트, 곱게 접은 핑크 셔츠가 엿보이는 투명 클러치, 한가운데 포켓을 만들어 타이틀을 넣은 셔츠 등 유쾌한 디테일의 제품을 선보였다.
◇연륜이 돋보이는 원로들의 무대
원로 디자이너들 또한 저력을 보여줬다.
박윤수 디자이너는 자연으로 주말 여행을 떠난 자매의 이야기를 추상적인 페인팅으로 그려냈다. 캔버스 위에 브러시로 칠한 것 같은 푸른 초목과 구름 , 들판의 토끼 등의 프린트가 마치 자연의 향기까지 담은 듯 했다.
또한 모던한 실루엣의 화이트 테니스 원피스, 플리츠 디테일의 피케 셔츠, 데님 소재의 티어드 스커트 등은 쇼장에 스포티한 활기를 더해줬다.
최복호 디자이너 또한 자연이라는 이데아를 오브제로 표현했다. ‘뜻밖의 연상 및 예기치 않은 조합’이라는 주제로 선보인 컬렉션에는 먹물 한 방울을 떨어뜨린 듯한 도트 패턴과 붓터치가 돋보이는 격자 문양 프린트가 아방가르드한 벌룬 소매의 셔츠와 스커트, 오버사이즈 코트와 멋지게 어우러졌다.
◇패션페어는 꿰다놓은 보릿자루?
한편 페어장은 쇼에 비해 한산한 광경을 보였다. 페어 부스가 설치된 복도에는 패션쇼 입장을 기다리는 사람들로 인해 언뜻 보기에는 북적여 보였으나 자세히 들여다 보면 실제로 부스를 살펴보거나 실질적인 상담을 하는 모습을 찾아보기는 어려웠다. 만약 브랜드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있더라도 어수선한 상황에서 실질적인 비즈니스 상담을 하기는 쉽지 않아 보였다. 장이 형성되기에는 규모부터가 너무 작았다. 참가 브랜드수가 33개에 불과했으며 공간 또한 협소해보였다.
페어장에 대한 별다른 안내나 홍보가 부족한 점이 아쉬웠다. 특히 패션쇼에 섰던 브랜드들이 바이어들을 위한 홍보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비즈니스 쇼룸관의 경우에는 적절한 안내조차 이뤄지지 않아 이용률이 저조했다.
한 전문가는 “보통 해외 바이어들은 패션쇼를 통해 브랜드를 선별하고 더 알고싶어지면 부스를 찾아 직접 상담을 하는 것이 관례다. 그러나 이번 서울패션페어에서는 쇼에 섰던 브랜드를 페어장에서 찾아보기 어려워 바이어들이 혼선을 빚은 것 같다”고 말했다.
부스 참가 브랜드들의 선별 기준 또한 도마 위에 올랐다.
한 브랜드 관계자는 “지난번 서울패션페어에는 저렴한 가격대로 일반 소비자 판매에만 열중하는 브랜드들이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더니 이번에는 독창성이나 상품력이 의심되는 브랜드들이 있어 혹여나 바이어들에게 함께 평가절하될까 두렵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최은시내 기자
cesn@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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