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패션사업 에버랜드에 새 둥지
가+
가-
테마파크·엔터테인먼트 요소 접목 시너지 기대

2013-11-05 오전 11:25:03

제일모직이 패션사업 부문을 삼성에버랜드에 양도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한편, 제일모직은 소재 전문기업으로 집중 육성한다는 청사진을 발표했다. (왼쪽 사진은 제일모직 본사 전경, 오른쪽은 에버랜드 테마파크)



추석 연휴가 끝나자마자 패션업계에 메가톤급 이슈가 터졌다. 제일모직이 전격적으로 “패션사업 부문을 삼성에버랜드에 양도한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회사의 주력사업인 소재사업에 핵심 역량을 집중해 제일모직은 첨단소재 전문기업으로 육성하고, 패션사업은 소프트 경쟁력이 뛰어난 삼성에버랜드에 넘겨 양사 모두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 양도금액 1조 500억…12월 1일자로 이관


양도가액은 1조 500억원이며, 주주총회 등을 거쳐 오는 12월 1일자로 패션사업의 자산과 인력 등이 그대로 이관될 예정이다.


일단 시장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삼성그룹의 모태기업인 제일모직의 패션 디자인 역량과 지주회사격인 삼성에버랜드의 테마파크, 레저사업이 접목하면 사업의 질적 향상을 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리조트, 골프장 운영 등에서 축적한 삼성에버랜드의 노하우와 결합하면 아웃도어, 스포츠, 패스트패션 등에서 새로운 시너지 창출도 기대할 수 있다는 평가다.


패션사업 부문을 떼어낸 제일모직에게도 호재가 될 수 있다. 이번 양도를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전자재료, 케미칼 등 소재사업에 집중 투자, 첨단소재 전문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양도 발표 이후 제일모직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 그 반증이다.


그 동안 정체에 빠진 패션사업을 어떻게 타개할지 고민해온 제일모직은 지난해 말 윤주화 전 삼성전자 경영지원실 사장을 긴급 투입해 패션사업의 대수술에 착수했다. 「후부」 「데레쿠니」 등 수익이 나지 않는 브랜드를 정리하면서 조직을 슬림화하는 작업을 단행했지만 뾰족한 대안을 찾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결국 신성장 동력에 목마른 삼성에버랜드와 패션사업을 털고 소재사업에 집중하려는 제일모직의 이해관계가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양수도로 삼성에버랜드는 패션을 추가해 레저, 건설, 급식사업에 이은 중장기 성장의 핵심 축으로 적극 육성할 수 있게 됐고, 제일모직은 첨단 소재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 패션사업 양도는 주주가치 제고에도 기여


제일모직은 이번 패션사업 양도가 주주가치 제고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소재사업과 패션사업이 섞여 있어 회사의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사업 분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주주들 사이에서 꾸준히 제기돼 왔기 때문이다.


박종우 제일모직 소재사업 총괄사장은 “이번 패션사업 양도 결정은 제일모직이 글로벌 소재 전문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핵심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밝혔다.


또 윤주화 패션사업 총괄사장은 “패션은 무엇보다 소프트 경쟁력이 중요한 사업이다. 리조트, 레저사업 등을 통해 소프트 경쟁 우위를 확보한 삼성에버랜드가 패션사업을 맡게 됨으로써 앞으로 더 큰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 연말 사장단 인사 앞두고 설왕설래 계속될 듯


하지만 우려의 시각도 없지 않다. 연 매출 1조 6000억 원 규모에 이르는 제일모직 패션사업 부문을 1조 500억 원에 양도한 것은 시장의 가치보다 낮게 평가 됐다는 반응이다. 그룹 계열사간 양수도 계약이지만 「빈폴」 「갤럭시」 같은 전통과 시장 지배력을 가진 파워 브랜드를 다수 보유한 업계 1위 제일모직 패션사업의 가치가 제대로 평가 받지 못했다는 것.


한 예로 지난 4월 평안L&C가 연 매출 4500억원 규모의 아웃도어 브랜드 「네파」를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에 매각할 당시 받은 금액이 매출의 두 배가 넘는 1조 1200억 원선에 결정된 것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차이가 난다는 지적이다.


또 하나 삼성에버랜드로 이관된 패션사업의 경영을 누가 맡을지도 관심사다. 이서현 부사장이 자리를 옮겨 경영 전면에 나설지, 아니면 현재 삼성에버랜드 총괄경영 사장인 이부진 사장이 맡게 될지 자매간의 이런 저런 추측이 나온다.


향후 삼성그룹 후계 구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패션사업에 유달리 애착을 보였던 이서현 부사장이 경영을 맡을 경우 오는 12월 인사에서 사장 승진과 함께 이 부사장의 입지가 강화돼 증여 형식을 통한 2세간 지분구조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여하튼 어느 하나 결정된 것이 없는 상태에서 연말 사장단 인사를 앞두고 2~3개월간 삼성은 초긴장 속에서 그룹 내부가 매우 복잡하게 돌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김우현 기자
whk@fi.co.kr

- Copyrights ⓒ 메이비원(주) 패션인사이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메이비원(주) | 대표:황상윤 | 개인정보보호책임자:신경식
사업자등록번호:206-81-18067  | 통신판매업신고:제2016-서울강서-0922호
TEL 02)3446-7188  |  Email : info@fi.co.kr
주소 : 서울특별시 강서구 마곡중앙8로 1길 6 (마곡동 790-8) 메이비원빌딩
Copyright 2001 FashionInsight co,.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