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기업들이 불황 타개책으로 수입 사업 강화를 택하고 있다. 사진은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새로 수입 전개하는 「로에베」 |
제조·생산 일원화 모델 한계성 극복해야
국내 패션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수입 브랜드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올 하반기 국내 신규 브랜드를 찾아보기 어려운데다 일부는 사업 규모를 축소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양상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스페인 가죽 브랜드 「로에베」의 판권을 획득, 이달부터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갔으며, 그밖에 스웨덴 컨템포러리 브랜드 「아크네 스튜디오」, 프랑스 아웃도어 브랜드 「살로몬」등을 새롭게 선보인다.
한섬은 올해 미국 컨템포러리 브랜드 「엘리자베스&제임스」, 이탈리아 토털 브랜드 「일레븐티」를 새롭게 도입한데 이어 하반기에는 프랑스 컨템포러리 브랜드 「이로」를 독점 전개한다.
LG패션 또한 지난달 이탈리아 남성복 브랜드 「알레그리」를 론칭, 수입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했다.
◇ 수입, 불황에도 매출 쑥쑥
패션업계들이 이같이 앞다투어 해외 브랜드 유치에 나서는 것은 적은 투자 비용으로도 효율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최근 변화한 소비 성향 또한 수입 사업 확장에 일조하고 있다.
저가 SPA브랜드에 싫증을 느낀 소비자들이 합리적인 가격대의 가치있는 상품을 구매하기를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덕분에 수입 사업은 불황에도 불구하고 매출을 올려주는 효자 종목으로 등극했다. 보유 브랜드 38개 중 34개가 해외 브랜드인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올 상반기 해외 패션 매출이 1783억원을 기록했다. 전체매출액인 3697억원의 48%를 차지하는 비중이다. 해외 패션의 매출 이익은 969억원으로 734억원인 국내 사업보다 많다.
한섬은 해외 브랜드가 전체 수익의 12%를, LG패션은 10% 가량을 차지한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불황이다보니 초기 투자 비용이 많이 드는 자체 브랜드 개발에 힘을 쏟기가 어렵다”며 “이미 해외 시장에서 사업성을 인정받은 수입 브랜드를 전개하는 것이 기업 입장에서는 최선의 선택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제조·생산 중심 시스템 탈피해야
수입 브랜드의 선전은 내셔널 브랜드의 부진과도 깊은 관계가 있다. 내셔널 브랜드는 오랜 기간 직접 제조·생산해 백화점에 판매 대행을 의존하는 구조를 고수해왔다.
하지만 글로벌 SPA의 침투로 가격경쟁력에서 밀리자 급격한 변화의 바람을 맞았다. 소비자를 되찾기 위해 저가 정책만을 쫓았고 이는 기획력 즉 브랜드 독창성 상실로 이어졌다. 어설픈 미봉책으로 위기를 키운 셈이다.
한 전문가는 “똑같은 방법으로 내셔널 기업이 글로벌 기업을 상대해서 이길수는 없는 노릇이다. 지금의 사태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독창성 확보뿐”이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맥락에서 홀세일 시장을 적극 활용해야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또 다른 전문가는 “현재 활성화되고 있는 홀세일 시장을 활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이미 브랜드 가치와 상품력을 지닌 브랜드를 사입해서 판매한다면 큰 부담없이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은시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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