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데님 맛 알 것 같아요”/ 푸른바지에 꿈을 담는 `데님동네사람들'- 관련기사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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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2-28 오후 3:58:00

◇ 나영선 「게스」 디자인실장 “청바지 한 장이 얼마나 많은 걸 말하고 있는지 소비자들은 모를거에요. 그렇지만 청바지가 그토록 많은 소비자들에게 사랑받아올 수 있었던 건 수많은 디자이너의 열정과 땀, 실패의 고통을 담고 있기 때문 아닐까요.” 「게스」 나영선 디자인실장은 업계서 인정받는 데님 전문 디자이너다. 그는 1995년, 일경물산의 「게스」에 입사하면서 데님 디자인을 시작해 지금까지 10년을 데님만 다뤘다. “데님 디자이너의 개념조차 없던 저에게 가장 중요한 여성 데님 라인을 맡기더라구요. 인원이 한창 물갈이 될 때라 일 할 사람이 없었던 거죠. 어이없는 일 같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운명인 거 같아요.” 입사하고 6개월을 정신없이 보냈다. 모든 디자이너가 그렇겠지만 데님은 특히 처음 1∼2년이 힘들다. 나영선 실장은 “워싱공장을 오가며 워싱 공정을 살피고 테스트를 하다가 어느날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내가 디자이너 맞나’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고 말했다. “내가 뭘 하는지, 왜 하는지도 모르고 일을 했어요. 일이 힘들기도 했지만 내가 뭘 하고 있는지 모른다는 생각에 더 힘들었던 것 같아요. 혼란스러웠던 6개월째에는 울지 않고 잔 날이 없을 정도로 하루하루가 힘들었어요.” 그만두고 싶을 정도로 힘들었지만, 힘든 만큼 빨리 배울 수 있었고 보람도 컸다. 3년이 지나자 어설프게나마 잠재된 데님의 파워에 매력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는 “수작업으로 이루어지는 부분이 많은 데님 상품은 옷이라기보다 작품”이라고 했다. “데님은 같은 원단도 디자이너의 손을 거쳐 각기 다른 모습으로 태어나요. 심지어는 소재 하나하나도 모두 다르죠. 원사의 두께, 컬러, 염료에 따라 미묘한 차이를 갖게 되는데, 이들은 워싱과 가공을 통해 자기만의 개성을 강화하면서 세상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작품으로 태어나게 되죠.” 그렇지만 데님의 매력을 살리기 위해서는 엄청난 노력과 열정이 선행되야 한다고 나영선 실장은 조언했다. 그는 “적어도 4∼5년은 데님을 다뤄야 데님 디자이너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데님 디자이너로 데님 업계의 성장과 퇴화를 온몸으로 느낀 지 올해로 10년. 나영선 실장은 “국내 데님 시장이 한계를 넘어 발전하기 위해서는 디자이너를 키우겠다는 투자의식이 필수”라고 말했다.

안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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