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디자이너데님 시장의 개척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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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엔탈 럭셔리 진으로 세계에 도전한다”

2006-02-28 오후 3:21:05

‘데님’만으로 세계 어디를 내놔도 손색이 없을 만한 작품을 만들어내고 있는 두 디자이너가 있다. 바로 디자이너 이진윤과 강기옥. 이진윤이 학생 때부터 이미 파티 청바지로 20억원이 넘는 수주를 따내는 등 스타 디자이너의 탄생을 예고했다면, 강기옥은 지난 시즌 ‘데님’을 전문으로 하는 디자인으로 방향을 튼 후 홍콩, 파리 등 해외에서 판매고를 높이는 등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다. 홍익대학교 산업미술대학원 의상학과 동기이기도 한 두 사람. ‘데님’이란 제한적인 소재를 갖고 무궁무진한 아이디어와 디자인으로 패션 디자이너로서의 세계를 구축해 가고 있는 신진 디자이너들이다. 이진윤이 패턴에 대한 연구과 학문적 자세로 데님을 연구한다면, 강기옥은 한국적인 문양과 화려한 보석을 이용한 럭셔리한 오리엔탈 데님으로 세계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 디자이너 강기옥 4천500만원짜리 데님 피코크 드레스, 십장생을 모티프로 한 화려한 데님 재킷. 1979년 강모드를 설립한 이후 지금까지 사업가의 입지를 다져온 그녀는 최근 ‘신인 아닌 신인’ 디자이너로, ‘데님’으로 세계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2003년에 강기옥어번룩으로 브랜드명을 바꾸더니, 그녀가 선보이는 데님을 주로 사용한 디자인들이 심상찮다. 동양적인 문양과 ‘데님’을 럭셔리하게 풀어낸 그녀의 옷들은 해외에서 반응이 뜨겁다. 파리와 홍콩, 밀라노를 넘나들며 「기옥(KIOK)」을 본격적으로 알린 지 올해로 3년째. 이제야 바이어들이 디자이너에 대한 인정도 하고, 사전 미팅과 샘플 오더도 서슴없이 하고 있다고. 지난 7월의 홍콩패션위크에서는 쇼와 전시를 겸한 프리젠테이션을 가져 수출상담 규모만 100억원에 이르렀고, 9월의 파리 쁘레따뽀르떼에서는 샘플 오더만 2억원어치가 넘는 성과를 거뒀다. 오는 29일에는 밀라노 밴데모다에도 참여하고, 오는 10월에 열릴 서울컬렉션위크 준비도 한창이다. 지난 2년 동안 그녀가 해외에 나간 전시회와 쇼를 합치면 무려 21번. ‘강기옥’을 알리기 위해 한 시즌에 5번의 쇼를 열기도 했다. “ ‘데님’으로 단번에 이름을 알리기 위해서는 쇼나 해외전시회가 제일 효과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3년차가 되는 올해부터 바이어들의 반응이 더 적극적”이라고 말했다. 비싼 수업료를 냈지만, 옷에 대한 자신감을 충분히 얻을 수 있는 기회였다고 한다. 해외 바이어의 반응은 ‘Korea Won- derful’. 십장생과 궁중복 등 전통적인 문양에다 ‘데님’을 매치해 동양적인 아름다움을 현대적으로 잘 풀어냈다는 평이다. 대만, 홍콩 등은 월드컵과 한류 열풍을 타고 한국적인 맛이 느껴지는 그녀의 옷에 더 많은 호감을 갖고 있다. 게다가 ‘이보다 고급스러울 수 없는’ 화려한 스와로브스키로 장식한 데님은 디자이너의 손맛이 그대로 느껴지는 데님으로 인식되고 있다. 호주의 스와로브스키 본사도 그녀의 든든한 후원자. 그녀가 데님 디자이너의 매력에 푹 빠진 이유는, 데님도 디자인에 따라 얼마든지 고급스러울 수 있다는 것. “데님은 디자인할수록 빠져들 수밖에 없다. 우연한 실수, 사소한 것에서도 수천 가지의 얼굴을 가진 게 바로 데님”이라며, “희소가치가 높은 데님을 만들어 세계 무대를 공략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녀가 제안하는 데님 아이템들은 어느 것 하나도 쉬운 게 없다. 자수와 비즈, 크리스털을 접목해 화려함을 더하고, 여기에다 봉황·십장생 등 한국 고유의 전통문양을 수놓아, 세계 어디서도 볼 수 없는 그녀만의 데님 만들기에 푹 빠져 있다. 그래서인지 그녀의 옷들은 고가임에도, 해외 바이어들에게 반응이 좋다. 베이직한 데님이 30만원선. 보통 70∼100만원선이다. 데님 재킷은 250∼300만원. 드레스는 1천만원을 호가한다. 최고가의 피코크 드레스는 4천500만원에 이를 정도. ‘데님’으로 전문화의 기반을 다진 후에 데님과 매치할 수 있는 니트와 다이마루, 실크와 가죽을 제안할 예정이다. 해외뿐 아니라 내수시장 다지기에도 나섰다. 하반기 롯데 잠실과 강남 등 3개 백화점에 「기옥」 매장을 추가한 것. 기존의 강기옥어번룩 매장도 내년에는 점차 「기옥」 매장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강기옥어번룩에서 데님을 전문으로 한 「기옥」으로 방향을 조정하면서 디자이너 본인도 더 젊게 변했다. 청바지를 즐겨 입고, 직접 피팅하기 위해 몸매를 유지하는 것도 늘 노력하는 부분. “패턴과 소재의 한계를 뛰어넘어 세계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브랜드로 「기옥」을 만들어나갈 것”이라며, “디자이너가 선보이는 완성도 높은 청바지로 데님의 부가가치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최남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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