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계 ‘전문 경영인’ 정착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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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한과 책임 제대로 행사할 수 있는 경영환경 선행돼야

2013-09-02 오전 9:05:16

철저한 수익관리 능력 & 뉴 비즈니스 모델 창출할 인재 요구


# 중견 여성복 기업 동광인터내셔널은 최근 「애드호크」를 전개하는 플라타너스를 별도 법인으로 분리했다. 이우용 이사를 대표이사로 선임했으며, 인사권과 사업비 집행 등 경영 전반을 맡겼다. 이 회사는 이에 앞서 「비지트인뉴욕」을 전개하는 디케이앤코를 법인 분리하고 이익희 씨를 대표이사로 영입했다.


# 「JDX」로 유명한 신한코리아는 올 3월 롯데 출신의 진창범 씨를 대표이사로 영입했다. 오너인 김한철 사장은 진 대표로부터 1년간 경영 자문을 받으면서 신뢰를 쌓았으며, 확신을 가지고 대표이사를 맡긴 것이다. 6개월이 지난 현재 진 대표는 인사에서부터 영업, 마케팅 전반을 책임 관리하고 있다. 김한철 사장은 문정동 등 핵심상권에 대형 직영점 오픈을 추진하고 있으며, 속초시에 내년 3월 오픈 예정으로 대형 쇼핑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패션업계에서 전문 경영인 체제 전환이 잇따르고 있다.


위에서 언급한 기업 외에도 몇몇 기업들이 전문 경영인 중심으로 경영 환경을 전환하고 있다. 패션은 사업 특성상 빠른 의사 결정과 피드백이 중요한데, 브랜드가 늘어나고 조직이 비대해지면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브랜드 단위로 책임 경영이 된다면 불필요한 거품은 제거하고 수익은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국내 패션시장이 본격적인 저성장기로 진입하면서 효율적인 관리를 통한 수익관리가 핵심 과제로 부각됨에 따라 재무와 세무까지 해박한 전문 경영인이 요구되고 있다.


동광인터내셔널 이재수 대표는 “과거 성장기에는 유통망 확장과 외형 성장이 주요 과제였다면 지금은 수익관리가 중요하다. 본부장들에게 인사권과 자금 결제권까지 부여하고 성과에 따른 인센티브까지 보장함으로써 책임경영을 가능하도록 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 본부장급 임원, “환영” 입장


본부장급 임원들도 이러한 흐름을 반기고 있다. 최근 매출과 이익이 하락함에 따라 책임을 져야하는 부담은 높지만, 권한까지 동반된다면 충분히 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중견기업 본부장은 “실적 하락에 대해서는 따지면서 모든 의사결정은 오너가 좌지우지 해서는 의욕이 생기지 않는다. 책임과 함께 권한, 실적에 따른 평가도 명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면 직원들에게도 충분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실력이 검증된 본부장들은 투자자들로부터 신규 사업에 대한 러브콜을 받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소극적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다른 본부장은 “신규 사업을 하더라도 기반이 중요하다. 전혀 생소한 기업에서 시작하는 것 보다는 일정 기반이 갖춰진 브랜드를 책임 경영한다면 가능성이 높다”며 사내 창업의 장점을 설명했다.


◇ 허울 뿐인 전문 경영인은 ‘NO’


허울 뿐인 전문 경영인 체제를 반복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기업 규모가 비대해지고 인재에 대한 욕심으로 전문 경영인을 영입하지만 몇 개월 만에 보따리를 싸고 있다.


최근 전문 경영인 자리에서 물러난 한 인사는 “말이 대표이사이지 독자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오너는 수시로 의사결정을 번복했으며, 흔히 가신 그룹이라는 특정 인사들은 통제할 수 없었다. 상품과 영업, 마케팅 등 개별 업무에 대해서도 일관성을 만들어 갈 수 없었다”고 하소연을 토로했다.


패션사업 특성상 브랜드 단위로 책임 경영제를 정착시킨다면 적지않은 시너지가 창출된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하지만 이를 안착시키기 위해서는 전문 경영인이 책임경영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다. 또 유통망 확장과 외형 성장 등 과거 성장기 시대 패러다임이 아닌 철저한 수익관리를 기반으로 변화한 시장환경에 생존할 수 있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할 수 있는 전문 인력도 필요하다는 것이 오너들의 요구다.




정인기 기자
ingi@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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