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실적에서 이랜드에 밀렸던 제일모직이 다시 최고 매출 패션기업의 왕좌를 되찾았다. 사진은 종로구 수송동 사옥 전경. |
지난해 상위 50대 패션기업(계열사 포함 69개사)의 매출은 소폭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큰폭으로 줄었다. 일은 열심히 했는데 남는 게 없는 장사를 한 셈이다.
최근 본지가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상위 50개 기업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매출은 23조3980억원으로 전년도 21조7609억원에 비해 7.5%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1조7347억원으로 평균 7.4% 수준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어려운 경기 상황을 반영하듯 개별 조사 대상 69개 기업 가운데 1/3인 22개사가 전년도에 비해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10개사는 하락 비율이 10%를 넘어섰다.
영업이익에서 적자를 기록한 기업이 16개사이며, 손실률이 10%가 넘는 기업도 4개사에 달했다.
한편 이번 조사에 포함되지 않은 50위권 이하 연매출 1500억원 미만 중소기업의 경우 실적 악화가 더 심하다는 게 업계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 스포츠·아웃도어 나홀로 호황
지난해 유례없는 불황에도 불구하고 상위 50대 기업의 실적이 증가할 수 있었던 데에는 스포츠 아웃도어 기업들이 역할이 컸다.
특히 업계 3위인 케이투코리아가 전년대비 38% 신장한 5020억원을 기록하며 1위 골드윈코리아(5050억원)를 바짝 뒤쫓아 업계의 관심을 모았다.
블랙야크 역시 전년에 비해 49.8%나 매출이 증가해 4536억원을 기록했으며 밀레는 39.8%의 신장율을 기록하며 191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밖에 지난해 6월 법인을 분할한 네파는 2635억원을 기록했다. 스포츠 기업 중에는 데상트코리아가 무려 41.7%나 매출이 늘어 4000억원 고지를 돌파했다.
결국 50대 기업의 매출 증가를 이끈 스포츠 아웃도어 기업을 제외하면 상당수가 역신장을 기록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 제일모직 1위 탈환, 「유니클로」 급부상
2011년 아쉽게 이랜드에 최고 패션기업 자리를 내줬던 제일모직은 지난해 1조9128억원을 기록하며 1위를 되찾았다.
특히 「에잇세컨즈」를 전개하는 개미플러스유통의 매출이 두 배 이상 늘면서 매출 증가에 도움이 됐다.
하지만 지난해 사상 첫 2조원 돌파를 기대했던 제일모직과 이랜드가 벽을 넘지 못한 데 이어 1조원 클럽 가입을 예고했던 신세계인터내셔날과 세정그룹이 목표 실현에 실패한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이밖에 「유니클로」를 전개하는 FRL코리아가 53.9%의 매출 신장률로 16위에 랭크된 것은 주목할 만하다.
FRL코리아는 기업 회계상 8월 결산법인이어서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회사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매출은 55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영업이익률 상위도 아웃도어가 점령
기업이 장사를 얼마나 잘 했는지를 평가하는 영업이익률에서도 역시 아웃도어 기업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6월 평안L&C에서 떨어져나와 독립 법인으로 등록된 「네파」는 무려 35.1%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톱에 랭크됐다. 케이투코리아와, 블랙야크, 밀레까지 상위 4개가 모두 아웃도어 기업일 정도로 아웃도어 기업의 실적이 두드러진다.
특히 케이투코리아(1302억원)와 블랙야크(1013억원)은 연매출 2조원을 바라보는 이랜드그룹(1317억원)과 맞먹는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반면에 매년 1~3위를 다퉜던 한섬과 골드윈코리아는 각각 14.3%, 10.4%로 경영실적이 감소해 간신히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김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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