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컬렉션·GN, 열정과 관록의 무대 펼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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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주목한 K-패션 현장

2013-04-04 오후 11:14:23

강기옥, 박춘무, 송지오

 


지난달 30일까지 6일간의 일정으로 서울 여의도 Three IFC, 한남동 블루스퀘어 등지에서 펼쳐진 2013 F/W 서울패션위크가 화려한 대장정을 마쳤다.
국내 정상급 디자이너들의 서울컬렉션은 57회, 신진들의 무대 제너레이션 넥스트와 프레젠테이션 쇼는 19회로 총 75회의 패션쇼가 열려 풍성한 볼거리를 자랑했다.


◇ 전형에서 탈피한 새로운 남성복
첫날 25일 Three IFC에서 열린 서울컬렉션의 첫날은 남성복 컬렉션으로 시작됐다.


오프닝을 장식한 「김서룡 옴므」 김서룡 디자이너는 ‘신사는 심플한 블랙 수트만 입지 않고 때론 글래머러스한 스타일을 선보인다’라는 주제로 다양한 수트를 선보였다. 도트, 스트라이프, 체크 등 다양한 패턴을 적용했고 그레이, 브라운의 점잖은 컬러부터 스카이 블루, 퍼플, 그린, 레드 등의 생동감 있는 컬러까지 남성복의 경계를 없애는 듯 했다. 섬세한 테일러링 감각을 살린 클래식한 수트를 기본으로 골드 컬러 턱시도 등 감성적인 느낌의 룩까지 선보였다. 특히 패턴이 살아 숨쉬는 듯한 패턴 수트와 버건디 컬러 수트 등은 기존의 수트라는 고정관념을 깨는 듯한 시도가 넘쳤다.


「디그낙」 강동준 디자이너는 남성복 디자인에서 보기 힘든 과감한 아이템을 많이 선보였다. 허리 아래 부분이 스커트처럼 퍼지는 재킷과 셔츠는 스코틀랜드 킬트 스커트를 연상케 했으며, 망토처럼 보이는 재킷과 치마 바지처럼 장식된 팬츠 역시 독특한 디자인이 돋보였다.


「반하트 디 알바자」의 정두영 디자이너는 과감한 언밸런스 쉐이프, 시선을 사로잡는 스터드, 화려한 펄과 메탈 디테일 등으로 화려한 디자인을 뽐냈다. 피날레 의상도 몸의 한쪽만 덮은 비대칭 형태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레쥬렉션」 이주영 디자이너는 실루엣의 변형과 소재의 믹스매치로 다양하게 꾸몄다. 또 아들의 그림에서 영감을 받아 키즈 페인팅을 원단 위에 옮기는 등 신선한 시도도 이뤄졌다. 이를 통해 성인과 소년을 넘나드는 매력을 엿볼 수 있었다. 남성적인 실루엣 위에 그레이, 블랙, 블루, 다크 레드 등 남성을 부각시키는 컬러와 울, 캐시미어 등 고급스러움이 느껴지는 니트, 모피와 가죽을 매치했다.
 
「SONGZIO」 송지오 디자이너는 구김 처리 소재와 페인팅, 메탈 소재 등을 사용해 질감과 볼륨을 강조했다. 남성적이고 강렬한 이미지를 구현하기 위해 양가죽, 버팔로 가죽 등을 사용했다.


이상봉, 진태옥, 최복호


 


◇ 화려함의 절정 이룬 여성복
여성복 컬렉션의 스타트를 끊은 「몬테밀라노」 오서희 디자이너는 화려한 컬러와 프린트를 포인트로 한 장식적인 컬렉션을 선보였다. 플라워 모티브를 비롯 전반적으로 다양하게 사용된 총천연색 프린트들은 의상 외에도 헤어 밴드, 비니, 머리끈 장식으로도 선보였다.


「BIG PARK」 박윤수 디자이너는 이번 시즌 록 시크 룩과 레이디 라이크 룩의 이종교배를 선보였다. 잘록한 허리 라인을 강조한 핏 앤 플레어 실루엣이 주를 이뤘다. 가수 애프터스쿨의 유이가 런웨이에 모델로 등장해 주목을 받았다.


「MOONYOUNGHEE」 문영희 디자이너는 파리 컬렉션에 지속적으로 참가하며 한국의 위상을 드높인 대표 디자이너 중 한 사람이다. 이번 컬렉션은 ‘뉴 앙팡 테리블’을 주제로 흑과 백의 대비가 뚜렷한 아방가르드 룩을 선보였다. 이번 시즌에 가장 두드러지는 아이템은 마치 한복처럼 여밈에 따라 다른 모습으로 변주하는 아우터와 넉넉한 와이드 팬츠의 조합이었다. 간간히 정직한 H라인의 맥시 코트로 엄격한 테일러링 솜씨를 드러내기도 했다. 한국의 전통적 미감과 현대 감각, 유럽의 문화가 동시에 느껴졌다.


「CHOIBOKO」 최복호 디자이너는 순수 미술의 회화적인 기반에서 시작된 아트 워크의 모티브를 바탕으로 작품 철학을 펼쳐왔다. 이번 테마는 ‘신들의 춤’으로 암각화와 동양적 샤머니즘에서 영감을 받은 의상들을 선보였다. 암각화는 생존과 안락에 대한 기원을 담는 모티브로서 꾸준히 선보인 유희적 컬러 플레이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블랙, 화이트 위주의 울, 펠트 소재에 콜라주 기법으로 아플리케를 더한 작품들을 합해 좀 더 풍성해진 질감의 컬렉션을 완성했다. 특히 주술적인 패션 세계를 살리고자 천연기념물인 삽살개를 런웨이에 올려 ‘행복과 안락을 기원하는 신들의 춤’이라는 메시지를 극대화했다.


「안윤정 앙스」 안윤정 디자이너는 이번 시즌 모든 것이 정지되어 버린 것 같은 차갑고 매서운 바람이 부는 ‘겨울 사막’을 테마로 했다. 1960년대 모즈 룩을 연상시키는 그래픽 프린트가 컬렉션 전반을 지배한 가운데 비대칭의 장식, 커팅, 실루엣, 프린트 등을 통해 흥미로운 컬렉션을 완성했다. 가수 바다가 메인 모델로 무대에 올라 호응을 이끌었던 무대이기도 하다.


서울컬렉션의 마지막 무대를 장식한 「BAKANGCHI」 박항치 디자이너는 모던한 감성을 더한 스포티즘과 로맨티시즘이 어우러진 컬렉션을 선보였다. 어깨 부분의 컬러 배색, 셔링 디테일로 포인트를 주고, 스포티한 무드에 맞는 소재를 믹스매치해 역동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니트와 가죽, 퍼, 우븐 등 다양한 소재 사용이 두드러졌고 후반부에는 레이스를 활용해 절제된 우아함으로 풀어냈다.


◇ 강렬한 오프닝은 또다른 재미
패션쇼의 꽃은 화려한 무대 연출이다. 음악, 조명과 어우러진 패션은 패션쇼를 통해 더욱 풍성해졌다.
「데무 박춘무」 박춘무 디자이너의 컬렉션은 ‘북극지방의’를 콘셉으로 펼쳐졌다. 대자연의 위엄을 담아낸 듯 빙하와 빙산 등의 모티브를 느낄 수 있었다.
화이트 니트 위에 가죽으로 패치워크된 조각이 덧붙여진 블랙 컬러 시스루 톱은 북극의 차가운 빙하를 표현하듯 날카롭고 간결한 느낌이 충만했다. 빙산의 잘려진 각을 표현한 빙하 프린트가 곳곳에 사용됐다.


‘스팀 펑크, 컬처 비트’라는 테마로 진행된 「도미닉스웨이」 송혜명 컬렉션은 적막같이 어두운 가운데 수 백 개의 밝은 빛들이 나타나 여기 저기 흩어지며 관객들을 향해 빛을 쏘는 것으로 시작했다. 뜨거운 열기가 솟아 오르기 전, 시작을 알리는 경고음을 시각적으로 담아낸 반짝임이 눈길을 끌었다. 거친 메이크업을 한 모델의 당당한 워킹이 돋보였다. 현란한 스터드, 체인 장식의 모자, 세로로 쭉 뻗은 지퍼 등 장식적인 요소를 사용해 강렬하면서도 자유로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비욘드클로젯」 고태용 디자이너의 쇼는 관객들에게 학창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햄버거 가게에서 시작됐다. 백팩을 맨 모델이 자전거를 끌고 문을 여는 귀여운 오프닝으로 관객들의 이목을 사로 잡은 것. 이어 캡 모자를 눌러 쓰고 자유로운 감성이 드러나는 의상을 입은 모델들이 쏟아져 나오는 순간 관객들의 환호성이 런웨이를 가득 채웠다.


「스티브J&요니P」 정혁서, 배승연 디자이너의 쇼장에 들어서자 런웨이 중앙에 피아노가 자리잡고 있었다. 지난 시즌 인디 밴드의 라이브 공연으로 배경음악을 구성했기에. 이번 시즌은 잔잔한 피아노 선율이려니 예상케 했다. 이윽고 쇼가 시작되자 예상한 피아노 소리 외에 강렬한 비트와 함께 디제이의 퍼포먼스가 들렸다. 클래식한 피아노 선율과 현대적인 디제이의 음악은 묘하게 어우러져 절로 흥이 났다. 피날레에는 디제이가 스티브, 요니를 연호하게 만들어 클럽에 온 듯한 신나는 무대였다.


곽현주 디자이너의 「곽현주 컬렉션」은 강렬한 기계음이 한없이 크게 울려 퍼지며 청각을 자극하며 시작되었다. 귀를 깨우는 것에 이어 두 눈이 빙글빙글 돌 정도로 시각을 자극하는 화려하고 환상적인 런웨이가 이어졌다. 과감한 파스텔 톤 헤어 스타일에 대담한 시스루 스커트를 입은 모델이 무표정으로 마치 사이보그처럼 걸어 나왔다. 기하학적 요소들이 규칙과 불규칙을 반복하는 그래픽으로 이어지는 대담한 패턴이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다양한 색상과 큰 모티프로 착시에 의한 잔상효과를 주기도 했고, 왜곡된 평면에 움직임이 느껴지는 듯 입체감을 주기도 했다.


「KIOK」 강기옥 디자이너는 ‘디자이너의 방’을 주제로 자신의 일상에 초점을 맞춘 의상을 선보였다. 디제이의 파워풀한 공연과 사이키델릭한 영상이 더해진 화려한 오프닝으로 문을 연 런웨이는 이전까지의 클래식한 스타일에 트렌디한 감성을 더한 아이템들로 가득했다. 디자이너가 하루 온종일 작업하는 ROOM 212호의 화이트 벽과 나무로 된 방바닥은 물론, 그 방 안에서 작업하며 영감 받은 모든 것들을 자유롭게 풀어놓았다.


지난 2012 S/S 시즌 피날레 무대에서 청혼한 로맨티스트 강동준 디자이너는 이번 시즌 마술사 이은결과 함께 마술 형식의 퍼포먼스로 오프닝을 꾸며 다른 쇼와 차별화를 꾀했다. 쇼가 끝난 뒤에는 음악과 손을 이용한 퍼포먼스 영상을 보여준 뒤 마술사 이은결이 강동준 디자이너와 함께 등장해 쇼의 대미를 장식했다.


곽현주


 


◇ 아이디어 넘치는 다양한 패턴과 프린트
이번 2013 F/W 컬렉션에서는 흔히 알고 있던 무늬가 아닌 새로운 패턴이 다양하게 등장했다. 디자이너들은 기지를 발휘해 기존의 틀을 깨고 특별한 패턴을 만들어냈다. 기존의 체크라도 각도를 틀어 이색적으로 연출했고, 컬러와 소재를 달리해 색다름을 추구했다. 


「씨와이 초이」 최철용 디자이너는 평소 우리가 주목하지 못했던 장미가시와 그림자로 구현된 클래식한 아가일 패턴을 선보였다. 
클래식한 정장과 무채색 계열의 옷들이 주를 이뤘던 이상현의 쇼는 ‘같은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같지 않음’을 콘셉으로 했다. 블랙을 중심으로 그레이, 네이비 등 베이직한 컬러를 썼고, 패턴으로는 하운즈 투스 체크를 활용해 포인트를 줬다.


「아이러니포르노」 한동우 디자이너는 뱀파이어를 연상시키는 어두운 분위기 속에서 중반 무렵 하운드 투스 패턴의 니트를 선보여 분위기를 환기시켰다. 하운드 투스 체크 패턴이 가슴을 다 가릴 만큼 크게 짜여져 있어 색다른 느낌의 기하학적인 패턴을 느낄 수 있었다.


한국의 전통 모티브를 자유자재로 활용한 이상봉 디자이너는 이번 시즌 한옥의 창틀에서 영감을 받았다. 흔한 체크 패턴이 아닌 창호지가 발려져 있는 전통 한옥의 기하학적인 문창살을 프린트 패턴으로 접목시켜 신선함을 줬다. 창문 틀에서 보여지는 직선적인 창살의 선들을 활용한 프린트와 테이핑으로 포인트 된 의상들이 고전적인 원형문고리 형태의 액세서리와 어우러지며 모던한 실루엣 안에서의 전통적인 아름다움을 표현했다. 전통적인 창살을 모던하게 정제된 실루엣 안에서 도시적인 감성으로 표현한 의상들이 시크한 룩으로 재탄생됐다.


‘데자뷰’를 콘셉으로 한 양희득 디자이너의 쇼는 블랙과 화이트의 폭넓은 깅엄 체크로 시작했다. 깅엄 체크 패턴을 안감에도 같은 패턴으로 사용해 경쾌함이 느껴졌다.


‘클래식이 펑크과 만나다’라는 주제로 펼친 정혁서&배승연 디자이너는 펑크를 ‘락 쿠튀르’로 재탄생시켰다. 스터드 장식 대신 크리스털 비즈와 메탈릭 프린트를 사용했다. 클래식의 상징인 체크와 헤링본 패턴은 펑크적인 요소와 트위스트 되어 컬렉션의 메인 테마로서의 치명적인 매력을 뽐냈다.


「카이」 계한희 디자이너는 박스 실사 프린팅, 그래피티, 포장지 컨페티 패턴을 이용한 다양한 유니섹스 스타일을 선보였다. 이번 시즌 가장 두드러진 모티프는 현란한 디지털 프린트였다. 사진을 전사한 디지털 프린트와 감각적인 그래피티 프린트가 어우러져 특유의 스트리트 감성을 표현했다.


‘꿀벌’에서 곡선적인 영감을 받은 이석태 디자이너도 스트리트 룩을 차용해 사진을 그대로 전사한 디지털 프린트를 활용했다.

박윤수



정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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