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 김동유 |
상당수 캐주얼 브랜드들의 지난 겨울 판매율이 60%를 밑도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재고 처리를 위한 막판 몸부림이 치열하다.
최근 가산디지털단지와 일산, 죽전 등 아웃렛 매장 밀집 지역에서는 캐주얼 브랜드들의 겨울상품 균일가 판매가 이어지고 있다.
코트·패딩 1만9000원, 후드·짚업 9000원, 티셔츠 5000원 등 땡처리 수준의 파격적인 가격으로 판매되는 제품에는 1년차 재고와 이번 시즌 재고가 포함돼 있다.
10여 개 중견 브랜드를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는 이런 현상은 봄 신상품 판매에 집중해야 할 3월 하순까지 이어지고 있다.
예년 같으면 다음해 이월 행사상품으로 사용하기 위해 겨울 재고를 걷어들였을 시점이지만 이번 시즌 판매율이 워낙 저조한데다 전년도 이월 상품도 물량 부담이 상당해 재고 부담을 최대한 줄이고 운전자금으로 필요한 현금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A브랜드 영업부장 정모씨는 “회사 차원에서 전년도 재고 가운데 10억원 어치 물량을 추가로 털어내라는 지시가 떨어져 원가 이하에 밀어내고 있다”면서 “다행인 것은 3월 중순까지 꽃샘추위가 이어지는 바람에 1년차 재고로 목표한 수준을 맞출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A브랜드는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상당수 업체들은 원가 이하의 특판에도 불구하고 재고 소진 목표에 크게 미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업체는 4월에도 지방 외곽 지역을 돌며 특판을 이어가 재고율을 떨어뜨리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업계는 지난 겨울 시즌 판매율이 저조해 상당수 기업의 현금 회전에 적신호가 들어온 것으로 보고 있다.
3월 들어 매출이 회복세를 타고는 있지만 정상 궤도에 안착하는 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하기 때문에 재고를 싼 가격에 풀어 최대한 현금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또 과잉 재고는 결국 다음 겨울 시즌 판매에도 악영향을 주기 때문에 이번 시즌에 판매율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절박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B브랜드 본부장 김모씨는 “최근에는 정상가에 팔아야 할 시즌 초에도 온라인 벤더 업체들이 전년도 제품을 싸게 판매하는 바람에 타격을 입고 있다”면서 “재고에 발목 잡히면 끝이라는 절박함이 팽배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정명 기자
kjm@fi.co.kr
- Copyrights ⓒ 메이비원(주) 패션인사이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